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가리거나 막는 여러 도구:병풍
내용
1) 병풍[屛][1]
우리나라 병풍 제도는 처음에 일본에서 들어왔는데, 지금은 팔도에 두루 퍼졌다. 화려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문양 없이 견(絹) 그대로를 바탕으로 하고 능(綾)이나 단(緞)으로 가선 마감[贉][2]하며 옛사람의 시문(詩文)을 쓰거나 산수(山水), 새나 짐승, 꽃과 나무, 누각 같은 종류를 그리기도 한다. 나이 드신 부모나 어른을 모시면 대부분 서왕모(西王母)[3]의 반도(蟠桃)[4]나 십장생(十長生)[5]을 그리고, 딸을 시집보내거나 며느리를 들이면 대부분 곽자의(郭子儀)[6]의 행락도(行樂圖)7[7]나 백자도(百子圖)[8]를 그려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대체로 서재에는 엷은 먹으로 그린 산수화가 알맞고, 안방에는 채색한 인물화가 알맞다. 금으로 그린 일본 병풍은 또한 침실에 펼쳐 둘 만하니, 새벽에 해가 막 떠오를 때 네 벽을 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금화경독기》[9]
각주
- ↑ 병풍:바람을 막거나 가리기 위해, 또는 장식용으로 방 안에 치는 물건. 직사각형으로 짠 나무틀에 종이를 바르고 그림이나 글씨를 붙이기도 하고 직물 그 자체만으로 꾸며,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림 삽일 예정 : 조선 책가도(冊架圖) 8폭 병풍(국립민속박물관) 접은 병풍(국립민속박물관) - ↑ 가선 마감[贉]:병풍이나 방장 등 기물의 가장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기 위해 비단을 덧대서 마무리하는 것.
- ↑ 서왕모(西王母):선녀들을 지배하는 전설상의 여제(女帝)이다. 곤륜산(崑崙山) 꼭대기에 있다는 서왕모의 궁전은 천계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인간이 쉽게 길을 더듬어 오를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한다.
- ↑ 반도(蟠桃):서왕모의 곤륜산에 있다는, 3천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복숭아.
- ↑ 십장생(十長生):오래 살고 죽지 않는다는 10가지 물건. 해・달・산・내・대나무・소나무・거북・학・사슴・불로초이다.
- ↑ 곽자의(郭子儀):697~781. 당(唐)의 무장(武將)으로,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평정하고, 그 공으로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져 ‘곽분양’이라고도 한다. 토번(吐蕃, 티베트)이 당을 치려 하자 회흘(回紇, 위구르)을 회유하고 토번을 쳐서 당을 구하기도 했다.
- ↑ 행락도(行樂圖):곽자의가 80명이 넘는 자손들과 한집에서 함께 살며 화평하고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그린 그림.
그림 삽입 예정:〈곽분양행락도〉 병풍(19세기, 국립민속박물관) - ↑ 백자도(百子圖):많은 사내아이들이 노는 광경을 소재로 그린 그림.
그림 삽입 예정 : <백자도> 병풍(19~20세기 초, 국립고궁박물관) - ↑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43~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