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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5일 (일) 08:18 기준 최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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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주자(朱子)의 『가례(家禮)』가 제시하는 예절 가운데 관혼(冠婚)은 경사스러운 일이기에 간혹 소략함이 있다고 하여도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이지만, 상례와 제례, 특히 상례의 경우는 한 치의 소홀함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16세기만 해도 『가례』의 보급·인식이 조선사회에서 충분히 정착되지 못하였고, 전통적인 속례(俗禮)가 여전히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계몽하기 위하여 이 책을 엮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가례』의 상례관계의 본문을 중심으로, 『예경(禮經)』과 여러 학자들의 이에 관한 해석을 참고, 유취하여 초상(初喪)에서 장제(葬祭)에 이르는 모든 예절을 요령 있게 찬술하였다. 그리고 사당(祠堂)·신주(神主)·의금(衣衾)·최질(衰絰)·오복제(五服制)·상구(喪具)·발인(發靷)·성분(成墳)·입비(立碑)·수조(受弔)·진찬(進饌) 등의 도설(圖說)을 책머리에 실었다.

이 『상례비요』는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상례관계의 요긴한 부문을 요령 있게 설명하였고, 그 부문의 합리적인 해설을 권위 있는 여러 학자의 예설에서 발췌, 정리하여 놓았으며, 더욱이 김장생·김집 부자의 권위 있는 증보·교정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의 이름은 높았다. 따라서 이후의 상례의 절차에서는 물론, 차후의 사례관계 편찬물의 중요한 저본(底本)이 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