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금ㆍ검:금안"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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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도에 있을 때 금대(琴臺) 하나를 보았는데, 금대 안에 주석으로 못[池]을 만들고서 그 속에 물을 넣어 물고기를 기르고, 못 위에는 수정판(水晶板)을 금대 상판으로 삼았다. 그 물고기는 수초 속에서 헤엄치다가 마치 물에서 나와 금의 소리를 듣는 듯했으니, 진실로 세상에 드문 물건이다. 《준생팔전》<ref>《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箋〉 中 “論琴” ‘琴窗雜記’(《遵生八牋校注》, 608쪽).</ref><ref>《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44쪽. </ref><br/><br/>
 
내가 수도에 있을 때 금대(琴臺) 하나를 보았는데, 금대 안에 주석으로 못[池]을 만들고서 그 속에 물을 넣어 물고기를 기르고, 못 위에는 수정판(水晶板)을 금대 상판으로 삼았다. 그 물고기는 수초 속에서 헤엄치다가 마치 물에서 나와 금의 소리를 듣는 듯했으니, 진실로 세상에 드문 물건이다. 《준생팔전》<ref>《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箋〉 中 “論琴” ‘琴窗雜記’(《遵生八牋校注》, 608쪽).</ref><ref>《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44쪽. </ref><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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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일 (월) 12:00 기준 최신판

내용

20) 금안(琴案)[1]
금안은 유마양(維摩樣)[2]으로 만들어야 한다. 금안의 다리는 연주하는 사람의 무릎이 걸리지 않도록 무릎과 맞닿는 금안 상판[面] 높이를 2.8척으로 하여 무릎을 그 아래로 넣을 수 있도록 하고, 몸은 앞을 향하도록 한다. 이때 돌로 만든 상판이 가장 좋고, 그다음으로는 견고하면서도 두꺼운 목재로 상판을 만들고 2~3회 회칠(灰漆)하는데, 칠 또한 두껍게 해야 한다. 4개의 다리는 튼튼하면서도 균형이 잘 맞게 해서 다리 사이를 지탱하는 버팀대가 필요 없게 하면 석안(石案, 돌로 만든 금안)과 다를 바 없다.
돌로 만든 상판은 두께가 0.15척 정도 되어야 좋다. 만약 나무로 만든 상판의 두께가 0.2척 이상이 되거나, 큰 측백나무나 큰 대추나무 목재를 구해서 아교로 목재를 붙이지 않고 옻칠하여 붙이면 더욱 빼어나다. 또 지금 사람들이 금탁(琴桌, 높은 탁자) 만드는 일을 살펴보면 간신히 금(琴) 1개를 놓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든다. 하지만 금탁의 너비는 금 4개를 놓을 수 있을 정도로 하고, 길이는 금 길이보다 1/3정도 더 길게 만들어야 하니, 금안에 놓고 연주하여 소리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금안 위에는 절대로 향로와 같은 잡다한 물건을 앞에 두어 금을 가려서는 안 된다. 오자강(吳自强)[3]의 《운산집(雲山集)[4]》에서는 “금안 상판에 작은 수조(水槽)를 만든다.”[5]라 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동천청록》[6][7]

금(琴)을 연주할 때에는 오래된 곽공전(郭公塼)[8]으로서 상안화문(象眼花紋)[9]·방승화문(方勝花紋)[10]이 있고, 하남(河南) 정주(鄭州)에서 나온 좋은 물건을 금대(金臺)에 박아서 쓴다. 길이는 금의 길이보다 1척 더 길고, 높이는 2.8척, 너비는 금 3개를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 견고한 옻을 칠한다. 이 위에서 금을 연주하면 그 소리가 맑고 시원하여 사랑스럽다. 혹은 마노석(瑪瑙石)·남양석(南陽石)[11]·영석(永石)[12]을 박아 놓은 것도 좋다. 《준생팔전》[13][14]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곽공전
상안화문의 사례


내가 수도에 있을 때 금대(琴臺) 하나를 보았는데, 금대 안에 주석으로 못[池]을 만들고서 그 속에 물을 넣어 물고기를 기르고, 못 위에는 수정판(水晶板)을 금대 상판으로 삼았다. 그 물고기는 수초 속에서 헤엄치다가 마치 물에서 나와 금의 소리를 듣는 듯했으니, 진실로 세상에 드문 물건이다. 《준생팔전》[15][16]

각주

  1. 금안(琴案):바닥에 앉은 채 금을 올려놓고 연주할 수 있도록 한 앉은뱅이상. 의자에 앉아서 연주할 때 쓰는 높은 탁자는 따로 금탁(琴卓)이라 한다.
  2. 유마양(維摩樣):유마처럼 앉은 모양. 가부좌를 틀고 있는 모양으로 보인다. 유마(維摩, ?~?)는 2세기경 북인도 바이샤리 지역의 큰 부자였으나, 불교의 진수(眞髓)를 체득한 이후 출가하지 않고 세속에 살면서 불도(佛道)를 실천했다고 한다.
  3. 오자강(吳自强):미상.
  4. 운산집(雲山集):미상.
  5. 금안……만든다:출전 확인 안 됨.
  6. 《洞天淸祿集》 〈古琴辯〉(《叢書集成初編》1552, 5쪽).
  7.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41~442쪽.
  8. 곽공전(郭公塼):벽돌의 한 종류. 속이 비어 있고 길쭉하다. 금 받침으로 쓰면 금의 울림이 좋다.
  9. 상안화문(象眼花紋):코끼리 눈 모양의 무늬. 고대의 벽돌에 많이 나타나며, 마름모꼴 사각형 내부에 눈처럼 원형의 돌기가 있다.
  10. 방승화문(方勝花紋):네모난 고리가 가로세로로 연속해서 이어진 모양의 무늬.
  11. 남양석(南陽石):유황석(硫黄石)이라고도 한다. 중국 명(明)·청(清) 시대에 금탁(琴桌) 등 가구의 주요 재료로 사용하였다.
  12. 영석(永石):기양석(祁陽石)이라고도 한다. 빛깔이 아름다워 가구에 상감하는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13. 《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箋〉 中 “論琴” ‘琴窗雜記’(《遵生八牋校注》,7쪽).
  14.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42~444쪽.
  15. 《遵生八牋》 卷15 〈燕閑淸賞箋〉 中 “論琴” ‘琴窗雜記’(《遵生八牋校注》, 608쪽).
  16.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