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지:활쏘기 비결:활터에서의 바른 자세:전반적인 비결

pungseok
김용미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1월 23일 (월) 18:02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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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 전반적인 비결[總訣]
일반적으로 활을 쏠 때는 반드시 자리의 가운데에 앉되, 앞(왼쪽)의 무릎은 살받이를 똑바로 향하고, 뒤의 무릎은 자리의 가로 방향으로 댄다. 활을 잡을 때는 반드시 줌통 가운데를 쥐면서 동시에 활시위의 중심에 맞추려고 해야 한다. 활을 왼쪽 무릎 앞에 세워 활로 자리를 누르고서, 아랫고자를 조금 앞으로 내밀고, 윗고자를 오른쪽으로 조금 기울인다. 그런 다음 화살을 꺼내 깍지손 손바닥을 아래로 하여 주먹을 약간 쥐어 손가락의 둘째 마디를 나란히 한다. 이어 깍지손의 엄지・검지・중지로 화살의 1/3 부분을 잡고 활에도화살의 1/3 부분을 넘긴다.[1]
화살을 줌손 검지로 받으면 활을 돌리고 활시위를 몸에서 조금 떨어뜨려 화살에 댄다. 그러고는 곧바로 깍지손으로 화살깃을 훑어 내려오면서 아래의 오늬까지 이른다. 검지 둘째 마디를 오늬에 대고 오늬를 천천히 활시위에 끼워 넣는데, 깍지손 손가락을 봉황의 깃처럼 들쭉날쭉하게 활시위의 중심에 놓았다가 다시 오늬와 깃을 위로 올린다.[2] 활시위가 몸에서 떨어지면 화살의 높낮이를 쉽게 볼 수 있으니, 화살을 수평이 되도록 바로잡는다. 그런 다음 활을 들고 자리에서 떨어져 과녁을 응시하고 손을 턱 밑에 두면서 시위를 가득 당긴다. 이때는 줌손, 깍지손의 손가락, 줌손의 팔뚝과 팔꿈치를 수면처럼 평평하게 하여 줌손의 팔꿈치에 물잔을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자세를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몸통은 나무줄기처럼 단정히 하고 팔은 나뭇가지처럼 곧게 편다.”라 했다. 여기서 줌손 팔을 곧게 편다는 말은 처음부터 곧게 편다는 뜻이 아니라, 활시위에 오늬를 끼우고 바로 가득 당겼을 때 팔을 곧게 편다는 뜻이다.
활을 당길 때는 급하게 해서는 안 되는데, 급하게 하면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과녁을 뚫을 수 없다.[3]그렇다고 느리게 해서도 안 되는데, 느리게 하면 힘쓰기가 어려워 화살이 천천히 날아간다. 오직 잘 쏘는 사람만이 이를 잘할 수 있다.
화살을 당길 때 화살촉과 줌통이 가지런한 상태가 ‘만(滿)’[4]이고, 여기서 더 당겨 화살촉이 줌통의 가운데까지 들어온 상태가 ‘영관(盈貫)’[5]이다. 영관까지 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그 실력을 이루기가 어렵다. 줌손의 엄지가 화살촉을 느낀 다음에 화살을 쏘아야 한다. 이 때문에 “화살촉이 엄지 위에 오지 않으면 결코 적중하는 화살이 없고, 엄지가 화살촉을 느끼지 못하면 눈이 없는 것과 같다.”라 했으니, 이는 많은 훈련을 통해 안 것이다. 그러므로 화살은 활의 오른쪽에 두고 시선은 활의 왼쪽에 둔다. 화살을 쏘는 순간에는 활고자를 쓰러뜨리듯이 기울이고, 깍지손의 팔꿈치를 내리누르고, 손목은 뒤집어 위를 향하게 돌리고, 눈으로는 과녁을 주시하고, 손으로는 과녁을 가리키며, 마음으로는 과녁에 다다르게 하니, 이렇게 하면 어찌 적중하지 않겠는가?
또 “화살은 그 활의 힘을 헤아려 쓰고, 활은 사람의 힘을 헤아려 쓴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안색이 변하지 않고, 몸이 조화로우며, 호흡을 고르게 하여 자신의 심지(心志)를 한결같이 한다.”라 했으니, 이를 ‘바른 자세’라 한다. 이 5가지를 아는 것이 활쏘기의 으뜸가는 덕목이다.《왕씨사경》.[6] 줌손의 어깨와 허벅지가 살받이 중심을 마주하면서 먼저 양다리가 반듯하게 선다. 그다음 왼쪽 다리의 발끝을 돌려 살받이 중심을 가리키게 한다. 이것이 정(丁)자 모양이 되지도 않고 팔(八)자 모양이 되지도 않는 부정불팔(不丁不八)이라는 자세이다. 화살을 쏜 뒤 줌손은 호구(虎口, 엄지와 검지로 만든 범 아가리 모양)를 약간 느슨하게 풀고 아래의 약지・소지 두 손가락으로 줌통을 돌려 옆으로 누이면,[7] 윗고자는 화살을 따라 움직여서 과녁을 곧바로 향하고, 아랫고자는 어깨뼈 아래에 이르니, 이것이 활고자를 쓰러뜨리듯이 기울이는 방법이다.[8]깍지손으로는 활시위를 튕기고서 당겼던 힘을 풀고 손을 뒤쪽으로 뒤집어 펼치는데, 이때 어깨와 팔과 손목이 엇비슷하게 평평하고 곧아야 한다. 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손금을 드러내되 손가락은 완전히 펴지 않으니, 이것이 팔꿈치를 내리누르고 손목을 뒤집어 위로 향하게 돌리는 방법이다.《왕씨사경》.[9][10]


각주

  1. 일반적으로……넘긴다:앉아서 화살을 메기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앉아서 화살 메기기(《유예지》)









  2. 화살을……올린다:앉아서 오늬를 활시위에 끼워 넣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앉아서 오늬를 활시위에 끼워넣기(《유예지》)










  3. 과녁을……없다:《論語・八佾》의 “子曰: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에서 유래했다.
  4. 만(滿):화살촉과 줌통이 가지런한 상태를 ‘만(滿)’이라 한다. 그 모습은 다음과 같다.
    만(滿)(《유예지》)










  5. 화살촉이……영관(盈貫)이다:영관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영관(盈貫)(《유예지》)









  6. 《射經》 〈總訣〉.
  7. 줌손은……누이면:줌손의 호구를 풀고 줌통을 돌린 모습은 다음과 같다.
    줌손 호구를 풀고 줌통을 돌린 모습(《유예지》)










  8. 윗고자는……방법이다:《사림광기(事林廣記)》에는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냈다.
    활고자를 아래로 기울인 모습(《사림광기》)











  9. 《射經》 〈步射總法〉.
  10. 《임원경제지 유예지(林園經濟志 遊藝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141~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