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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문서: ==내용== 1) 건물의 세 부분<br/> 심괄(沈括)은 《몽계필담(夢溪筆談)》에서 유 호(喩皓)의 《목경(木經)》을 인용하여, “일반적으 로 건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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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지을 때 이처럼 세심하게 척도에 주의했다. 대개 하분이 지면에서 멀면 벽은 습기를 끌어들이지 않고, 상분이 높고 가파르면 ‘기왓고랑[瓦溝]’으로 물이 쉽게 흐르니, 훌륭한 장인이라면 특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금화경독기》<ref>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임원경제지 [[섬용지]]》1, 103쪽.</ref><br/><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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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집 짓는 제도는 바닥에서 ‘용마루[屋脊]’<ref>용마루[屋脊]:지붕 꼭대기에 있는 수평 방향의 지붕마루. 평면에서 볼 때 가옥의 중심을 지나며, 가옥의 가장 높은 부분이 된다.</ref>까지 높이를 재어 처마선이 그 중간에 오게 한다고 한다. 대개 상분과 중분의 치수가 서로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기왓고랑이 물동이를 뒤집어 놓은 모습<ref>물동이를……모습:원문의 ‘建瓴’을 옮긴 것으로, ‘建’은 ‘뒤집는다’, ‘瓴’은 ‘물동이’를 의미한다. 이 말은 《사기(史記)》의 물동이를 옥상에서 쏟는 비유(“猶居高屋之上, 建瓴水也.” 《사기(史記)》 卷8 〈고조본기(高祖本紀)〉)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으로 ‘세력이 강함’을 빗대는 말로 사용한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그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물을 거꾸로 쏟아부을 때 물동이의 측면이 급한 경사를 이루는 비스듬한 곡선이 되는데, 이 선을 지붕면에 비유한 것이다</ref>과 같아 빗물이 쉽게 빠지므로 지붕이 샐 우려가 없다. 우리나라의 옛날집 가운데 종종 지붕 구조가 아치 모양이어서 기와 층이 거의 세로로 선 듯이 된 이유도 물길로 물이 쉽게 빠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br/> | 중국에서 집 짓는 제도는 바닥에서 ‘용마루[屋脊]’<ref>용마루[屋脊]:지붕 꼭대기에 있는 수평 방향의 지붕마루. 평면에서 볼 때 가옥의 중심을 지나며, 가옥의 가장 높은 부분이 된다.</ref>까지 높이를 재어 처마선이 그 중간에 오게 한다고 한다. 대개 상분과 중분의 치수가 서로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기왓고랑이 물동이를 뒤집어 놓은 모습<ref>물동이를……모습:원문의 ‘建瓴’을 옮긴 것으로, ‘建’은 ‘뒤집는다’, ‘瓴’은 ‘물동이’를 의미한다. 이 말은 《사기(史記)》의 물동이를 옥상에서 쏟는 비유(“猶居高屋之上, 建瓴水也.” 《사기(史記)》 卷8 〈고조본기(高祖本紀)〉)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으로 ‘세력이 강함’을 빗대는 말로 사용한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그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물을 거꾸로 쏟아부을 때 물동이의 측면이 급한 경사를 이루는 비스듬한 곡선이 되는데, 이 선을 지붕면에 비유한 것이다</ref>과 같아 빗물이 쉽게 빠지므로 지붕이 샐 우려가 없다. 우리나라의 옛날집 가운데 종종 지붕 구조가 아치 모양이어서 기와 층이 거의 세로로 선 듯이 된 이유도 물길로 물이 쉽게 빠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br/> | ||
− | 근세에 도료장(都料匠)<ref>도료장(都料匠):중국 당대(唐代)에 출현한 전문 건축시공 기술자를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축공사의 총책임자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었으며, 도목수(都木手), 도편수(都邊手), 도대목(都大木) 등과 같은 의미이다.</ref>들은 그저 보기 좋게만 하려고 척도를 무시하여 매번 네 귀의 처마끝이 들리게 한다. 그리하여 상분의 척도는 중분의 2/3도 안 되어 지붕의 중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끝은 들려 있어서 물길이 자연스럽지 않다. 폭우라도 한번 지나가면 자리마다 비가 새니 마룻대가 썩고 들보가 꺾여 집 전체를 모두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서둘러 고쳐 옛 제도를 따라야 할 것이다.《금화경독기》 | + | 근세에 도료장(都料匠)<ref>도료장(都料匠):중국 당대(唐代)에 출현한 전문 건축시공 기술자를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축공사의 총책임자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었으며, 도목수(都木手), 도편수(都邊手), 도대목(都大木) 등과 같은 의미이다.</ref>들은 그저 보기 좋게만 하려고 척도를 무시하여 매번 네 귀의 처마끝이 들리게 한다. 그리하여 상분의 척도는 중분의 2/3도 안 되어 지붕의 중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끝은 들려 있어서 물길이 자연스럽지 않다. 폭우라도 한번 지나가면 자리마다 비가 새니 마룻대가 썩고 들보가 꺾여 집 전체를 모두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서둘러 고쳐 옛 제도를 따라야 할 것이다.《금화경독기》<ref>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임원경제지 [[섬용지]]》1, 103~104쪽.</r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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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금) 09:49 판
내용
1) 건물의 세 부분
심괄(沈括)은 《몽계필담(夢溪筆談)》에서 유호(喩皓)의 《목경(木經)》을 인용하여, “일반적으로 건물에는 세 부분이 있는데, 들보[1]에서 그 위로는 상분(上分), 집 바닥 위는 중분(中分), 기단은 하분(下分)이다.”[2]고 했다. 일반적으로 들보나 서까래, 기둥, 네모진 서까래, 계단 등은 다 서로 짝이 되는 ‘척도(尺度)’가 있다. 옛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이처럼 세심하게 척도에 주의했다. 대개 하분이 지면에서 멀면 벽은 습기를 끌어들이지 않고, 상분이 높고 가파르면 ‘기왓고랑[瓦溝]’으로 물이 쉽게 흐르니, 훌륭한 장인이라면 특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금화경독기》[3]
중국에서 집 짓는 제도는 바닥에서 ‘용마루[屋脊]’[4]까지 높이를 재어 처마선이 그 중간에 오게 한다고 한다. 대개 상분과 중분의 치수가 서로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기왓고랑이 물동이를 뒤집어 놓은 모습[5]과 같아 빗물이 쉽게 빠지므로 지붕이 샐 우려가 없다. 우리나라의 옛날집 가운데 종종 지붕 구조가 아치 모양이어서 기와 층이 거의 세로로 선 듯이 된 이유도 물길로 물이 쉽게 빠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근세에 도료장(都料匠)[6]들은 그저 보기 좋게만 하려고 척도를 무시하여 매번 네 귀의 처마끝이 들리게 한다. 그리하여 상분의 척도는 중분의 2/3도 안 되어 지붕의 중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끝은 들려 있어서 물길이 자연스럽지 않다. 폭우라도 한번 지나가면 자리마다 비가 새니 마룻대가 썩고 들보가 꺾여 집 전체를 모두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서둘러 고쳐 옛 제도를 따라야 할 것이다.《금화경독기》[7]
각주
- ↑ 들보:건물의 기둥과 기둥 사이 위에 앞뒤로 건너질러 상부하중을 지지하는 가로재. 이와 직교하면서 건물의 길이 방향에 평행한 가로재를 ‘도리’라고 한다.
- ↑ 《夢溪筆談》 卷18 〈技藝〉.
- ↑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임원경제지 섬용지》1, 103쪽.
- ↑ 용마루[屋脊]:지붕 꼭대기에 있는 수평 방향의 지붕마루. 평면에서 볼 때 가옥의 중심을 지나며, 가옥의 가장 높은 부분이 된다.
- ↑ 물동이를……모습:원문의 ‘建瓴’을 옮긴 것으로, ‘建’은 ‘뒤집는다’, ‘瓴’은 ‘물동이’를 의미한다. 이 말은 《사기(史記)》의 물동이를 옥상에서 쏟는 비유(“猶居高屋之上, 建瓴水也.” 《사기(史記)》 卷8 〈고조본기(高祖本紀)〉)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으로 ‘세력이 강함’을 빗대는 말로 사용한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그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물을 거꾸로 쏟아부을 때 물동이의 측면이 급한 경사를 이루는 비스듬한 곡선이 되는데, 이 선을 지붕면에 비유한 것이다
- ↑ 도료장(都料匠):중국 당대(唐代)에 출현한 전문 건축시공 기술자를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축공사의 총책임자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었으며, 도목수(都木手), 도편수(都邊手), 도대목(都大木) 등과 같은 의미이다.
- ↑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임원경제지 섬용지》1, 103~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