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우물"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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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일 (목) 23:17 기준 최신판

내용

1) 깊은 우물 쌓는 법

책문(柵門)[1]에 들어간 뒤에 우물을 보니 우물을 모두 벽돌로 쌓았다. 또 통돌을 갈아 우물 덮개를 만들고서 덮개의 양옆을 뚫어 두레박만 겨우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이는 사람이 떨어져 빠지는 사고를 예방하고 이와 더불어 티끌이나 흙을 막기 위함이다. 또 물의 본성이 원래 음기(陰氣)이므로 양기(陽氣)를 막아 활수(活水, 흐르는 물)를 얻기 위함이다. 우물 덮개 위에는 녹로(轆轤)[2]를 설치해서 그 아래로 쌍두레박줄을 내린다. 버드나무를 잇대어서 두레박을 만드는데, 그 모양이 표주박과 비슷하지만 깊이는 더 깊다. 이렇게 만든 두레박은 한쪽은 올라오고 한쪽은 내려가기 때문에 종일 물을 길어도 힘들지 않다.
【안 돌 덮개는 잘 고정되기에 티끌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우물 속에 벌레나 뱀이 자리를 차지하거나 오물이 들어가도 다 세밀히 살필 수 없는 일이 걱정되니 좋은 제도가 아니다. 티끌이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면 우물 주변 삼면에다 높이가 0.5인(仞)[3]인 담을 둘러쌓은 뒤 그 위에 얇은 돌판을 덮고 앞면만 터서 물 긷는 데 편하게 하면 된다. 앞면에는 나무 난간을 만들어 사람이나 가축이 우물에 떨어져 빠지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열하일기》[4][5]


2) 얕은 우물 쌓는 법

산 아래의 숨어 있는 샘[6] 가운데 돌구덩이 속에서 나오는 샘에는 우물 쌓는 벽돌을 쓰지 않는다. 다만 땅의 평평한 면에다 삼면에 벽돌을 쌓아 높이가 몇 척이 되면 멈추고 그 위에 돌판을 덮어 티끌이나 흙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만약 평지의 모래흙 속에서 나오는 샘이라면 샘의 근원까지 우물 벽돌을 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물을 쌓는 데는 깊이에 관계없이 벽돌이 돌보다 낫다. 그 이유는 회반죽으로 벽돌들을 붙이면 흡사 전체를 벽돌로 구워 만든 듯하여 돌로 쌓아서 생긴 틈새로 여기저기 어지럽게 바깥 물이 스며드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금화경독기》[7][8]


3) 평지 우물 쌓는 법

우물이 평지에 있을 때는 벽돌을 반드시 높게 쌓아서 땅의 평평한 면보다 1~2척 높게 올라오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모양이 마치 통을 땅에 묻고 그 윗머리만 내놓은 형상과 같으니, 이는 괸 물이 우물로 흘러드는 일을 막기 위함이다. 만약 평지에서 솟아나는 샘에서 물이 솟아올라 구덩이를 채우며 흘러내리면 우물 앞부터 도랑을 깊게 만들어야 한다. 이때 도랑은 땅의 높이에 따라 깊이를 더하거나 빼되, 물동이를 뒤집어 놓은 모습처럼 경사를 만들어 물이 쉽게 빠지게 해야 하니, 해마다 1번씩 도랑을 치워 준다. 만약 도랑에 모래나 진흙이 앙금이 져서 괸 물이 역류하여 넘치면 혼탁한 물이 우물에 들어가서 먹을 수 없게 될 것이다.《금화경독기》[9][10]


4) 기타 우물 파는 법

우물 파는 법에는 다음의 5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땅 고르기이다. 산기슭이 가장 좋은데, 그곳에는 숨어 있는 샘물이 나오고 음양이 알맞아 원림(園林)이나 가옥이 있을 곳이다. 햇빛을 향하는 곳이 다음으로 좋고, 넓은 들이 그다음으로 좋다. 산허리의 경우 양지를 차지하면 물이 너무 뜨겁고 음지를 차지하면 너무 차기 때문에 가장 나쁘다. 우물을 뚫으려는 사람은 샘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핀 뒤에 우물 자리를 피해야 할지 잡아야 할지를 짐작하여 헤아린다.
둘째는 깊이 측량이다. 우물과 강은 지맥(地脈)이 관통하니 이들의 물 깊이는 반드시 같다. 이제 우물을 얼마나 깊이 파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날이 가물거나 장마 들 때 강물이 이르는 곳을 헤아려 깊이를 얼마나 더할지를 측량하여 척도로 삼아야 한다. 이때 우물이 강물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는 상관없다.
셋째는 진기(震氣, 독가스)[11] 피하기이다. 땅속의 맥은 맥락이 서로 통하여 가스가 은밀히 다닌다. 이런 가스가 강제로 밀려 농도가 짙어졌다가 사람에게 들어가면 사람의 아홉 구멍이 모두 막혀 정신이 혼미하고 답답해져서 죽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가스는 산골 높은 지대에 많고 ‘못이 많은 지역[澤國]’[12]에는 드물다. 이는 지진(地震)으로 말미암은 현상이기 때문에 “진기”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우물을 뚫다 이런 상황을 만나 가스가 쉭 하고 사람을 치는 느낌이 들면 빨리 일어나 그 자리를 피한 뒤 가스가 다 빠져나가면 다시 내려가서 뚫는다. 가스가 다 빠졌는지 알아보려면 등불을 줄에 매달아서 내려 보면 된다. 불이 꺼지지 않으면 가스가 다 빠진 상태이다.
넷째는 샘의 수맥 살피기이다. 일반적으로 우물이나 샘을 팔 때는 물이 나오는 곳을 보고 그곳의 흙색을 분별한다. 흙이 만약 붉은 찰흙이면 거기서 나오는 물은 맛이 나쁘다.【붉은 찰흙은 찰흙의 일종으로, 벽돌이나 기와를 만드는 데 적합한 흙이 이것이다.】 만약 흩어지는 모래흙이면 물맛이 약간 싱겁다. 만약 빛깔이 검고 기름진 흙이면 물맛이 좋다.【검고 기름진 흙은 색이 검고 약간 찰지다.】 만약 모래 속에 잔돌이 섞여 있는 흙이면 그 물맛이 가장 좋다.
다섯째는 물 맑게 하기이다. 우물 바닥을 만들 때 나무를 쓰면 가장 나쁘고 벽돌이 그다음이고 돌이 그다음이며 납이 가장 좋다.【안 《거가필용》에서 “납 10근 남짓을 우물 속에 넣어 두면 물이 맑으면서 달다.”[13]라고 했다.】 바닥을 다 만들고 다시 여기에 잔돌을 1~2척 두께로 깔아 주면 물을 맑게 하면서 맛을 좋게 할 수 있다. 만약 우물이 크면 그 속에 금붕어나 붕어를 몇 마리 넣어 물맛을 좋게 할 수 있는데, 이는 물고기가 물벌레와 흙, 찌꺼기를 먹어 없애기 때문이다.《태서수법》[14][15]


일반적으로 우물을 뚫을 때 강이나 바다에 가까운 곳에서는 반드시 강바람이 우물 쪽으로 불어오는 날을 택하여 뚫으면 바람이 강물을 불어 샘의 수맥으로 들어가게 하므로 물이 반드시 달아진다. 그러지 않고 바닷바람이 우물 쪽으로 불어오는 날 뚫으면 바람이 바닷물을 불어 샘 수맥으로 들어가게 하므로 물이 반드시 짜진다. 이 말은 예컨대 강이 우물의 서남쪽에 있고, 이날 서남풍이 불면 우물을 뚫으라는 뜻이다.《거가필용》[16][17]


우물 주변에 나무를 심어 나무가 우물을 덮게 해서는 안 되니, 밤을 보내는 참새가 샘을 더럽히는 일을 싫어하기 때문이다.[18] 우물 입구에는 돌이나 난간 등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우물로 떨어지는 사고를 막는다.《증보산림경제》[19][20]


5) 나무를 가설하여 샘물을 끌어오는 법

나무를 쪼개 허공에 걸쳐 산의 샘물을 멀리서 끌어와 부엌 주변까지 물을 대는 일 또한 수고를 많이 줄인다.【안 임홍(林洪)[21]의 《산가청사(山家淸事)》에 대나무를 갈라 샘물을 끌어오는 법이 있는데, 이 방법은 《이운지》에 자세히 나오니[22] 이와 더불어 참고할 만하다.[23]】《증보산림경제》[24][25]


6) 단정(丹井)[26] 뚫는 법

단정(丹井)은 깊고 좁게 뚫는다. 흰색과 자색의 석영·종유석·옥돌 가루·주사·자석 같은 종류를 그 속에 넣어 두면 몸을 보양해 주고 오래 살게 하는 효과가 있다.《산림경제보》[27][28]


7) 우물의 부글거림을 없애는 법

우물에서 동쪽으로 360보(步) 거리 안에서 푸른 돌 하나를 구하여 술에 달인 다음 우물 속에 놓아 두면 부글거림이 즉시 그친다.《거가필용》[29][30]


각주

  1. 책문(柵門):조선과 청의 국경으로 현재 요령성(遼寧省) 봉성시(鳳城市) 지역. 사신의 왕래와 무역이 이루어졌다.
  2. 녹로(轆轤):두레박과 두레박을 묶어서 우물물을 퍼 올리는 기구. 《본리지》 권12 〈그림으로 보는 관개 시설〉 상 “녹로”에 나온다.
  3. 인(仞):높이나 깊이의 단위로, 1인에 대해서는 4척・7척・8척 등 여러 설이 있다.
  4. 《熱河日記》 〈渡江錄〉 “二十七日”
  5.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0~201쪽.
  6. 산……샘:원문의 “山下蒙泉”은 《주역(周易)》 몽괘(蒙卦) 대상전(大象傳)에 보이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산 아래서 샘이 나오는 괘가 몽(蒙)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과감히 행하고 덕을 기른다.(山下出泉, 蒙, 君子以果行育德.)”
  7. 출전 확인 안 됨.
  8.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2~202쪽.
  9. 출전 확인 안 됨.
  10.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2쪽.
  11. 진기(震氣):이산화탄소(CO2)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農政全書校註》, 520쪽 주21.
  12. 못이 많은 지역[澤國]:강이나 호수가 넓게 분포한 나라나 지역.
  13.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3쪽).
  14. 《泰西水法》 卷4 〈水法附餘〉.
  15.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2~205쪽.
  16.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3~134쪽).
  17.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5쪽.
  18. 버클리본에는 이 기사에 다음과 같은 두주가 있다. “‘밤을 보내는 참새’ 운운한 곳에는 반드시 출처가 있을 것이니, 서적을 살펴보아야 한다.(宿雀云云必有出處, 當考書.)” 《증보산림경제》에 실린 내용에 참고한 출처가 있을 것으로 저자가 추측하고 있는 부분이다.
  19. 《增補山林經濟》 卷1 〈卜居〉 “天井”(《農書》 3, 41쪽).
  20.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5~206쪽.
  21. 임홍(林洪):?~?. 송대의 문인. 복건 출신으로 《궁사백수(宮詞百首)》 등의 작품을 남겼다.
  22. 《이운지》 권1 〈임원의 정원〉 “샘물 끌어들이는 법”.
  23. 《본리지》 권12 〈그림으로 보는 관개도보〉 상 “연통” 및 “가조”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
  24. 《增補山林經濟》 卷1 〈卜居〉 “天井”(《農書》 3, 41쪽).
  25.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6쪽.
  26. 단정(丹井):단사(丹砂, 수은으로 구성된 황화 광물) 성분이 우러나오게 하는 우물
  27. 출전 확인 안 됨.
  28.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6쪽.
  29. 《居家必用》 丁集 〈井竈〉(《居家必用事類全集》, 134쪽).
  30.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