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와구(누울 때 쓰는 도구):침대
내용
1) 침대 [臥牀] [1]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거나 눕기를 좋아한다. 옛날에 잠자리가 마룻널이 었을 때만 해도 오히려 눅눅함을 심하게 끌어오 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근세에는 온돌방에서 익숙하게 살면서도 온돌을 만들 줄 몰 라 전부 흙과 돌만을 쓴다. 그랬다가 아궁이의 재 가 갑자기 식기라도 하면 흙과 돌 위에서 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산추(疝墜)[2]나 편사(偏死)[3] 등의 질병이 모두 차가운 데서 자는 탓에 발 생하니, 중국의 제도를 본받아 의자에 앉고, 평상 에 누워야 한다. 침대는 일본에서 만든 옻칠하고 금가루를 뿌린 것이 좋다. 다만 네 다리가 너무 높아 여름철 에 벼룩이나 지네를 피하기에는 이롭겠지만, 겨 울에는 온기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요즘 민간에서 말하는 평상(平牀)의 제도를 쓰되 약 간 변통하고자 한다.【지금 민간에는 더러 나무로 만든 와상이 있다. 그 제도는 다음과 같다. 사방 의 와상틀 안에 창살 모양처럼 납작하면서도 작 은 나무막대를 가로로 설치하는데, 이를 ‘상살[牀 矢]’이라 한다. 이렇게 만든 네모난 와상틀 2개를 잇대어 깔아 하나의 와상이 되게 한다. 그러나 다 만 여름철에 쓰면 “벼룩이나 지네를 피할 수 있 다.”라 했으나, 벼룩이나 지네가 와상 위로 기어 올라오지 않은 적이 없다. 또 겨울철에 쓰면 “온기를 차단한다.”고 하여 와상 쓰기를 몹시 꺼리 나, 부뚜막에 불을 때면 온기가 데워지면서 뚫고 올라오기 때문에 평상이 온기를 차단하지 않음 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사방의 와상틀은 가래나무나 느릅나무로 만들되 자단색5으로 물들이고, 밖으로 드러나는 곳에 는 번개무늬(뇌문)를 새긴다. 상살을 설치할 때 는 반드시 틀의 전[唇] 안으로 0.02~0.03척 낮게 들어오게 하고, 상살 위에는 누렇게 기름 먹인 전 후지 1겹을 풀로 붙인다. 전후지 위에는 모전[氈] 2~3겹을 깔아서 윗부분이 와상틀의 아가리와 높 이가 나란히 되게 만든다.【모전은 그 품질의 곱 고 거침을 가리지 않고, 다만 와상틀의 아가리 안 쪽의 길이와 너비를 맞추어서 마름질해 붙인다. 모전이 2~3겹이든 4~5겹이든 반드시 와상틀의 전[唇]과 평평하고 나란하게 해야 한다.】 네모난 와상틀 2개를 나란히 잇대어 하나의 와상이 되게 하고, 그 위에는 방로(氆氌)나 구유(氍毹) 등을 깔아 잇댄 흔적을 가린다. 여름에는 방로나 구유 대신에 등나무자리[藤簟]를 깐다.《금화경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