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와구(누울 때 쓰는 도구):왕골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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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기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9월 17일 (목) 13:0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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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9) 왕골자리 [龍鬚席] [1]
왕골풀은 ‘현완(懸莞)’이라고도 하며, 곳곳에서 난다. 영남의 안동, 예안(禮安)[2]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색의 왕골자리를 잘 만들어 공물로도 충당했다. 서울의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 재각(재실)[3]에서 쓰는 자리로 제사, 연회에 까는 자리는 해서의 배천[4] ・연안(延安) 등의 읍에서 생산 한 것을 최고로 치고, 경기도 교동(喬桐)[5]에서 생산한 것이 그다음이다. 여러 가지 색으로 꽃과 새 문양을 만들기도 하고, 검은색만으로 ‘수(壽)’・ ‘복(福)’・‘만(卍)’자 문양을 넣기도 한다. 부들자리를 아래에 깔고 위에 왕골자리를 올려 청색이나 흑색 칡베(갈포)로 네 가장자리에 가선 장식을 한 자리를 ‘등매석(登每席, 등메)’이라 한다. 여러 자리를 이어 붙여 대청마루에 두루 까는 자리를 ‘지의석(地衣席, 지의)’이라 하고, 폭에 꽃과 새 문양을 가득 채운 자리를 ‘만화석(滿花席)’이라 한다.
도종의(陶宗儀)[6]의 《원씨액정기(元氏掖庭記)》를 살펴보니 “황제(순제)가 총애하던 여인인 영영(英英)을 위해 경화도(瓊華島)[7]에 채방관(采芳館)을 세워 주고, 그 안에 당인(唐人)의 만화석을 깔았다. 당인은 고려의 섬 이름으로, 그 곳에는 만화초(滿花草)가 난다. 만화초는 성질이 부드러워 잘 꺾이거나 휘면서도 광택이 줄지 않아 아름답기에 이를 그곳 토박이들이 엮어서 자리를 만든다.” [8]고 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만화석을 가리키는 것 같다. 그러나 당인도(唐人島)가 지금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 자세하지 않고, 내용 중에 만화(滿花)를 풀이름이라 한 것은 잘못 전해 들은 것이다.《금화경독기》


 그림 삽입 예정. 왕골을 엮어 만든 자리(국립민속박물관) 

각주

  1. 왕골자리[龍鬚席]:왕골을 쪼개 엮어 만든 자리.
  2. 예안(禮安):경상북도 안동시 예안면 일대.
  3. 재각(재실):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지은 집.
  4. 배천:황해도 연백 지역의 옛 지명으로, 서쪽에 연안(延安)이 있다.
  5. 교동(喬桐):지금의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일대.
  6. 도종의(陶宗儀):1316~?. 원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초기까지의 문학가 겸 서화가.
  7. 경화도(瓊華島):북해(北海) 호수 안에 있는 섬으로, 전설에 나오는 선경(仙境)을 본떠서 만들었다. 섬 위에는 요대(遼代)의 요서행궁(瑤嶼行宮), 금대(金代)의 대녕리궁(大寧離宮)을 비롯해 원(元)과 명(明) 의 광한전(廣寒殿) 등 북해의 주요 건축물들이 있다.
  8. 《說郛》 卷110 上 <元氏掖庭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