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수송 기구:배 제도
내용
1) 중국의 제도
중국의 배 건조법:세로로는 길고 가로로는 짧
은 널빤지를 쓰되, 널빤지를 거울처럼 평평하게
대패질하고 겹쳐서 만든다. 잇댄 틈은 유회(油
灰), 역청을 발라 들러붙게 한다.【안 중국에서 배
를 수리할 때는 모두 유동기름에 석회를 타서 사
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 방법을 본뜨고
자 한다면 먼저 들깨나 유동을 심어서 기름을 채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곡식을 실을 때 모두
배 안에 그대로 부은 뒤 가로 널빤지로 덮으면
아래가 창고가 된다. 위는 사람이 있는 곳인데,
모두 판옥(板屋)이거나 층루(層樓)로 되어 있으
며 누 위에도 물건을 실을 수 있다. 비록 나루터
의 지붕 없는 작은 배라도 반드시 마루처럼 가로
널빤지가 있다.《북학의》[1]
2) 우리나라의 제도
우리나라는 이미 수레의 이로움을 버린데다 배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다. 운반선이든 나룻 배든 관계없이 배 틈으로 들어오는 물이 늘 가득 차서 배 안의 정강이가 마치 내를 건너는 듯 축축하다. 배 속의 물을 퍼서 버리는 데에 날마다한 사람의 힘을 낭비해야 한다. 곡식을 실을 때면 반드시 엮은 나무를 그 바닥에 깔지만 아래쪽에 있는 곡식은 여전히 썩거나 눅눅해질 일이 걱정 된다. 또 위는 누마루 구조이고 아래는 창고 구조인 배의 제도가 없어 사람이나 집기는 뱃전[舷][2]까지 채우고 말아야 하며, 곡식은 볏짚으로 싸고 자루들은 새끼줄로 동여매니 1곡만 실어도 꼭 2곡을 실은 듯하다. 간혹 뜸이 있어도 폭이 매우 짧으니 비만 오면 배가 비 담는 그릇이 된다.
또 선착장에는 다리를 설치하지 않아서 따로 옷을 벗은 사람들 한 무리가 물에 들어가 품삯을 받고 짐을 진다. 나룻배에는 또한 사람을 업고서 올라가고 말을 펄쩍 뛰게 하여 들어가도록 하기도 한다. 뱃전이 이미 문지방 같아서 다리를 설치 해도 될 정도의 높이에서 말이 문지방처럼 깊은 뱃속으로 뛰니, 다리가 부러지지 않을 말이 몇 마리나 되겠는가. 그러므로 말을 살 때 배를 잘 타는 말이니 배를 잘 못타는 말이니 하는 명칭이 있는 이유는 뱃전에 가로 널빤지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북학의》[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