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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명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0월 24일 (토) 14:54 판 (새 문서: ==내용== '''다구(茶具, 휴대용 차 도구)'''</br> 멀리 유람하여 객지에서 숙박할 때 풍로(風爐)<ref>풍로(風爐):바람이 통하는 화로. 《이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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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다구(茶具, 휴대용 차 도구)
멀리 유람하여 객지에서 숙박할 때 풍로(風爐)[1]를 휴대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조(茶竈)[2]를 갖추어 설치할 수 없으면, 유랍으로 다관(茶罐, 찻물을 달이는 다구)을 만든다. 다관은 주둥이가 없고 손잡이도 없어 모양이 항아리나 동이와 같다. 안쪽 바닥 한가운데 구리로 만든 통을 세우는데, 통은 배가 불룩하고 아가리는 좁게 만들며 높이는 다관 아가리보다 0.04~0.05척이 높다. 통의 바깥 둘레에 물을 담고통 속에 숯을 쟁여 넣어서 불을 피우면 연못이 섬을 두르고 있는 듯하니, 통이 뜨거워져서 물이 끓는다. 숯 2~3덩이로 10잔의 찻물을 달일 수 있다. 다관의 뚜껑도 유랍으로 만들지만 통의 아가리만은 뚜껑을 쓰지 않는다. 《금화경독기》[3]

또 다른 방법:적동(赤銅)[4]으로 다관을 만들되 모양은 소뿔처럼 만들고 위에 뚜껑을 달아 여닫을 수 있게 한다. 물을 담고 덮개를 잠근 다음 곧바로 화롯불 속에 꽂아 두면 잠깐 사이에 물이 끓어 풍랑 소리가 나니, 먼 여행길 객지에서의 숙박에 가장 편리하다. 다만 임씨(林氏)[5]의 16탕(十六湯)[6]가운데 있는 신훈지율(薪熏之律)[7]을 어길까 염려될 뿐이다.《금화경독기》[8]

찻잔이나 다합(茶盒)[9]은 자그마한 박으로 만들면 아취가 풍부하게 있고, 또한 먼 길을 갈 때 휴대 하기에도 편리하다. 일찍이 중국에서 박으로 만든 이런 물건을 보았는데, 몸체에 전서(篆書) 무늬가 양각한 듯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내가 듣기로 는, 박이 아직 익기 전에 거푸집을 만들고 거기에다 뜻대로 전서 무늬나 꽃문양을 새긴 뒤, 텃밭에 가서이 거푸집을 박에다 씌운 다음 내버려 두면 박이 자라면서 거푸집 안에 꽉 차면서 저절로 볼록하게 도드라진 무늬를 만든다고 한다. 《금화경독기》[10]

다구들을 전부 담을 총갑(總匣, 종합상자)은 가죽을 입힌 삼나무로 만든다. 아래에는 서랍[替] 하나를 설치해서 숯을 보관하고, 위에는 칸[撞] 3단을 설치 한다. 칸의 높이는 서랍보다 배로 높게 한다. 가운 데의 칸에는 유랍으로 만든 다관 1개와 옻칠을 한나무 다주(茶舟)[11]10벌을 보관한다. 【다주는 다관의 앞뒤에 나누어 겹쳐서 보관한다.】 오른쪽 칸에는 도자기 찻잔 5~6개, 박으로 만든 찻잔 3~5개를 보관한다. 왼쪽 칸에는 목합(木盒)·포합(匏盒, 박으로 만든 합)·납호(鑞壺, 유랍으로 만든 단지)에 각종의 아차(芽茶)[12]와 과다(銙茶)[13]를 나누어 담아둔다. 총갑 전체에 문 1개를 달고 자물쇠로 열고 닫는 다. 이것은 육우(陸羽)[14]의 24다기(茶器)[15]와 비교하면 겨우 1/5을 넘고, 고렴(高濂)[16]의 16다기[17]와 견주면 1/3에도 못 미친다. 대개 산을 다니거나 객지 에서 숙박할 때는 더욱 간편함을 취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화경독기》[18]

아랍[回回]의 다구는 길을 갈 때 휴대하기에 가장 알맞다. 차를 끓이는 화로·솥·다완(茶椀, 찻사발)은모두 붉은 칠을 한 가죽으로 겉싸개를 만들고 싸서 대과(帶銙)[19]를 꿴 허리띠처럼 띠를 달아서 등에 지면 지극히 간편하다. 《열하일기(熱河日記)》[20]

각주

  1. 풍로(風爐):바람이 통하는 화로. 《이운지》 권2 〈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 (상)〉 “차[茶供]” ‘다구 (茶具)’의 풍로 부분 참고.
  2. 다조(茶竈):차를 끓이는 부뚜막.
  3. 출전 확인 안 됨.
  4. 적동(赤銅):다른 쇠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구리. 순동(純銅)이라고도 한다.
  5. 임씨(林氏):미상. 《십육탕품(十六湯品)》 의 저자는 소이(蘇廙)로 알려져 있다.
  6. 16탕(十六湯):중국 당나라의 문인 소이(蘇廙, ?~?)가 저술한 《십육탕품(十六湯品)》 에 나오는 16탕. 《이운 지》 권2 〈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 (상)〉 “차[茶供]” ‘찻물의 징후’에 십육탕품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7. 신훈지율(薪熏之律):찻물을 끓일 때 연기가 나는 땔감은 쓰지 않는 규칙. 《십육탕품》 중 제12법률탕(第 十二法律湯)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차를 애호하는 사람에게도 법과 규율이 있다. 고여 있는 물을 금하고, 땔감은 연기가 나는 것을 피한다. 법을 어겨서 물을 잘못 끓이면 차의 맛을 해친다.(在茶家亦有法 律. 水忌停,薪忌熏. 犯律逾法,湯乖,則茶殆矣.)” 《淸異錄》 卷4 〈茗荈〉 “十六湯”. 《이운지》 권2 〈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 (상)〉 “차[茶供]” ‘땔감의 품등’에 나온다.
  8. 출전 확인 안 됨.
  9. 다합(茶盒):차를 넣는 용도의 덮개가 달린 그릇.
  10. 출전 확인 안 됨.
  11. 다주(茶舟):다기를 올려놓는 배[舟] 모양의 소반.
  12. 아차(芽茶):덜 자란 어린 새잎으로 만든 차.
  13. 과다(銙茶):중북송 선화(宣和) 연간(1119~1125)에 대과(帶銙, 허리띠의 고리)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차.
  14. 육우(陸羽):733∼804. 중국 당나라의 문인. 자는 홍절(鴻浙), 호는 경릉자(競陵子)·동강자(東岡子). 차에 대한 이론에 정통하였으며 일생 동안 차를 즐겼다. 차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서적인 《다경(茶經)》 을편찬했다. 중국에서는 다성(茶聖)으로 숭앙받고 있다.
  15. 24다기(茶器):《다경》 권중(卷中) 〈사지기(四之器)〉 에 나오는 24개의 다구를 말한다. 《이운지》 권2 〈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 (상)〉 “차[茶供]” ‘다구(茶具)’에 있다.
  16. 고렴(高濂):?~?. 중국 명나라의 문인으로, 《임원경제지》 에 매우 많이 인용된 《준생팔전》 의 저자이다. 자는 심보(深甫 또는 深夫), 호는 서남(瑞南)이다. 저서로 《옥잠기(玉簪記)》·《절효기(節孝記)》가 있다.
  17. 16다기:《준생팔전》 권11 〈음찬복식전(飲饌服食牋)〉 상 “다구십육기(茶具十六器)” 에 나오는 16개의 다기를 말한다. 《이운지》 권2 〈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 (상)〉 “차[茶供]” ‘다구(茶具)’에서는 16개의 다기및 다기를 담는 7개의 다구도 소개하고 있다.
  18. 출전 확인 안 됨.
  19. 대과(帶銙):허리띠의 양 끝을 걸어 물리는 잠금 고리.
  20. 《熱河日記》 〈口外異聞〉 “哈密王”(《국역 열하일기》 2, 6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