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 약천의 노래, 비파담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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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내용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국민 시조인 ‘동창이 밝았느냐’의 작가 약천 남구만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는 2014 약천 남구만문학제가 지난 25일 시조의 배경이 되는 장사래 고개를 비롯 남구만 묘역 일원 및 경기도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용인문학회(회장 안영선)가 주최하고 용인문화재단 용인신문 의령남씨 문충공파 종중이 후원한 ‘약천의 노래, 비파담에 물들다’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남구만 유적지를 탐방하는 ‘약천길 따라잡기’로부터 막이 올라, 오후3시 경기도박물관에서 개막식과 함께 정수자 시인의 문학특강, 제16회 용인문학상 시상 등의 행사로 이어져 오후6시에야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용인의 대표적 문학축제로 치러졌다.

약천길 따라잡기는 이번에 처음 시도된 행사로 남구만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숨결을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용인시향토유적 제5호로 지정돼 있는 약천 묘소로부터 경안천 줄기의 비파담 만풍, 우산정사, 장사래 고개, 향토유적 제53호인 약천별묘 등 모현면 일원에 펼쳐져 있는 약천의 모든 유적을 둘러보는 코스로 진행됐다.

특히 문화관광 해설사 자격을 소지한 용인문학회 김어영 시인이 해설사로 나서 상세하고 생생하게 남구만 유적지에 대한 설명과 일화 등을 들려줘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 모았다. 참가자들은 “약천 남구만의 삶의 자취를 밟으면서 당시의 시상을 공유할 수 있었고, 남구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 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침 안개가 피어오른 모현면 초부리에 위치한 약천 묘소를 둘러본 참가자들은 묘소 참배와 함께 짙게 물든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에 감탄했다. 용인팔경 중 제7경에 해당하는 모현면 갈담리 파담마을에 위치한 비파담 만풍 역시 경안천의 유연한 물줄기와 함께 구마니 산에 피어오른 만추의 단풍이 최고의 아름다움을 펼쳐보였다. 신위와 사당이 모셔져 있는 약천의 사당인 별묘를 방문할 때는 후손들이 안내를 도와 보다 자세하게 사당을 둘러볼 수 있었다.

남구만은 조선 후기 문신으로 우의정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까지 지냈던 인물. 장희빈 사사가 결정되자 용인으로 낙향, 21년간 은거했다. 당시 정치 운영의 중심인물로서 정치 경제 행정 군정 인재등용 의례 등 국정전반에 걸쳐 경륜을 펼쳤고, 문장과 서화에도 뛰어났으며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가 청구영언에 전한다.

특히 시조에 등장하는 사래 긴 밭은 모현면 왕산리 왕곡과 갈담리 파담마을을 연결하는 고개로 남구만이 파담마을에서 농사짓고 살면서 권농시조로 지은 것으로 전한다.

한편 이날 정수자 시인은 ‘노고지리와 노래의 창의적 계승’을 제목으로 한 문학특강을 열었다. 정 시인은 용인 출신으로 시조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어 제16회 용인문학 신인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은 시 부분에 출품한 전선용씨의 ‘틱 장애’가, 가작에는 정미영씨의 동화 ‘앗, 우유폭탄이 떴다’가 선정돼 이날 시상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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