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때에 따라 모이는 모임:관덕회

pungseok
최시남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0월 29일 (목) 17:4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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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3) 관덕회(觀德會, 덕을 살피는 활쏘기 모임)
옛날의 활쏘기에는 2가지가 있다. 향대부(鄕大夫)[1]들의 활쏘기는 활터에 오르고 내리기, 읍하고 사양하기, 술잔을 권하고 돌리기를 예(禮)대로 행할 뿐 과녁을 꿰뚫는 일에 치중하지 않는다. 《의례(儀禮)》의 〈향사례(鄕射禮)〉[2]가 이것이다.
서민들의 경우 사냥으로 잡은 짐승을 나눌 때에 명중하는 일을 귀하게 여긴다. 《주례(周禮)》 ‘오물(五物)’[3]의 셋째 항목인 ‘주피(主皮, 과녁 꿰뚫기)’가 이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산야에서 밭 갈고 우물 파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실로 사민(四民, 사·농·공·상) 가운데 하나인 농민이다. 그러니 봄가을로 날을 골라 활쏘기를 할 때에는 서민의 예를 써야 한다. 그러나 안으로 마음이 반듯하고 밖으로 자세가 곧아서 활과 화살을 잡고 겨누기[審][4]와 굳히기[固][5]를 한 뒤에야 명중을 말할 수 있으니, 꿰뚫는 것에 치중하지 않는 향사례와 서민들의 활쏘기인 과녁 꿰뚫기는 사실 한 가지이다. 그러므로 ‘관덕회(觀德會)’[6]라고 한다. 《금화경독기》[7][8]

각주

  1. 향대부(鄕大夫):향(鄕)의 대부. 중국 주나라 때 향에서의 의례를 주관하고 인재를 중앙에 천거하는 역할을 했다.
  2. 의례(儀禮)의 향사례(鄕射禮):중국 주나라 때 향대부가 3년마다 인재를 왕에게 천거할 때 행하는 의식이다. 활 쏘는 단에 오르내리면서[升降], 간단하게 절하고[揖禮] 술을 권하여 예를 표한다[獻酬].
  3. 오물(五物):활쏘기를 할 때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덕이다. 《주례(周禮)》 〈향대부직(鄕大夫職)〉에, “물러나 향사례(鄕射禮)를 거행하고서 활 쏜 이가 5가지 덕(德)에 맞았는지를 참관한 대중들에게 묻는 것이다. 첫째는 화(和, 규문 안에서의 행동)이고, 둘째는 용(容, 용모)이며, 셋째는 주피(主皮, 과녁 꿰뚫기)이고, 넷째는 화용(和容, 음악)이며, 다섯째는 흥무[興舞, 무악(舞樂)]이다.(退而以鄕射之禮, 五物詢衆庶, 一曰和, 二曰容, 三曰主皮, 四曰和容, 五曰興舞.)”라 했다.(《十三經注疏整理本》7, 350쪽).
  4. 겨누기[審]:정신을 집중해서 목표물의 크기와 방향 등을 살펴 조준하는 동작. 《유예지》 권1 〈활쏘기의 비결〉(《임원경제지 유예지》1, 풍석문화재단, 128쪽)에 자세히 나온다.
  5. 굳히기[固]:활을 쏠 때 화살이 빗나가지 않도록 자세를 굳히는 동작. 《유예지》 권1 〈활쏘기의 비결〉(《임원경제지 유예지》1, 풍석문화재단, 128쪽)에 자세히 나온다.
  6. 관덕회(觀德會):활쏘기 대회. 과녁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는가에 따라 활 쏘는 자의 덕을 알 수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지방마다 의례 있기 마련인 관덕정(觀德亭)은 바로 이 활쏘기 대회를 하던 곳이다.
  7. 출전 확인 안 됨.
  8.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69~5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