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와구(누울 때 쓰는 도구):부들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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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기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9월 17일 (목) 13:0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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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0) 부들자리 [香蒲席] [1]
부들은 물풀로, 창포의 종류이다. 부들을 베어다가 햇볕에 말린 다음 엮어서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칡덩굴을 가져다 껍질을 벗기고 덩굴의 흰 속을 잘게 쪼개 이를 꼬아서 가는 끈을 만든다. 5~6척 되는 나무 막대로 자리틀[織機]을 만들고, 양 끝머리를 짧은 다리로 받친다. 모양은 저울대 같지만 높이가 1척 남짓을 넘지 않는다. 틀 위에 가로로 가지런하게 가는 홈을 새기고 홈마다 1가닥의 칡끈을 붙이며, 끈 끝에는 돌로 만든 추인 고드랫돌[2]을 단다.【고드랫돌은 고석(膏石), 즉 곱돌로 만든다. 곱돌의 모양은 허리 부분은 가늘고 양 머리 부분은 풍만하다. 돌이 없으면 흙을 개어 빚어 만든 다음 종이를 발라 준다.】[3]
부들을 틀에 끼울 때마다 좌우로 추를 넘겨가며 짠다. 비늘처럼 빽빽하게 짠 길이가 10척 남짓 되면 자리 1개가 만들어진다. 자리 1개에 50~60줄을 배열한 것을 상급으로 치고, 30~40줄을 놓은 것을 하급으로 친다. 요즘 농가에서는 집마다 틀을 1대씩 두고, 늙고 병들거나 또는 문 약하여 노동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들자리 짜기를 일거리로 삼는다. 강화와 교동 등의 지역에서 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숭양(嵩陽)[4] 사람들 또한 잘 만든다. 연안 사람들은 창포를 가져다가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혀 은처럼 희게 한 뒤 50~60줄의 자리 를 엮어 만드는데, 하얗고 깨끗해 사랑스럽다. 북관(北關, 함경도) 사람들은 귀리짚으로 자리를 짜는데 색이 황금 같으니, 모두 좋은 제품이다. 매자기자리(형삼릉석) 같은 것은 곳곳에 있는데, 부들에 비해 상당히 질기지만, 따뜻함과 부드러움은 부들보다 뒤떨어진다.《금화경독기》



각주

  1. 부들자리[香蒲席]:창포의 일종인 부들의 줄기를 쪼개 엮어 만든 자리이다.
  2. 38 고드랫돌:발이나 돗자리 따위를 엮을 때에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조그마한 돌.
  3. 자리를 만드는 베틀과 부속품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그림 삽입 예정.
  4. 숭양(嵩陽):낙양(洛陽) 남쪽 숭양(嵩陽) 지역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