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와구(누울 때 쓰는 도구):왕골자리

내용

9) 왕골자리 [龍鬚席] 
왕골풀은 ‘현완(懸莞)’이라고도 하며, 곳곳에서 난다. 영남의 안동, 예안(禮安)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색의 왕골자리를 잘 만들어 공물로도 충당했다. 서울의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 재각(재실)에서 쓰는 자리로 제사, 연회에 까는 자리는 해서의 배천 ・연안(延安) 등의 읍에서 생산 한 것을 최고로 치고, 경기도 교동(喬桐)에서 생산한 것이 그다음이다. 여러 가지 색으로 꽃과 새 문양을 만들기도 하고, 검은색만으로 ‘수(壽)’・ ‘복(福)’・‘만(卍)’자 문양을 넣기도 한다. 부들자리를 아래에 깔고 위에 왕골자리를 올려 청색이나 흑색 칡베(갈포)로 네 가장자리에 가선 장식을 한 자리를 ‘등매석(登每席, 등메)’이라 한다. 여러 자리를 이어 붙여 대청마루에 두루 까는 자리를 ‘지의석(地衣席, 지의)’이라 하고, 폭에 꽃과 새 문양을 가득 채운 자리를 ‘만화석(滿花席)’이라 한다.
도종의(陶宗儀)의 《원씨액정기(元氏掖庭記)》를 살펴보니 “황제(순제)가 총애하던 여인인 영영(英英)을 위해 경화도(瓊華島)에 채방관(采芳館)을 세워 주고, 그 안에 당인(唐人)의 만화석을 깔았다. 당인은 고려의 섬 이름으로, 그 곳에는 만화초(滿花草)가 난다. 만화초는 성질이 부드러워 잘 꺾이거나 휘면서도 광택이 줄지 않아 아름답기에 이를 그곳 토박이들이 엮어서 자리를 만든다.” 고 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만화석을 가리키는 것 같다. 그러나 당인도(唐人島)가 지금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 자세하지 않고, 내용 중에 만화(滿花)를 풀이름이라 한 것은 잘못 전해 들은 것이다.《금화경독기》

 그림 삽입 예정. 왕골을 엮어 만든 자리(국립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