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지:활쏘기 비결:바람과 공기:바람과 기후

pungseok
김용미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9월 13일 (일) 17:31 판 (새 문서: 일반적으로 활터에 나가 활쏘기를 연습할 때, 일단 사방에서 일어난 바람과 먼지를 만나면 화살은 사정거리의 장단과 착지에서의 좌우에...)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일반적으로 활터에 나가 활쏘기를 연습할 때, 일단 사방에서 일어난 바람과 먼지를 만나면 화살은 사정거리의 장단과 착지에서의 좌우에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무릇 바람에는 세기의 차이가 있고, 또한 풍향의 다름이 있다. 그리고 공기에는 습도의 차이가 있고, 또한 계절의 구별이 있다. 무릇 활쏘기를 할 때 단지 수십 보 이내의 거리라면 활과 화살이 본래 굳세고 날카롭기 때문에 바람과 공기가 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니,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만약 사거리가 40보 이상이라면 사거리가 점점 멀어질수록 화살의 힘도 점점 약해져 사정거리의 장단과 착지에서의 좌우가 모두 바람과 공기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이 요소를 신경 쓰지 않으면 화살을 쏘는 대로 모두 치우칠 것이다.
대체로 봄의 공기는 습한 기운이 많고, 여름의 공기는 더운 기운이 많으며, 가을의 공기는 건조한 기운이 많고, 겨울의 공기는 찬 기운이 많다. 공기가 습하면 바람이 부드럽고, 공기가 건조하면 바람이 거세니, 이것이 공기와 바람의 대강의 관계이다. 그러나 사계절에도 춥고 더움의 차이가 일정하지 않으니, 한 계절 중에도 건조하거나 습하거나 덥거나 찬 기운이 있으며, 바람 또한 그러한 공기를 따라서 변하는 것이다. 공기가 건조하거나 찰 때 부는 바람은 거세니, 화살이 그 바람을 만나면 착지가 많이 치우치게 된다. 공기가 덥거나 습할 때 부는 바람은 부드러우니, 화살이 그 바람을 만나면 적게 치우치게 된다. 더욱이 바람이 거세면 활 또한 굳세져 화살을 쏘면 항상 멀리까지 나가는 반면, 바람이 부드러우면 활이 약해져 화살을 쏘면 항상 가까이 날아간다.
부드러운 바람은 기복이 없어서 하루 종일 고르지만, 차가운 바람은 머리와 꼬리가 있어서 그에 따라 기복이 생긴다. 즉 바람의 머리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화살을 몰아서 반드시 멀리 날아가게 하지만, 바람의 꼬리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화살에 대한 영향이 많지 않다. 그러니 차가운 바람의 이러한 기세를 살펴서 바람의 머리를 피하고 꼬리를 타야 한다. ‘왼쪽에서 부는 바람[左風]’에는 화살이 잘 합하니 왼쪽으로 겨냥해야 하는 반면, ‘오른쪽에서 부는 바람[右風]’에는 화살이 쉽게 들리니 오른쪽으로 겨냥해야 한다. 촉바람[對面風, 맞바람]에는 화살이 도달하기 어려우니 과녁의 머리 쪽을 겨냥하는 반면, 오늬바람[背後風, 뒤바람]에는 화살이 쉽게 날아가니 과녁의 다리 쪽을 겨냥한다.
활이 굳세면서 바람이 순방향이면 화살촉으로 거리의 반 지점을 겨냥하고, 활이 연약하면서 바람이 역방향이면 과녁 머리에서 2~3척 위쪽을 겨냥한다. 활이 연약하면서 바람이 거세면 과녁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10척 남짓 떨어진 지점을 겨냥하고, 활이 굳세면서 바람이 미약하면 과녁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1척 정도 떨어진 지점을 겨냥한다. 겨냥을 다르게 하는 것은 발시할 때 활의 힘이 일정하지 않고, 공기의 습도와 온도 및 바람의 세기가 같지 않아 그러는 것인데, 잘 참작해서 해야지 한 가지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다만 바람을 만났을 때 줌손은 힘을 다하여 단번에 윗고자를 앞으로 쓰러뜨리고 깍지손은 힘을 다하여 단번에 끊어 버리면[1], 날아가 는 화살이 실하고 허하지 않아 바람이 없어도 화살이 흔들리지 않고, 바람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화살이 바람에 흔들리며 날아가는 이유는 다만 화살이 허하기 때문일 뿐이다. 바람 때문에 왼쪽이나 오른쪽을 겨냥하거나, 위쪽이나 아래쪽을 겨냥하는 것은 바람 때문에 힘껏 윗고자를 앞으로 쓰러뜨리고 힘껏 끊어 버리는 것만 못하다.《무경회해》[2]

  1. 줌손은……버리면:“초학연습” ‘학사총법’의 “前手撇後手㔢”을 참조한다. 줌손은 활 윗고자를 앞으로 쓰러뜨리는 별(撇) 동작을 취하고, 깍지손은 뒤로 펴서 손바닥이 하늘을 바라보는 절(㔢) 동작을 취한다. 별(撇)과 절(㔢)이 “임장해식” ‘전후수법’에는 질(𢲼)과 절(㔢)로 나온다.
  2. 《重刊武經彙解》 末卷 〈射法秘傳攻瑕〉 “射學問答” ‘風氣’(《中國兵書集成》 43, 1877~1878쪽). 마지막 한 단락은 확인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