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향:향료:침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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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미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0월 28일 (수) 17:58 판 (새 문서: ==내용== <strong>4-3) 침수향(沈水香))</strong><br/> 소송(蘇頌)<ref>소송(蘇頌):1019~1101. 중국 송나라의 관료이자 의학자. 자(字)는 자용(子容).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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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4-3) 침수향(沈水香))
소송(蘇頌)[1]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지(交趾, 베트남 북부)의 밀향수(蜜香樹)[2]이다. 그곳 사람들은 이 나무를 가져와서 우선 그중에 오래된 노목(老木)의 뿌리를 자른다. 해가 지나면 그 겉껍질과 줄기는 모두 썩어 문드러지지만, 나무 심재와 가지 마디는 썩지 않는다. 이 가운데 단단하고 검으면서 물에 가라앉는 부분이 곧 침향(沈香)이다. 반은 뜨고 반은 가라앉아서 수면(水面)과 수평이 되는 부분은 계골향(鷄骨香)이 된다. 가는 가지가 단단하고 꽉 차 있어 문드러지지 않는 부분은 청계향(靑桂香)이 된다. 그 줄기는 잔향(棧香)이 되고, 그 뿌리는 황숙향(黃熟香)이 되며, 그 뿌리와 마디가 가벼우면서도 큰 부분은 마제향(馬蹄香)이 된다. 6가지 물건은 똑같이 한 나무에서 나왔지만 정제(精製)되거나 조잡(粗雜)한 차이가 있다.”
이시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향의 등급은 일반적으로 3가지이니, ‘침향(沈香)’과 ‘잔향(棧香)’과 ‘황숙향(黃熟香)’이 이것이다. 침향은 물에 넣으면 곧 가라앉는다. 그 품등은 일반적으로 4가지이다.
첫째는 ‘숙결향(熟結香)’으로, 곧 고맥(膏脈, 나무의 진액과 수맥)이 응결했다가 저절로 썩어 나온 향이다.
둘째는 ‘생결향(生結香)’으로, 곧 칼과 도끼로 베고 쓰러뜨린 나무의 고맥이 굳어 모인 향이다.
셋째는 ‘탈락향(脫落香)’으로, 곧 나무의 수액이 썩음으로 인해 굳은 향이다.
넷째는 ‘충루향(蟲漏香)’으로, 벌레가 갉아먹어 생긴 나무 틈으로 인해 굳은 향이다. 생결향이 상등품이고, 숙결향과 탈락향은 그다음이다.
단단한 흑색 침향이 상등품이고, 황색은 그다음이다. 각침향(角沈香, 별처럼 삐죽삐죽한 흑색 침향)은 흑색이며 윤기가 있고, 황침향(黃沈香, 황색 침향)은 황색이며 윤기가 있고, 납침향(蠟沈香, 밀랍 같은 침향)은 부드러우면서도 질기며, 혁침향(革沈香, 가죽 같은 침향)은 주름이 가로로 나 있다. 이 4가지는 모두 상등품이다.
바다의 섬에서 나온 침향은 마치 돌절구 공이 같고, 팔꿈치 같고, 주먹 같고, 봉황·참새·거북이·뱀·구름·사람 같은 모양이 있다. 중국 하이난 지역에서 나는 마제향(馬蹄香, 말발굽 모양 침향)·우두향(牛頭香, 소머리 모양 침향)·연구향(燕口香, 제비부리 모양 침향)·견율향(繭栗香))[3]·죽엽향(竹葉香, 댓잎 모양 침향)·지균향(芝菌香, 버섯 모양 침향)·사자향(梭子香, 베틀의 북 모양 침향)·부자향(附子香))[4] 등의 향들은 모두 모양을 따라 이름을 지었을 뿐이다.그다음으로 잔향은 물에 넣으면 반은 뜨고 반은 가라앉으니 곧 침향이 반만 굳어졌다가 나무에 붙어 있는 향으로, ‘전향(煎香)’이라 쓰기도 한다. 그 종류에는 위자향(蝟刺香, 고슴도치 가시 모양 잔향)·계골향(鷄骨香, 닭 뼈 모양 잔향)·엽자향(葉子香, 나뭇잎 모양 잔향)이 있는데, 모두 모양을 따라 이름을 지었다. 또 크기가 삿갓[笠]만 한 잔향은 ‘봉래향(蓬萊香, 봉래산 모양의 잔향)’이라 하며, 산의 바위나 마른 등걸 모양의 잔향은 ‘광향(光香)’이라 한다.
그다음으로 황숙향은 곧 향이 가볍고 비어 있는 것인데, 민간에 ‘속향(速香)’이라 잘못 전해진 향이 이것이다. 생속향(生速香)은 자르고 베어서 얻은 향이며, 숙속향(熟速香)은 썩게 하여 얻은 향이다. 그중에 크기가 커서 조각할 수 있는 향은 ‘목반두(木盤頭)’라 한다. 모두 약의 반열에 넣기에 적당하지 않고 다만 향으로만 피울 수 있다.[5]

《준생팔전》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흑각침향(黑角沈香, 각이 진 흑색 침향)은 무게가 묵직하면서, 쪼개 보았을 때 먹빛처럼 검은 향이 좋으니, 좋은 향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물에 가라앉는지에 달려 있지 않다. 좋은 속향(速香)도 물에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편속향(片速香)’이라 하는 향이 있는데, 민간에서는 ‘즉어편(鯽魚片, 붕어 모양의 조각)’이라 하며, 꿩이나 닭의 얼룩무늬가 있는 향이 좋다. 가짜로 만든 향이 있으나, 이 역시 무겁고 실한 향을 우수한 향으로 친다.”[6]


안(案) 【안. 여기에 근거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매하는 침향은 모두 잔향이나 황숙향의 종류이다. 진정한 침향과 같은 향은 아직 우리나라에 전해온 적이 없다.】[7]

충루향
혁침향
사자향
목반두




각주

  1. 소송(蘇頌):1019~1101. 중국 송나라의 관료이자 의학자. 자(字)는 자용(子容). 우복야(右仆射)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으며, 관부의 명으로 중국의 수많은 약재와 수입한 약물까지 망라하는 《본초도경(本草圖經)》을 편찬했다.
  2. 밀향수(蜜香樹):침향수(沈香樹)의 이칭.
  3. 견율향(繭栗香):송아지의 뿔 모양 침향. 송아지의 뿔이 처음 나올 때는 그 모양이 누에고치[繭] 또는 밤톨[栗] 모양 같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4. 부자향(附子香):부자 모양의 침향. 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의 뿌리로, 원뿔 모양이며, 열이 많고 독성이 강한 약재이다.
  5. ‘침수향’ 기사의 처음부터 여기까지는 《本草綱目》 卷34 〈木部〉 “沉香”, 1937~1938쪽에 나온다.
  6. 흑각침향(黑角沈香)은……친다:《遵生八牋》 卷15 〈燕閒清賞牋〉 “論香” ‘日用諸品香目’(《遵生八牋校注》, 599쪽).
  7. 이상의 내용은《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355~3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