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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지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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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지(燕脂)<ref>연지燕脂:여자가 화장할 때 입술이나 뺨에 찍는 붉은 염료.</ref> <br>
연지에는 네 종류가 있다. 잇꽃[紅藍花]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 것이 바로 《소악연의(蘇鶚演義)》46에서 말하는 연지인데, 잎은 삽주 같고 꽃은 부들 같으며, 서방에서 난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홍람(紅藍)이라 하는데, 분을 물들여 부인들의 얼굴에 바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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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에는 네 종류가 있다. 잇꽃[紅藍花]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 것이 바로 《소악연의(蘇鶚演義)》46<ref>《소악연의(蘇鶚演義)》:당(唐)의 소악(蘇鶚)이 지은 책으로, 모두 10권이다. 최표(崔豹)가 명물(名物)을 고증하여 엮은 책인 《고금주(古今注)》와 성격이 비슷하다.</ref>에서 말하는 연지인데, 잎은 삽주 같고 꽃은 부들 같으며, 서방에서 난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홍람(紅藍)이라 하는데, 분을 물들여 부인들의 얼굴에 바르는 것이다.【
안 제조법은 《만학지》에 상세히 보인다.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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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제조법은 《만학지》에 상세히 보인다.<ref>《만학지》 권5 <기타 초목류> “잇꽃(홍화)” ‘제조’.</ref>】
다른 종류는 산에서 나는 연지꽃의 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다. 이는 바로 단공로(段公路)48가 《북호록(北戶錄)》에서 말한 “단주(端州) 산간에 꽃이 떨기로 나는데, 잎은 쪽과 같다. 정월에 꽃이 피며, 꽃은 여뀌와 비슷하다. 그 지역 사람들이 꽃봉오리째 따서 연지분을 만드는데, 잇꽃처럼 비단을 물들일 수도 있다.” 49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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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는 산에서 나는 연지꽃의 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다. 이는 바로 단공로(段公路)<ref>단공로(段公路):?~?. 당대(唐代)의 학자로, 《북호록(北戶錄)》을 지었다. 《신당서》 <예문지>에서는 단공로가 단문창(段文昌, ?~?)의 손자이자 단성식(段成式, ?~863)의 아들이며, 단안절(段安節)의 동생이라고 했다.</ref>가 《북호록(北戶錄)》에서 말한 “단주(端州) 산간에 꽃이 떨기로 나는데, 잎은 쪽과 같다. 정월에 꽃이 피며, 꽃은 여뀌와 비슷하다. 그 지역 사람들이 꽃봉오리째 따서 연지분을 만드는데, 잇꽃처럼 비단을 물들일 수도 있다.” <ref>《北户録》 卷3 <山花燕支>.</ref>라 한 것이다.
또 다른 한 종류는 산유화(山榴花)의 즙으로 만든 것이다. 정건(鄭虔)50의 《호본초(胡本草)》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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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한 종류는 산유화(山榴花)의 즙으로 만든 것이다. 정건(鄭虔)<ref>정건(鄭虔):705~764. 중국 당대의 문인으로, 두보와 이백의 벗이다. 종이 대신 자은사(慈恩寺) 감잎에 글씨 연습을 했으며, 산수를 잘 그렸다.</ref>의 《호본초(胡本草)》에 실려 있다.
 
나머지 한 종류는 자광(紫𨥥)【
 
나머지 한 종류는 자광(紫𨥥)【
안 광(𨥥)은 광(鑛)의 옛 글자이다. 본초서에서 자광은 일명 ‘석린지(錫恡脂)’라 했고, 이시진은 “이것은 페르시아의 은광(銀鑛)51이다.” 52라 했으며, 자서(字書)에서는 “단사가 청양(靑陽)한 기운을 받아 비로소 광석(𨥥石, 자광)이 생기고 200년 동안 단사를 이루어 청녀(靑女)53를 낳는다.” 54고 했다.】으로 솜을 물들여 만드는 것으로, ‘호연지(胡燕脂)’라 한다. 이순(李珣)55의 《남해약보(南海藥譜)》에 실려 있다. 지금 남쪽 사람들은 대부분 자광연지를 사용하는데, 민간에서 ‘자경(紫梗)’이라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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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광(𨥥)은 광(鑛)의 옛 글자이다. 본초서에서 자광은 일명 ‘석린지(錫恡脂)’라 했고, 이시진은 “이것은 페르시아의 은광(銀鑛)<ref>은광(銀鑛):은을 함유한 광석.</ref>이다.” 52<ref>《本草綱目》 卷8 <金石部> “錫吝脂”, 464쪽.</ref>라 했으며, 자서(字書)에서는 “단사가 청양(靑陽)한 기운을 받아 비로소 광석(𨥥石, 자광)이 생기고 200년 동안 단사를 이루어 청녀(靑女)<ref>청녀(靑女):서리[霜]를 맡아 다스린다는 신으로, 중국 신화에 따르면 청녀가 출현해야 서리나 눈이 내린다고 한다. ‘청소옥녀(靑霄玉女)’의 줄임말이다.</ref>를 낳는다.” <ref>《本草綱目》 卷8 <金石部> “硃砂銀”, 465쪽.</ref>고 했다.】으로 솜을 물들여 만드는 것으로, ‘호연지(胡燕脂)’라 한다. 이순(李珣)<ref>이순(李珣):855?~930?. 오대(五代) 전촉(前蜀)의 사인(詞人, 시문을 짓는 사람)으로, 천거되어 왕연의 조정에서 관직을 지내다가 전촉이 망한 뒤에는 더 이상 벼슬하지 않고 은거했다. 저서에 시집 《경요집(璟瑤集)》과 의학서인 《해약본초(解藥本草)》가 있다. 《해약본초》는 송나라 당신미(唐愼微)의 《증류본초(證類本草)》와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 편찬에 기여했다.</ref>의 《남해약보(南海藥譜)》에 실려 있다. 지금 남쪽 사람들은 대부분 자광연지를 사용하는데, 민간에서 ‘자경(紫梗)’이라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지금 연경에서 수입한 솜연지[綿燕脂]는 단청하는 사람들이 매번 조금씩 물에 담가 즙을 내 선홍색으로 만드는데, 아마도 자광연지인 것 같다.】《본초강목》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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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경에서 수입한 솜연지[綿燕脂]는 단청하는 사람들이 매번 조금씩 물에 담가 즙을 내 선홍색으로 만드는데, 아마도 자광연지인 것 같다.】《본초강목》<ref>《本草綱目》 卷15 <草部> “燕脂”, 968~969쪽.</ref>
 
   
 
   
<ref>《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58쪽.</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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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85~287쪽.</ref>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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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4일 (금) 11:13 판

내용

5) 연지(燕脂)[1]
연지에는 네 종류가 있다. 잇꽃[紅藍花]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 것이 바로 《소악연의(蘇鶚演義)》46[2]에서 말하는 연지인데, 잎은 삽주 같고 꽃은 부들 같으며, 서방에서 난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홍람(紅藍)이라 하는데, 분을 물들여 부인들의 얼굴에 바르는 것이다.【 안 제조법은 《만학지》에 상세히 보인다.[3]】 다른 종류는 산에서 나는 연지꽃의 즙으로 분을 물들여 만든다. 이는 바로 단공로(段公路)[4]가 《북호록(北戶錄)》에서 말한 “단주(端州) 산간에 꽃이 떨기로 나는데, 잎은 쪽과 같다. 정월에 꽃이 피며, 꽃은 여뀌와 비슷하다. 그 지역 사람들이 꽃봉오리째 따서 연지분을 만드는데, 잇꽃처럼 비단을 물들일 수도 있다.” [5]라 한 것이다. 또 다른 한 종류는 산유화(山榴花)의 즙으로 만든 것이다. 정건(鄭虔)[6]의 《호본초(胡本草)》에 실려 있다. 나머지 한 종류는 자광(紫𨥥)【 안 광(𨥥)은 광(鑛)의 옛 글자이다. 본초서에서 자광은 일명 ‘석린지(錫恡脂)’라 했고, 이시진은 “이것은 페르시아의 은광(銀鑛)[7]이다.” 52[8]라 했으며, 자서(字書)에서는 “단사가 청양(靑陽)한 기운을 받아 비로소 광석(𨥥石, 자광)이 생기고 200년 동안 단사를 이루어 청녀(靑女)[9]를 낳는다.” [10]고 했다.】으로 솜을 물들여 만드는 것으로, ‘호연지(胡燕脂)’라 한다. 이순(李珣)[11]의 《남해약보(南海藥譜)》에 실려 있다. 지금 남쪽 사람들은 대부분 자광연지를 사용하는데, 민간에서 ‘자경(紫梗)’이라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안 지금 연경에서 수입한 솜연지[綿燕脂]는 단청하는 사람들이 매번 조금씩 물에 담가 즙을 내 선홍색으로 만드는데, 아마도 자광연지인 것 같다.】《본초강목》[12]

[13]


각주

  1. 연지燕脂:여자가 화장할 때 입술이나 뺨에 찍는 붉은 염료.
  2. 《소악연의(蘇鶚演義)》:당(唐)의 소악(蘇鶚)이 지은 책으로, 모두 10권이다. 최표(崔豹)가 명물(名物)을 고증하여 엮은 책인 《고금주(古今注)》와 성격이 비슷하다.
  3. 《만학지》 권5 <기타 초목류> “잇꽃(홍화)” ‘제조’.
  4. 단공로(段公路):?~?. 당대(唐代)의 학자로, 《북호록(北戶錄)》을 지었다. 《신당서》 <예문지>에서는 단공로가 단문창(段文昌, ?~?)의 손자이자 단성식(段成式, ?~863)의 아들이며, 단안절(段安節)의 동생이라고 했다.
  5. 《北户録》 卷3 <山花燕支>.
  6. 정건(鄭虔):705~764. 중국 당대의 문인으로, 두보와 이백의 벗이다. 종이 대신 자은사(慈恩寺) 감잎에 글씨 연습을 했으며, 산수를 잘 그렸다.
  7. 은광(銀鑛):은을 함유한 광석.
  8. 《本草綱目》 卷8 <金石部> “錫吝脂”, 464쪽.
  9. 청녀(靑女):서리[霜]를 맡아 다스린다는 신으로, 중국 신화에 따르면 청녀가 출현해야 서리나 눈이 내린다고 한다. ‘청소옥녀(靑霄玉女)’의 줄임말이다.
  10. 《本草綱目》 卷8 <金石部> “硃砂銀”, 465쪽.
  11. 이순(李珣):855?~930?. 오대(五代) 전촉(前蜀)의 사인(詞人, 시문을 짓는 사람)으로, 천거되어 왕연의 조정에서 관직을 지내다가 전촉이 망한 뒤에는 더 이상 벼슬하지 않고 은거했다. 저서에 시집 《경요집(璟瑤集)》과 의학서인 《해약본초(解藥本草)》가 있다. 《해약본초》는 송나라 당신미(唐愼微)의 《증류본초(證類本草)》와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 편찬에 기여했다.
  12. 《本草綱目》 卷15 <草部> “燕脂”, 968~969쪽.
  13.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85~2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