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변소와 도랑:변소
내용
변소
변소는 지대가 높고 시원하게 트이면서 밝고 환해야지, 낮고 어두우면서 으슥하고 깊어서는안 된다.《증보산림경제》[1]
인가에는 변소를 3개 두어야 한다. 하나는 안채에, 하나는 바깥채에, 하나는 담 밖 밭두둑 곁에 둔다. 그 가운데 안채와 바깥채에 있는 변소는 나무 기둥을 세우고 판벽【판벽의 중간 위로는 세로로 살을 댄 조창을 만든다.】을 두른 다음 회 지붕【법제한 회반죽을 쓴다.】을 씌운다.
기둥 발치에서 위쪽으로 3척 이상 떨어진 곳에 마룻널을 설치하고 앞에는 나무사다리를 설치하여 이곳으로 오르내린다. 마룻널 한가운데에는 타원형 구멍을 뚫고, 구멍 아래에는 자루가 긴 넉가래를 놓는다. 넉가래판 네 가장자리를 둥글게 올리고 그 안에는 모래흙을 담아 똥오줌을 받는 다. 매일 배설물을 밟아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 담밖 변소로 나른다.
예찬(倪瓚)[2]은 높은 누마루를 변소로 만들어그 아래에 나무 울짱을 설치하고 그 안을 거위 털로 채웠다. 대소변이 떨어질 때면 거위 털이 일어나 이를 덮었고, 어린아이 한 명이 그 곁에서 기다리다가 이것을 바로 간단하게 치워 갔다. 이는 비록 예찬의 결벽증이지만 대체로 인가의 변소는 깨끗하고 말끔하게 청소하여 더러운 냄새가 나지 않게 해야 한다. 유희(劉熙)[3]가 《석명(釋 名)》에서 “청(圊)은 지극히 더러운 곳이니 항상잘 관리하여 깨끗하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청이라 한다.”고 한 말이 이것이다.[4]《금화경독기》[5]
변소 중에 담 밖에 있는 변소는 건물이 모두 3칸이고 위에는 돌판을 얹는다. 3칸에서 1칸을 나누고 이 둘레에 벽을 쌓되 서까래 끝까지 바로 묻어 어린 종이나 머슴들의 똥오줌을 거둔다. 이 1칸의 앞 벽에는 작은 문 하나를 뚫어 2짝 판문을 설치하고 빗장을 질러 닫아 놓아서 닭이나 개가 드나들며 파헤쳐 먹지 못하게 한다. 남은 2칸역시 둘레에 벽을 쌓되 어깨높이 정도까지 쌓고 앞에는 판문을 설치한다. 매일 사람과 가축의 똥을 거두고 이를 밟아 벽돌처럼 만들고서 햇볕에 말린 다음 이곳에 모아 해나 별, 비나 이슬 등을 피하게 한다.【똥이 해나 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거름이 되지 못한다.】 봄이 되면 실어다가 밭에 거름으로 준다.《금화경독기》[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