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금ㆍ검:금의 양식
금의 양식[1]
고금(古琴) 중에는 부자금(夫子琴)[2]과 열자금(列子琴)[3]두 양식만이 태고의 금(琴)[4]과 같다. 이 두 양식은 간혹 1개의 통판으로 만들어 어깨[肩][5]와 허리[腰][6]가 아예 없고 악(岳)만 얹었을 뿐이거나, 또한 초미(焦尾)가 없고 초미를 댈 곳에 단단한 목재를 가로로 대서 현을 받치게 하기도 한다. 부자금과 열자금 양식은 또한 모두 어깨가 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져, 어깨가 넓게 시작해 좁아지는 지금의 금과 모양이 같지 않다. 오직 이 두 양식만이 바로 옛 제도에 부합한다.
요즘의 운화양식(雲和樣式)[7]은 악(岳)의 바깥쪽에 운두(雲頭, 구름의 머리모양 장식)가 새겨져 있는데, 이 장식이 이마를 감아 내려가 밑판까지 통하고 몸체가 호리병 모양과 같다. 또는 부자금 양식에 전체를 모두 대나무 마디 모양처럼 만든 것을 ‘죽절양식(竹節樣式)’이라 한다. 이렇게 다른 양식이 한 가지가 아니며, 모두 옛 제도가 아니다. 《동천청록》[8]
- ↑ 금의 양식:오사카본에는 원문 아래에 금의 여러 양식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 내용은 차후 정리 과정에서 《임원경제지 유예지》 권6 〈방중악보(房中樂譜)〉에 옮겨졌다.
- ↑ 부자금(夫子琴):중니(공자)가 발명했다고 알려져 붙여진 이름. 금의 길이가 주척(周尺) 3.64척으로 가장 고형(古形)에 속한다. 고금의 가장 대표적 양식이다. 남송(南宋) 때 만든 용음호소금(龍吟虎嘯琴)이 이 양식을 대표한다.
- ↑ 열자금(列子琴):춘추시대 열자가 발명했다고 알려져 붙여진 이름. 중국 청(靑)나라 진원룡(陳元龍)이 지은 《격치경원(格致鏡原)》 권46 〈악기류(樂器類)〉 “금(琴)”에 의하면, “앞면이 0.1척 가량 넓고 오동나무조각을 아교로 붙이고 칠을 하여 만들었는데, 칠이 터진 무늬가 매우 많은 금으로 연주할 때 소리가 일정하여 끊어지거나 약해짐이 없는 금이다.(其面闊一寸許, 桐木條以漆膠成, 斷紋尤多, 彈之聲如常, 亦無節病.)”라 했다.
</ - ↑ 태고의 금:복희(伏羲)가 만들고 순(舜)임금이 남훈전(南薰殿)에서 <남풍(南風)> 시를 부르며 연주한 오현금(五絃琴)에다, 주(周)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을 거치며 문현(文絃)과 무현(武絃)의 두 줄이 더해져 이루어졌다는 칠현금(七絃琴).
- ↑ 어깨[肩]:금의 목 바로 아래의 가장 넓은 부위.
- ↑ 허리[腰]:금의 아래쪽 길게 파인 부분.
- ↑ 운화양식(雲和樣式):미상.
- ↑ 《洞天清録集》 〈古琴辨〉(《叢書集成初編》1552, 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