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문방아제:먹은 반드시 우수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pungseok
강민우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8월 25일 (화) 12:39 판 (새 문서: 세간에 먹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검지 않은 먹이 없으니, 어찌 여러 먹을 비교할 필요가 있는가?”라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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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먹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검지 않은 먹이 없으니, 어찌 여러 먹을 비교할 필요가 있는가?”라 말하는데, 이 말은 참으로 그렇지 않다. 검은색은 참으로 얻기 어려우니, 세간의 사람들이 위와 같이 말한 이유는 다만 먹의 색과 품질에 대해서 자세히 구별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은색 중에 질이 나쁜 것은 글자를 쓰면 검지 않고 보아도 선명하지 않아서 사람에게 산뜻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피서록화(避暑錄話)》[1]


품질이 우수한 먹은 현재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후대까지 보존되어 더욱 아름답고, 현재 문장의 아름다움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또한 후대까지 문장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진(晉)·당(唐)의 글씨와 송(宋)·원(元)의 그림 같은 것은 수백 년간 전해져도 먹빛이 마치 옻과 같고, 서화(書畫)의 신기(神氣)가 좋은 먹에 힘입어 온전히 남아 있다.

먹이 하품일 경우 진하게 갈아서 사용했을 때 물에 닿으면 물이 글씨나 그림에 스며들어 먹물이 번지고 지저분해지며, 먹을 엷게 갈아서 사용했을 때는 색이 흐려서 거듭 개칠을 하면 신기(神氣)가 빠져나가고 몇 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먹색이 바랜다. 이런 이유를 살펴볼 때 먹의 품질은 우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준생팔전(遵生八牋)》[2]

  1. 《避暑錄話》 卷上(《叢書集成初編》 2785 〈避暑錄話〉1, 10쪽).
  2. 《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牋〉 中 “論墨”(《遵生八牋校注》, 5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