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서재의 고상한 벗들(하):종이:종이 두드리는 법"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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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이 50장과 함께 마른 종이를 서로 교차하여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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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놓고서 다시 종이를 200~300번 고루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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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00장 중에서 위와 같이 다시 50장을 햇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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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00장 중에서 위와 같이 다시 50장을 햇볕을 쏘이고 마르면 또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겹친다.
이고 마르면 또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겹친다.
 
 
이와 같이 3~4번 하여 1장도 서로 달라붙지 않을 때까지 한다. 다시 5~7장씩을 한 차례 고루 두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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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아래로 내리고 기름종이처럼 광택이 나고 매끄러
 
서 아래로 내리고 기름종이처럼 광택이 나고 매끄러
 
워지고서야 그친다. 이 방법은 오로지 종이를 두드
 
워지고서야 그친다. 이 방법은 오로지 종이를 두드
 
린 뒤 들추어내어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바꾸
 
린 뒤 들추어내어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바꾸
는 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으로 균등하게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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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으로 균등하게 다루는 법에 힘써야 한다. 《거가필용》<ref>《居家必用》 〈戊集〉 “文房適用” ‘搥紙法’(《居家必用事類全集》, 203쪽).</ref><br/>
법에 힘써야 한다. 《거가필용》<ref>《居家必用》 〈戊集〉 “文房適用” ‘搥紙法’(《居家必用事類全集》, 203쪽).</ref><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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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백지(搥白紙)<ref>추백지(搥白紙):황규화(黃葵花)의 즙을 바르고 두드려 만든, 매끄럽고 광택이 있는 종이.</ref> 만드는 법:황규화(黃葵花)<ref>황규화(黃葵花):금규(錦葵, 당아욱)과 식물. 여름에 꽃이 피는데, 연노랑색이며 접시꽃과 비슷한 모양이
다. 난산이나 소변이 잘 통하지 않는 데 약으로 쓰인다.</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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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난산이나 소변이 잘 통하지 않는 데 약으로 쓰인다.</ref> 뿌리를 찧어 즙을 내고, 물 1큰사발마다 이 즙을 1~2술씩 넣고 고루 젓는다. 이 액체를 쓰면 종이가 달라붙지 않고 매끄럽다. 하지만 만약 뿌리즙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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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씩 넣고 고루 젓는다. 이 액체를 쓰면 종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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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도리어 달라붙어 좋지 않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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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10폭(장)을 겹쳐놓고는 맨 위의 1폭 종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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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10폭을 더한다. 이런 식으로 겹친 종이가 100
 
종이 10폭을 더한다. 이런 식으로 겹친 종이가 100
 
폭이 되어도 지장이 없다. 종이가 두꺼우면 7~8장
 
폭이 되어도 지장이 없다. 종이가 두꺼우면 7~8장
마다 서로 간격을 두고, 얇으면 10장보다 많이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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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 서로 간격을 두고, 얇으면 10장보다 많이 겹쳐도 무방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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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 두꺼운 널빤지나 돌로 종이를 눌러둔 다음 하룻밤 지나 겹쳐둔 종이를 하나하나 들어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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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습기가 배어들어 있을 것이다. 이때 종이가 축축하면 햇볕에 말리고, 그렇지 않으면 돌 위에 평평하게 펼쳐 놓고 1,000여 번 망치로 두드린 다음 낱
하룻밤 지나 겹쳐둔 종이를 하나하나 들어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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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걷어내서 햇볕에 완전히 말린다. 그런 다음 다시 종이를 겹쳐서 하룻밤 눌러 놓고 또 1,000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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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광택이 나게 하되, 납전(蠟牋)<ref>납전(蠟牋):벌집을 끓여 짜낸 기름을 바른 종이. 서예가들이 글씨를 쓸 때 많이 사용했다.</ref>과 서로 비슷해져야 비로소 빼어난 종이가 된다. 《쾌설당만록》<ref>《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牋〉 中 “論紙” ‘造槌白紙法’(《遵生八牋校注》, 577~578쪽).</ref><br/>
축하면 햇볕에 말리고, 그렇지 않으면 돌 위에 평평하게 펼쳐 놓고 1,000여 번 망치로 두드린 다음 낱
 
장을 걷어내서 햇볕에 완전히 말린다. 그런 다음
 
종이를 겹쳐서 하룻밤 눌러 놓고 또 1,000여 번
 
두드려 광택이 나게 하되, 납전(蠟牋)<ref>납전(蠟牋):벌집을 끓여 짜낸 기름을 바른 종이. 서예가들이 글씨를 쓸 때 많이 사용했다.</ref>과 서로
 
슷해져야 비로소 빼어난 종이가 된다. 《쾌설당만
 
록》<ref>《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牋〉 中 “論紙” ‘造槌白紙法’(《遵生八牋校注》, 577~578쪽).</ref><br/>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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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1일 (월) 17:18 판

내용

종이 100장마다 1석으로 삼아 두드린다. 이때 말린 종이 10장 단위마다 물을 뿌려 축축해진 종이 1 장을 그 위에 겹친다. 이와 같이 거듭 겹쳐서 올라가면 100장을 1타(垜, 더미)로 만들고, 평평하고 네모 난 탁자 위에 놓는다. 다시 평평한 널빤지를 종이 더미 위에 두어 누르고 다시 큰 돌로 널빤지를 눌러놓 는다. 24시간이 지나면 위아래의 습도가 모두 균일해질 것이다. 이어서 이 종이를 다듬잇돌 위에 올리 고 200~300번 고루 두드리면 종이가 모두 튼실해진다.
종이 100장을 두드린 다음에는 그 가운데에서 종이 50장을 햇볕을 쏘여 말린다. 그리고 바로 축축 한 종이 50장과 함께 마른 종이를 서로 교차하여 겹 쳐놓고서 다시 종이를 200~300번 고루 두드린다. 이 100장 중에서 위와 같이 다시 50장을 햇볕을 쏘이고 마르면 또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겹친다. 이와 같이 3~4번 하여 1장도 서로 달라붙지 않을 때까지 한다. 다시 5~7장씩을 한 차례 고루 두드려 서 아래로 내리고 기름종이처럼 광택이 나고 매끄러 워지고서야 그친다. 이 방법은 오로지 종이를 두드 린 뒤 들추어내어 마른 종이와 축축한 종이를 바꾸 는 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으로 균등하게 다루는 법에 힘써야 한다. 《거가필용》[1]
추백지(搥白紙)[2] 만드는 법:황규화(黃葵花)[3] 뿌리를 찧어 즙을 내고, 물 1큰사발마다 이 즙을 1~2술씩 넣고 고루 젓는다. 이 액체를 쓰면 종이가 달라붙지 않고 매끄럽다. 하지만 만약 뿌리즙을 많이 쓰면 도리어 달라붙어 좋지 않다.
종이 10폭(장)을 겹쳐놓고는 맨 위의 1폭 종이에 축축하게 황규화 즙을 바른 다음 그 위에 다시 마른 종이 10폭을 더한다. 이런 식으로 겹친 종이가 100 폭이 되어도 지장이 없다. 종이가 두꺼우면 7~8장 마다 서로 간격을 두고, 얇으면 10장보다 많이 겹쳐도 무방하다.
그 위에 두꺼운 널빤지나 돌로 종이를 눌러둔 다음 하룻밤 지나 겹쳐둔 종이를 하나하나 들어내면 모두 습기가 배어들어 있을 것이다. 이때 종이가 축축하면 햇볕에 말리고, 그렇지 않으면 돌 위에 평평하게 펼쳐 놓고 1,000여 번 망치로 두드린 다음 낱 장을 걷어내서 햇볕에 완전히 말린다. 그런 다음 다시 종이를 겹쳐서 하룻밤 눌러 놓고 또 1,000여 번 두드려 광택이 나게 하되, 납전(蠟牋)[4]과 서로 비슷해져야 비로소 빼어난 종이가 된다. 《쾌설당만록》[5]

각주

  1. 《居家必用》 〈戊集〉 “文房適用” ‘搥紙法’(《居家必用事類全集》, 203쪽).
  2. 추백지(搥白紙):황규화(黃葵花)의 즙을 바르고 두드려 만든, 매끄럽고 광택이 있는 종이.
  3. 황규화(黃葵花):금규(錦葵, 당아욱)과 식물. 여름에 꽃이 피는데, 연노랑색이며 접시꽃과 비슷한 모양이 다. 난산이나 소변이 잘 통하지 않는 데 약으로 쓰인다.
  4. 납전(蠟牋):벌집을 끓여 짜낸 기름을 바른 종이. 서예가들이 글씨를 쓸 때 많이 사용했다.
  5. 《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牋〉 中 “論紙” ‘造槌白紙法’(《遵生八牋校注》, 577~5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