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부엌과 부뚜막:부뚜막 제도
2) 부뚜막 제도
중국의 부뚜막 치수의 상징
부뚜막을 만드는 법식에서 부뚜막의 길이 7척 9촌은 위로는 북두칠성을 상징하고 아래로는 구주(九州)[1]에 대응한다.
너비 4척은 사계절을 상징한다.
높이 3척은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를 상징한다.
솥을 놓는 구멍의 너비 1.2척은 12시(時)를 상징한다.
나란히 걸어두는 솥 2개는 해와 달을 상징한다.
굴뚝의 크기 8촌은 팔풍(八風)[2]을 상징한다.
중국의 부뚜막 만드는 법
새 벽돌을 준비하여 깨끗이 씻어 두고, 깨끗한 흙을 향물[香水][3]과 섞어서 반죽을 갠다.
이때 벽을 바를 때 사용하는 흙반죽과 섞어서는 안 되니, 이를 절대로 금한다.
돼지 간을 개어 반죽을 만들면 아녀자들을 효성스럽고 유순하게 해 준다.
《거가필용》 [4]
흙 재료 채취하여 반죽하는 법
일반적으로 부뚜막을 만들 때 쓰는 흙반죽은 먼저 땅바닥의 흙을 0.5척 걷어 내고 그 아래의 깨끗한 흙을 취한다.
정화수[5]와 향을 섞어 흙반죽을 개면 매우 길하다.
《거가필용》 [6]
조선의 부뚜막 만드는 법과 그 단점
옛사람들이 부뚜막에 제사 지낸 뜻을 보면 부뚜막을 만들 때 주의했던 의미를 특별히 알리려 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부뚜막을 만드는 데에 무엇보다도 법식이 없다는 점이 걱정된다.
기와 조각과 흙반죽을 서로 섞어 쌓아 올린 다음 황토 반죽으로 흙손질을 하는데,
흙이 말라 갈라지고 터지면 바람이 새어 들어와 불길이 역류하며,
흙이 타서 기와 조각이 빠져나가면 솥은 기울고 부뚜막은 함몰된다.
게다가 부뚜막이 있는 곳의 앞에는 벽돌을 깔지 않아 티끌과 흙과 오물이 섞이니,
벌레와 쥐가 구멍을 뚫고 부뚜막으로 들어와 날마다 먹는 음식과 반찬에 벌레와 쥐가 먹은 흔적이 없는 경우가 없는데,
이는 참으로 좋은 계획이 아니다.
서유구의 부뚜막 만드는 법
이제는 벽돌을 쌓아 부뚜막을 만들고, 위에다 구멍을 내어 솥을 앉힐 수 있게 하며,
다시 법제한 회반죽을 부뚜막에 두껍게 바르고 기름을 문질러 반들반들 윤이 나고 깨끗하게 하여 틈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부엌은 바닥을 평평하게 하여 사방 벽까지 벽돌을 깔고, 깨끗하게 다듬어서 벌레나 쥐가 구멍을 뚫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금화경독기》
- ↑ 구주(九州):《서경(書經)》 〈우공(禹貢)〉 편에서 구획한 행정구역으로 기주(冀州), 연주(兗州), 청주(青州), 서주(徐州), 양주(揚州), 형주(荊州), 예주(豫州), 양주(梁州), 옹주(雍州)의 9주(九州)를 가리킨다. 이후에 중국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가 되었다.
- ↑ 팔풍(八風):팔방(八方)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곧 동북의 염풍(炎風), 동방의 조풍(條風), 동남의 혜풍(惠風), 남방의 거풍(巨風), 서남의 양풍(涼風), 서방의 요풍(飂風), 서북의 여풍(麗風), 북방의 한풍(寒風)이다.
- ↑ 향물[香水]:향나무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달여서 향내를 우려낸 물로, 불상(佛象)을 닦는 등의 성스러운 사물을 씻어 낼 때 이 물을 사용했다.
- ↑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4쪽).
- ↑ 정화수:이른 새벽에 길은 우물물. 신급수(新汲水)라고도 한다.
- ↑ 《居家必用》, 위와 같은 곳.
- ↑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임원경제지 섬용지 1, 풍석문화재단, 2016, 157~1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