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우물:기타 우물 파는 법

pungseok
김광명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2월 3일 (목) 23:0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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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기타 우물 파는 법

우물 파는 법에는 다음의 5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땅 고르기이다. 산기슭이 가장 좋은데, 그곳에는 숨어 있는 샘물이 나오고 음양이 알맞아 원림(園林)이나 가옥이 있을 곳이다. 햇빛을 향하는 곳이 다음으로 좋고, 넓은 들이 그다음으로 좋다. 산허리의 경우 양지를 차지하면 물이 너무 뜨겁고 음지를 차지하면 너무 차기 때문에 가장 나쁘다. 우물을 뚫으려는 사람은 샘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핀 뒤에 우물 자리를 피해야 할지 잡아야 할지를 짐작하여 헤아린다.
둘째는 깊이 측량이다. 우물과 강은 지맥(地脈)이 관통하니 이들의 물 깊이는 반드시 같다. 이제 우물을 얼마나 깊이 파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날이 가물거나 장마 들 때 강물이 이르는 곳을 헤아려 깊이를 얼마나 더할지를 측량하여 척도로 삼아야 한다. 이때 우물이 강물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는 상관없다.
셋째는 진기(震氣, 독가스)[1] 피하기이다. 땅속의 맥은 맥락이 서로 통하여 가스가 은밀히 다닌다. 이런 가스가 강제로 밀려 농도가 짙어졌다가 사람에게 들어가면 사람의 아홉 구멍이 모두 막혀 정신이 혼미하고 답답해져서 죽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가스는 산골 높은 지대에 많고 ‘못이 많은 지역[澤國]’[2]에는 드물다. 이는 지진(地震)으로 말미암은 현상이기 때문에 “진기”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우물을 뚫다 이런 상황을 만나 가스가 쉭 하고 사람을 치는 느낌이 들면 빨리 일어나 그 자리를 피한 뒤 가스가 다 빠져나가면 다시 내려가서 뚫는다. 가스가 다 빠졌는지 알아보려면 등불을 줄에 매달아서 내려 보면 된다. 불이 꺼지지 않으면 가스가 다 빠진 상태이다.
넷째는 샘의 수맥 살피기이다. 일반적으로 우물이나 샘을 팔 때는 물이 나오는 곳을 보고 그곳의 흙색을 분별한다. 흙이 만약 붉은 찰흙이면 거기서 나오는 물은 맛이 나쁘다.【붉은 찰흙은 찰흙의 일종으로, 벽돌이나 기와를 만드는 데 적합한 흙이 이것이다.】 만약 흩어지는 모래흙이면 물맛이 약간 싱겁다. 만약 빛깔이 검고 기름진 흙이면 물맛이 좋다.【검고 기름진 흙은 색이 검고 약간 찰지다.】 만약 모래 속에 잔돌이 섞여 있는 흙이면 그 물맛이 가장 좋다.
다섯째는 물 맑게 하기이다. 우물 바닥을 만들 때 나무를 쓰면 가장 나쁘고 벽돌이 그다음이고 돌이 그다음이며 납이 가장 좋다.【안 《거가필용》에서 “납 10근 남짓을 우물 속에 넣어 두면 물이 맑으면서 달다.”[3]라고 했다.】 바닥을 다 만들고 다시 여기에 잔돌을 1~2척 두께로 깔아 주면 물을 맑게 하면서 맛을 좋게 할 수 있다. 만약 우물이 크면 그 속에 금붕어나 붕어를 몇 마리 넣어 물맛을 좋게 할 수 있는데, 이는 물고기가 물벌레와 흙, 찌꺼기를 먹어 없애기 때문이다.《태서수법》[4]

일반적으로 우물을 뚫을 때 강이나 바다에 가까운 곳에서는 반드시 강바람이 우물 쪽으로 불어오는 날을 택하여 뚫으면 바람이 강물을 불어 샘의 수맥으로 들어가게 하므로 물이 반드시 달아진다. 그러지 않고 바닷바람이 우물 쪽으로 불어오는 날 뚫으면 바람이 바닷물을 불어 샘 수맥으로 들어가게 하므로 물이 반드시 짜진다. 이 말은 예컨대 강이 우물의 서남쪽에 있고, 이날 서남풍이 불면 우물을 뚫으라는 뜻이다.《거가필용》[5]

우물 주변에 나무를 심어 나무가 우물을 덮게 해서는 안 되니, 밤을 보내는 참새가 샘을 더럽히는 일을 싫어하기 때문이다.[6] 우물 입구에는 돌이나 난간 등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우물로 떨어지는 사고를 막는다.《증보산림경제》[7]

각주

  1. 진기(震氣):이산화탄소(CO2)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農政全書校註》, 520쪽 주21.
  2. 못이 많은 지역[澤國]:강이나 호수가 넓게 분포한 나라나 지역.
  3.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3쪽).
  4. 《泰西水法》 卷4 〈水法附餘〉.
  5.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3~134쪽).
  6. 버클리본에는 이 기사에 다음과 같은 두주가 있다. “‘밤을 보내는 참새’ 운운한 곳에는 반드시 출처가 있을 것이니, 서적을 살펴보아야 한다.(宿雀云云必有出處, 當考書.)” 《증보산림경제》에 실린 내용에 참고한 출처가 있을 것으로 저자가 추측하고 있는 부분이다.
  7. 《增補山林經濟》 卷1 〈卜居〉 “天井”(《農書》 3, 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