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문방아제:무늬 만드는 법

pungseok
강민우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8월 30일 (일) 13:09 판 (새 문서: 옛날 먹의 모습에는 대부분 무늬가 있었는데, 그 무늬 넣는 법을 본받을 만하다. 그 방법은 숨겨지고 전해지지 않아 아는 사람이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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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먹의 모습에는 대부분 무늬가 있었는데, 그 무늬 넣는 법을 본받을 만하다. 그 방법은 숨겨지고 전해지지 않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리하여 시간이 오래 지난 뒤에 그 방법이 없어질까 염려되어, 여기에 글을 쓰니, 영원히 전하기를 바란다. 《묵법집요》[1]


사선 무늬 만드는 법

그을음반죽 덩어리를 손으로 문지르고 비틀어서 충분히 숙성되면, 주물러서 탄환 모양을 만들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둔다. 조금 있다가 살며시 왼쪽으로 굴리면서 사선 무늬를 만든 다음 길게 늘이고 평평하게 눌러서 곧바로 먹틀 위에 놓는다. 먹을 찍은 뒤에 먹틀에서 빼내고 햇볕에 말려 먹의 성질이 안정되어야 비로소 재 구덩이에 넣는다. 《묵법집요》[2]


오래된 소나무껍질 무늬 만드는 법

길이가 0.8척인 먹을 만든다면 다만 길이가 0.6척인 가래를 손으로 늘이고, 종이발[紙簾] 위에서 먹을 굴리며 불에 쬔다. 만약 거친 무늬를 얻고 싶으면 강한 불에 쬐고, 세밀한 무늬를 얻고 싶으면 약한 불에 쬔다. 겉면이 조금 마르면 단판(摶板)[3]에 놓고 길이가 0.8척이 되도록 펼쳐서[鬆] 【송(鬆) 자는 상성(上聲)으로 읽는다.[4]】 늘인 다음, 강한 압력으로 평평하게 누르면 곧 무늬가 완성된다. 먹이 식으면 재에 넣고서 덮어 말린 다음 잿가루를 깨끗하게 털어낸 뒤, 뜻대로 글자를 새기고 새긴 곳을 금으로 채운다. 《묵법집요》[5]


금빛 별무늬 만드는 법

부드러운 그을음반죽을 주물러 탄환 모양을 만들고 진한 아교물로 반죽의 겉면을 약간 적신다. 금박(金箔)으로 먹 반죽 전체를 싸서 바람이 통하는 곳에 놓아둔다. 잠시 지나서 조금 마르면 왼쪽으로 주물러 굴리면서 무늬를 만든 다음 길게 늘이고 평평하게 누른다. 이때 먹틀은 사용하지 않는다. 반죽을 종이로 가볍게 싸 재 속에 넣어 마르면, 반죽을 밀랍에 적신 솔을 사용하지 않고 옥돌로 갈아서 광택을 낸 다음 뜻대로 글자를 새기고 새긴 곳에 청색 안료로 채운다. 《묵법집요》[6]


은빛 별무늬 만드는 법

만드는 법은 앞의 ‘금빛 별무늬 만드는 법’과 같다. 다만 금박을 은박(銀箔)으로 바꾸어 그을음반죽을 싼다. 《묵법집요》[7]


비단 무늬 만드는 법

먹틀은 네모지거나 둥글거나 그 모양에는 관계가 없다. 성긴 눈[稀眼, 성긴 구멍]이 있으며 질긴 생라(生羅)[8]를 먹틀의 크기에 맞추어 잘라낸 뒤, 아교 녹인 물로 먹틀의 안쪽에 이 생라를 붙인다. 먹틀의 위아래 양면에 모두 생라를 사용하는데, 간혹 한 면만 사용해도 된다. 부드럽고 광택이 도는 반죽을 길게 늘이고 평평하게 누른 뒤, 먹틀 내부의 크기에 맞추어 한 덩이를 틀 안에 끼워 넣고 힘을 써서 꽉 눌러둔다. 그런 다음 반죽을 먹틀에서 꺼내어 종이로 가볍게 싸서 재에 넣고 덮어서 말린 뒤, 솔질하여 광택을 내고 뜻대로 글자를 새긴다. 더러는 먹틀에 미리 글자를 새기기도 한다. 《묵법집요》[9]


금 글씨 새기는 법

먼저 우교(牛膠)를 녹이고 생강즙 약간을 여기에 골고루 섞은 다음 이를 붓에 묻혀 반죽에 새겨진 글자의 안쪽 면에 바른다. 액이 마르면 금박을 반죽의 크기에 맞는 양 만큼 헤아려 반죽 위로 불어서 새긴 곳을 채운 뒤, 종이를 덮어 1시간쯤 지난 다음 새로 풀어서 털붓으로 깨끗하게 털어 내면 금 글씨가 찬연히 빛난다. 이 방법이 가장 빼어나다. 《묵법집요》[10]


  1. 《墨法集要》 〈紋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7쪽).
  2. 《墨法集要》 〈斜皮紋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7쪽).
  3. 단판(摶板):그을음반죽을 올려놓아 주무르고 치대고 늘이는, 납작한 밑판.
  4. 송(鬆) 자는……읽는다:송(鬆)을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여기서는 반죽을 넓게 펼친다는 의미로 옮겼다.
  5. 《墨法集要》 〈古松皮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7쪽).
  6. 《墨法集要》 〈金星紋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7쪽).
  7. 《墨法集要》 〈銀星紋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7쪽).
  8. 생라(生羅):생명주실로 짠 비단. 사(紗)와 같이 조금 성긴 구멍이 있다.
  9. 《墨法集要》 〈羅紋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8쪽).
  10. 《墨法集要》 〈嵌金字法〉(《叢書集成初編》 1496 〈墨法集要〉, 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