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곡간:이동곡간(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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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명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9월 1일 (화) 13:36 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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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동곡간(반고)

이동곡간 제도는 기둥 4개에 인방이 8개로, 기둥의 길이는 7척이고 인방의 길이는 6척이다. 인방 4개는 위쪽에 있으며 가로로 기둥머리에 끼워 맞춰 들보를 대신하고, 나머지 인방 4개는 아래 쪽에 있으며 기둥 뿌리에서 0.2~0.3척 띄우고 가로로 끼워 마룻널을 받게 한다
앞면의 한가운데가 문이 되는데, 두 문설주 사이의 거리가 2.5척이다. 좌우와 뒤, 이렇게 삼면과 정면의 문설주 좌우에는 모두 널빤지를 촘촘히 배열하여 벽을 만드는데, 이 널빤지들 각각의 길이는 6.5~6.6척이다. 널빤지를 세로로 배열하여 위로 상인방을 받치고 아래로 하인방에 박을 때는 모두 홈과 혀를 단단히 끼운다. 6 벽의 높이를 반으로 나누어 중간 지점에 가는 나무막대를 가로로 설치하여 띠장목[1]으로 삼은 뒤, 쇠못으로 이곳을 단단히 고정한다.
상인방의 윗부분에는 가로로 널빤지를 배열한 뒤, 널빤지 양 끝은 상인방을 베개 삼아 쇠못으로 단단히 고정하는데, 이것이 천장널이 된다. 하인방의 윗부분에도 가로로 널빤지를 배열한 뒤, 널빤지 양 끝은 하인방을 베개 삼아 쇠못으로 단단히 고정하는데, 이것이 마룻널이 된다. 마룻널의 바닥은 쇠못으로 단단히 고정하여 널빤지가 삐뚤어지지 않게 하는데, 이를 위해 가는 나무막 대를 눕혀서 두 곳[2]에 설치하여 띠장목으로 삼는 다.
기둥은 두께가 가늘어도 상관없으므로 인방을 끼워 넣을 수만 있으면 그만이다. 또 인방도 크기가 클 필요가 없으니, 널빤지를 끼워 넣을 수만 있으면 그만이다. 다만 하인방은 마룻널을 받치는 부재(部材)이니, 약간 두껍게 하여 저장할 곡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동곡간의 문 꾸미는 법:두 짝문을 쓰지 않고 단지 두 문설주가 마주하는 쪽에 긴 홈을 파낸다. 다시 널빤지 8~9개를 모두 2.6척 길이로 자르고 양 끝에 혀를 만든 다음[3] 널빤지를 차례 차례 문설주의 홈에 끼워 넣는다. 맨 위의 널빤지 1개와 상인방의 문 가까운 곳에 쇠지도리와 쇠고 리를 박아 여닫거나 잠글 수 있게 한다.
매년 12월에 1년 치 양식을 찧으면 둥구미에 담지 않고 곡(斛)[4] 단위로만 곡식의 양을 헤아려 이를 곡간에 부어 채우는데, 곡간 하나에 깨끗 하게 대낀 곡식 1,500말을 저장할 수 있다.
네 벽과 천장널 위에는 모두 법제한 회반죽을 발라서 화재에 대비한다. 따로 팔뚝만 한 두께의 나무막대 4개를 네 모서리에서 서로 단단히 맞물리게 하여 들보 4개를 대신하게 한다. 이때 나무의 길이는 곡간의 너비와 맞게 하되, 다만 앞뒤의 들보 2개는 조금 길게 하여 상인방 양 끝으로 각각 1척씩 나오게 한다. 좌우의 들보 한가운데 에는 동자기둥[侏儒柱][5]을 설치하고, 동자기둥 위에는 종도리[棟]를 1개 얹는데, 이때 종도리의 길이는 앞뒤의 들보와 같도록 한다. 종도리 위에는 가는 서까래를 걸고, 서까래 위에는 삿자리를 깐다. 그리고 삿자리 위에 이엉지붕을 들어 올려 얹으면 지붕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대개 이동곡간은 가볍고 작아서 궤짝에다 보관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장소에 따라서 운반[搬 運]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이동곡간[搬庫]’ 이라 한다. 때로는 다른 곳으로 옮겨 놓고 싶으면 먼저 지붕을 들어낸 다음, 여러 사람의 힘으로 곡간 전체를 들어 올려서 수십이나 수백 보(步) 떨어진 곳까지도 운반할 수 있다. 혹여나 화재를 만나더라도 지붕을 들어내 버리면 불이 이곳으로 번질 수 없을 것이다.《금화경독기》[6]

각주

  1. 띠장목:판벽을 만들 때 기둥과 기둥 사이를 건너지르면서, 세로로 끼워 넣은 널빤지를 고정시키는 부재.
  2. 두 곳:판벽에는 띠장목을 1개만 설치했지만, 마룻널은 저장되는 곡식의 하중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두곳에 설치하도록 했다.
  3. 다시……다음:위에서 문설주 사이의 거리가 2.5척이라 했으므로, 널빤지의 0.1척을 혀의 기능으로 써야 한다. 따라서 양 끝에 내는 혀의 길이는 각각 0.05척이어야 한다.
  4. 곡(斛):과거에 통용된 용량의 단위로, 1곡은 중국에서 ‘10두(斗)’였으나 조선에서는 15두로 환산했다. 조선도 중국을 따라야 한다는 논의는 《섬용지》 권4 〈도량형 도구〉에 나온다.
  5. 동자기둥[侏儒柱]: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 주유(侏儒)는 난쟁이라는 뜻이다. 둥자기둥을 동자주 (童子柱) 또는 쪼구미라고도 한다.
  6. 출전 확인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