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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은 손에 잘 맞는 것이 좋다. 소나 다른 짐승의 힘줄・뿔・대나무・나무 등의 재료를 결합한 뒤에야 활이 만들어지는데, 그중 하나라도 좋지 않은 재료가 있으면 결코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궁태(弓胎)에 쓰는 대나무는 속까지 충분히 말려야 하고, 활고자를 만들 때는 두상(杜桑)이 좋으니, 사상(沙桑)은 쓰지 말아야 한다.<ref>두상(杜桑)이……한다:‘두상’과 ‘사상’은 뽕나무의 일종으로, 두상은 나무가 치밀하고 무늬가 섬세한 반면에 사상은 거칠면서 무늬가 조잡하다.</ref> 활이 하나의 재질로 만든 것처럼 서로 잘 배합되면활의 성질이 조화를 이루어서 화살을 쏘았을 때 곧게 날아간다.<br/> | 활은 손에 잘 맞는 것이 좋다. 소나 다른 짐승의 힘줄・뿔・대나무・나무 등의 재료를 결합한 뒤에야 활이 만들어지는데, 그중 하나라도 좋지 않은 재료가 있으면 결코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궁태(弓胎)에 쓰는 대나무는 속까지 충분히 말려야 하고, 활고자를 만들 때는 두상(杜桑)이 좋으니, 사상(沙桑)은 쓰지 말아야 한다.<ref>두상(杜桑)이……한다:‘두상’과 ‘사상’은 뽕나무의 일종으로, 두상은 나무가 치밀하고 무늬가 섬세한 반면에 사상은 거칠면서 무늬가 조잡하다.</ref> 활이 하나의 재질로 만든 것처럼 서로 잘 배합되면활의 성질이 조화를 이루어서 화살을 쏘았을 때 곧게 날아간다.<br/> | ||
수도에서 제작한 상태궁(桑胎弓, 뽕나무로 만든 활)은 먼저 힘줄과 나무를 붙인 뒤에 뿔 표면을 배합해서 강약을 조절하였기에, ‘반태궁(盤胎弓, 궁태에 뿔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이라고 하며, 가장 좋은 활이다. 그다음으로는 정각면궁(正角面弓, 뿔의 가운데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인데, 만약 뿔의 옆쪽 표면으로 만들면 아래로 꺼져서 줌통이 어긋나기 쉬운 결점이 있다. 뿔의 가운데 표면인지 옆쪽 표면인지를 살피려면 뿔의 무늬를 분변해야 하니, 좋은 활을 얻으려면 명장(名匠)을 찾아가야 한다. | 수도에서 제작한 상태궁(桑胎弓, 뽕나무로 만든 활)은 먼저 힘줄과 나무를 붙인 뒤에 뿔 표면을 배합해서 강약을 조절하였기에, ‘반태궁(盤胎弓, 궁태에 뿔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이라고 하며, 가장 좋은 활이다. 그다음으로는 정각면궁(正角面弓, 뿔의 가운데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인데, 만약 뿔의 옆쪽 표면으로 만들면 아래로 꺼져서 줌통이 어긋나기 쉬운 결점이 있다. 뿔의 가운데 표면인지 옆쪽 표면인지를 살피려면 뿔의 무늬를 분변해야 하니, 좋은 활을 얻으려면 명장(名匠)을 찾아가야 한다. |
2020년 11월 23일 (월) 17:39 판
내용
1) 활 만드는 법[造弓法][1]
활은 손에 잘 맞는 것이 좋다. 소나 다른 짐승의 힘줄・뿔・대나무・나무 등의 재료를 결합한 뒤에야 활이 만들어지는데, 그중 하나라도 좋지 않은 재료가 있으면 결코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궁태(弓胎)에 쓰는 대나무는 속까지 충분히 말려야 하고, 활고자를 만들 때는 두상(杜桑)이 좋으니, 사상(沙桑)은 쓰지 말아야 한다.[2] 활이 하나의 재질로 만든 것처럼 서로 잘 배합되면활의 성질이 조화를 이루어서 화살을 쏘았을 때 곧게 날아간다.
수도에서 제작한 상태궁(桑胎弓, 뽕나무로 만든 활)은 먼저 힘줄과 나무를 붙인 뒤에 뿔 표면을 배합해서 강약을 조절하였기에, ‘반태궁(盤胎弓, 궁태에 뿔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이라고 하며, 가장 좋은 활이다. 그다음으로는 정각면궁(正角面弓, 뿔의 가운데 표면을 붙여서 만든 활)인데, 만약 뿔의 옆쪽 표면으로 만들면 아래로 꺼져서 줌통이 어긋나기 쉬운 결점이 있다. 뿔의 가운데 표면인지 옆쪽 표면인지를 살피려면 뿔의 무늬를 분변해야 하니, 좋은 활을 얻으려면 명장(名匠)을 찾아가야 한다.
아교를 쓸 때에는 아교 농도가 너무 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없이 찧어 아교를 만들되, 완전히 풀어질 정도로 찧어서 미세하고 매끄러우며 희고 맑은 아교를 삼베로 쥐어 짜내는 것이 핵심이다. 궁태는 얇아야 하고 양쪽 활고자는 가늘면서 작아야지 거칠면서 커서는 안 된다.
활머리[腦, 삼사미]는 단단하면서 강하고 충실해야 하며, 얇고 좁은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활머리가 얇으면 화살을 쏠 때에 힘이 부족하고, 좁으면 휘청거려 활이 뒤집히면서 활시위를 걸지않은 원래 상태로 쉽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뿔 표면의 무늬는 서로 대칭으로 단정해야 하고, 늙고 검은 뿔을 써야지 어리고 검은 뿔을 써서는 안 된다. 활의 길이는 4.1~4.2척으로 기준을 삼는다.
힘줄은 긴 것, 가느다란 것, 굵기가 고른 것을 귀하게 여긴다. 또 지나치게 많아서는 안 되는데, 힘줄이 너무 많으면 원래 상태로 쉽게 돌아온다. 불로 힘줄의 속까지 건조시키지 않으면 쉽게 느슨해지며, 불에다 너무 말려도 힘줄이 쉽게 일어난다. 만약 힘줄이 지나치게 적으면 활이 또한 쉽게 약해져서 활을 쏘아도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이렇듯 힘줄과 뿔은 서로 배합이 잘 맞아야 한다.
대림[弝底][3]은 평평하면서 굳세야 하니, 너무 튀어나와서는 안 되며, 부드러워서 꺾이거나 함몰되어도 안 된다. 줌통의 굵기는 중간 정도로 알맞은 것이 중요하다. 대림끝[弝眼]과 오금[脅道]은 고르게 가지런하고, 대소[弓心][4]와 양쪽 활머리가 서로 잘 어울리면, 활이 비록 약하더라도 활시위의 소리는 조화롭게 맑고, 성질이 비록 강해도 대림과 손바닥이 서로 조화되어서 어그러지지 않는다. 처음 호구에 끼운 화살을 당길 때는 꽉 조이게 해야 하고 점점 가득 당길수록 편안하게 느껴져야 과녁을 겨눌 때 팔꿈치가 떨려서 갑자기 발사되는 일이 없다. 호구를 조이면 화살은 수평을 이루면서 더 멀리 날아간다. 만약 가득 당겼는데도 과녁을 제대로 겨눌 수 없어서 화살이 높게 날아가지만 오히려 과녁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는 모두 대림이 단단하고 호구가 느슨하기 때문이다.
활은 오래 말리고 줄칼로 깨끗하게 갈아서 좋은 활시위를 짝을 맞추어 걸어 준다. 날마다 활을 팽팽하게 벌렸다가 느슨하게 풀었다가 하면서 그 성질이 안정되기를 기다려 활의 장점과 단점을 구별한 후에 자작나무의 껍질로 싼다.[5] 활은 많이 가지고 있어야 좋으니, 바꿔 가면서 연습하여 손에 익히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혹시 활을 많이 가질 수 없더라도, 또한 마땅히 힘써서 연습하고 손에 익혀야 한다.《무경회해》[6]활시위는 사슴 가죽으로 만든 것이 상품(上品)이고, 실로 만든 시위는 그다음이며, 소가죽이나 양의 창자는 모두 사용할 수 없다. 시위는 활의 힘과 서로 어울려야만 하니, 길이가 너무 길거나 짧아도 안 되고 굵기가 너무 굵거나 얇아도 안된다. 활이 길면 시위와 줌통 간격이 0.7척이고, 활이 짧으면 시위와 줌통 간격이 0.65척이다. 만약 시위가 길어서 호구가 느슨해지면 화살을 쏠 때에 떨리고 흔들려 잘 조준되지 않는다.《무경회해》[7][8]
활에는 ‘6가지 좋은 점[六善]’이 있다. 첫째는 크기가 작으면서도 성질이 강한 것이다. 둘째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것이다. 셋째는 오래 쏘아도 힘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넷째는 춥거나 덥거나 힘이 한결같은 것이다. 다섯째는 활시위 소리가 맑으면서 실한 것이다. 여섯째는 한번 시위를 얹으면 바로 반듯해지는 것이다. 다루는 방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활이 크기가 작으면 활시위를 얹기 쉽고 활 수명이 길지만, 강하지 못할까 걱정된다. 활을 강하게 만드는 핵심은 힘줄을 다루는 방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날것일 때 길이가 1척인 힘줄은 건조하면 절반으로 주는데, 아교를 녹인 물에 적셔 주면서 빗질을 하면 1척 길이로 돌아온다. 그런 뒤에 쓰면 힘줄의 힘이 이미 다했으므로 다시 늘어나거나 느슨해지지 않는다. 그런 다음 활의 재료를 부드럽게 하여 위를 향하도록 휘게 한 뒤에 뿔과 힘줄을 붙인다. 이 두 방법이 힘줄을 다루는 법이다.
일반적으로 활은 절(節)이 짧으면 부드럽지만 ‘탄력이 없다[虛]’. 【허(虛)는 시위를 입술까지 당기면 탄력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절이 길면 튼튼하지만 ‘지나치게 버틴다[柱]’. 【주(柱)는 시위를 입술까지 당기면 나무가 강해서 당겨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절은 줌통 끝에 덧댄 나무로, 길면 지나치게 버티고 짧으면 탄력이 없다.】 절의 길이가 적당하면 활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따라서 활시위 소리도 맑으면서 실하다.
일반적으로 활은, 처음 쏠 때와 날씨가 추울 때에는 활이 강해서 시위를 당기기 힘들다. 활을 오랫동안 쏠 때나 날씨가 더울 때에는 활이 약해져 화살을 감당하지 못하니, 이것은 아교의 결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교는 얇게 써서 힘줄의 힘이 다하도록 해야 한다. 활의 강약은 힘줄에 달려 있지 아교에 달려 있지는 않다. 이것이 활을 오래 쏘아도 힘이 줄어들지 않고 춥거나 덥거나 탄력이 한결같은 이유이다.
활이 반듯하게 되는 이유는 재목 때문이다. 재목을 고르는 법은 그 나뭇결을 자세히 보는 것이다. 나뭇결이 손질해서 바로잡지 않아도 곧아서 먹줄에 맞으면 시위를 얹어도 활이 뒤틀리지 않으니, 이것은 궁인(弓人, 활 만드는 장인)이 잘알아야 할 사항이다.《몽계필담》[9][10]
각주
- ↑ 활 만드는 법[造弓法]:다음은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의 《궁장이》로, 활 만드는 모습의 일부를 잘 보여 준다.
- ↑ 두상(杜桑)이……한다:‘두상’과 ‘사상’은 뽕나무의 일종으로, 두상은 나무가 치밀하고 무늬가 섬세한 반면에 사상은 거칠면서 무늬가 조잡하다.
- ↑ 대림[弝底]:줌통을 구성하는 부분.
- ↑ 대소[弓心]:활채의 속에 댄 대나무.
- ↑ 자작나무의……싼다:자작나무의 껍질은 수분은 통과하지 않으나 공기는 통과하기 때문에 활을 습기로부터 보호하는 데 적당하다.
- ↑ 이 기사의 첫 단락만 《武經射學正宗》 卷下 〈擇物門〉 “弓之材料宜擇” 第3, 46~47쪽에서 확인된다. 그 뒤 내용은 확인 안 됨.
- ↑ 출전 확인 안 됨.
- ↑ 《임원경제지 유예지(林園經濟志 遊藝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199~203쪽.
- ↑ 《夢溪筆談》 卷18 〈技藝〉;《武編》 前集卷5 〈牌〉.
- ↑ 《임원경제지 유예지(林園經濟志 遊藝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03~2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