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지:활쏘기 비결:활터에서의 바른 자세:서서 쏘는 활쏘기의 요점

pungseok
김용미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1월 23일 (월) 17:5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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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5) 서서 쏘는 활쏘기의 요점[步射撮要]
활터에서 연습할 때는 먼저 마음과 뜻을 한결같이 한 다음 호흡을 고른다. 몸은 벽처럼 똑바로 세워야 하고, 활은 곧게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 과녁은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늬를 걸 때는 봉안(鳳眼)[1]과 같은 기세가 중요하다.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천천히 화살을 당기되, 처음에는 느슨하게 하다가 나중에는 활이 팽팽해지도록 힘을 준다. 줌손 쪽 어깨는 있는 힘을 다해 아래로 누르고, 깍지손의 팔꿈치는 굳게 지탱하면서 금방이라도 쏟아 낼 듯이 활을 당긴다. 이때 양발은 화살처럼 곧게 펴고, 두 손은 저울대처럼 수평이 되게 하고, 아래턱은 당겨서 줌손 어깨 끝에 두며, 깍지손은 어깨 부근에 꽉 붙인다. 그러면서 활시위가 가득 당겨지고도 또 가득 당겨지도록, 단단하고도 또 단단하도록, 바르고도 또 바르도록 힘쓴다. 과녁의 크기에 관계없이 오직 과녁 중심의 지극히 세밀한 지점을 겨냥한다.[2] 이때 두 눈은 가까이는 화살에 집중하고 멀게는 과녁에 집중하되, 과녁에서 화살까지, 화살에서 과녁까지를 오가면서 응시하여 조금의 어긋남도 없게 한다. 그런 뒤에 정신을 더욱 집중하여 줌손에 강한 힘을 주어 줌통을 한 번에 꽉 쥐고 내민 뒤에 내밀어진 줌손을 아래로 서서히 내린다. 깍지손에는 강한 힘을 주면서 어깨와 평행하도록 한 번에 펼친 다음 곧장 뒤로 젖힌다. 과녁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힘을 고르게 쓰고, 활을 쏘는 동작이 가지런해져 화살이 과녁에 이르러 적중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꾸준히 연습하고, 겸허한 마음을 지니며, 물러 나와서 생각을 하여, 잘못된 점은 고치고 잘된 점은 그대로 따라 한다면, 자연스레 활 쏘는 법이 숙련되고 기교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어찌 활을 쏠 때에 마음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을까 걱정할 일이 있겠는가?[3]《무경회해》 [4][5]

각주

  1. 봉안(鳳眼):봉황의 눈은 가늘고 길며, 눈초리가 깊고 붉은 기운이 있다. 여기서는 과녁을 응시하며 오늬를 걸 때의 시선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2. 과녁의……겨냥한다:과녁의 근접 사진은 다음과 같다.
    과녁의 근접 사진











  3. 이상에서 보여 준 활쏘기의 세부적인 기술을 온전하게 훈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시대에는 활쏘기가 풍속이 되었음을 여러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준근의 다음과 같은 그림에서 그 풍속의 일부가 보인다. 활쏘기는 실제 사냥을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서유구는 사대부의 삶터에 이용할 수 있도록 활 쏘는 정자를 짓는 데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임원경제지》 《이운지》 권1 “은거지의 배치” ‘임원의 삶터·활 쏘는 정자’ 참조)
    홍문 쏘는 모양(김준근)














    서양인이 담은 조선인의 활 쏘는 모습도 귀중한 자료다. 일제강점기에는 여성들도 활쏘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여성과 남성이 나란히 서서 활 쏘는 모습이 이채롭다. 활쏘기 대회를 보여 주는 기록 사진 자료는 매우 많으나,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서울양반들의 활쏘기대회
    이화학당에서 열린 활쏘기대회(국궁신문)






  4. 출전 확인 안 됨.
  5. 《임원경제지 유예지(林園經濟志 遊藝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173~1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