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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13) 털버선[毛韤]</strong><br/>
 
《설문해자》에서 “말(韤, 버선)은 발에 신는 것이다. 위(韋)라는 의미를 따르고 멸(蔑)이라는 소리를 낸다.”라 했다. 대개 옛날 사람들은 가죽으로 버선을 만들었는데, 버선에는 반드시 띠가 있어 존경하는 사람을 뵐 때면 버선을 벗었다. 《좌전》 〈애공 25년〉조의 “대부인 저사성자(褚師聲子)<ref>저사성자(褚師聲子):?~?. 춘추시대의 위(衛)나라 대부.</ref>가 버선을 신고 자리에 올랐다.”는 구절에 대한 주석에서“예전에 임금을 뵐 때는 버선을 벗었다.”<ref>《春秋左傳注疏》 卷60 〈哀二十五年〉(《十三經注疏整理本》, 1967쪽).</ref>라 하고, 《사기》 〈장석지전〉의 “왕생(王生)이 ‘나의 버선 끈이 풀어졌군.’이라 했다.”<ref>《史記》 卷102 〈張釋之馮唐列傳〉 第42, 2756쪽.</ref>는 대목들이 이것이다. 오나라 때에 이르러 하소(賀邵)<ref>하소(賀邵):?~?.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일화가 여러 군데에 보인다.</ref>가 몸가짐이나 태도를 아름답게 꾸며서 앉을 때 늘 버선[襪]을 신었기 때문에 자기 발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그를 따라 했다.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직물로 버선을 만들고 버선이라는 글자[韤]도 다시 의(衣) 부수를 따랐다.<ref>버선이라는……따랐다:버선을 뜻하는 한자 말(襪)은 원래 부수가 위(韋)였는데, 버선 재료가 가죽에서 베나 비단으로 변하면서 의(衣), 즉 ‘衤’로 부수가 바뀌었다는 뜻이다.</ref> 하지만 지금의 털버선은 옛날 제도와 비슷하다. 살쾡이나 고양이 가죽으로 안을 대고 무명으로 겉을 싸며, 띠 2개로 정강이를 둘러 교차시켜 묶는다.《금화경독기》<br/>
 
《설문해자》에서 “말(韤, 버선)은 발에 신는 것이다. 위(韋)라는 의미를 따르고 멸(蔑)이라는 소리를 낸다.”라 했다. 대개 옛날 사람들은 가죽으로 버선을 만들었는데, 버선에는 반드시 띠가 있어 존경하는 사람을 뵐 때면 버선을 벗었다. 《좌전》 〈애공 25년〉조의 “대부인 저사성자(褚師聲子)<ref>저사성자(褚師聲子):?~?. 춘추시대의 위(衛)나라 대부.</ref>가 버선을 신고 자리에 올랐다.”는 구절에 대한 주석에서“예전에 임금을 뵐 때는 버선을 벗었다.”<ref>《春秋左傳注疏》 卷60 〈哀二十五年〉(《十三經注疏整理本》, 1967쪽).</ref>라 하고, 《사기》 〈장석지전〉의 “왕생(王生)이 ‘나의 버선 끈이 풀어졌군.’이라 했다.”<ref>《史記》 卷102 〈張釋之馮唐列傳〉 第42, 2756쪽.</ref>는 대목들이 이것이다. 오나라 때에 이르러 하소(賀邵)<ref>하소(賀邵):?~?.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일화가 여러 군데에 보인다.</ref>가 몸가짐이나 태도를 아름답게 꾸며서 앉을 때 늘 버선[襪]을 신었기 때문에 자기 발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그를 따라 했다.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직물로 버선을 만들고 버선이라는 글자[韤]도 다시 의(衣) 부수를 따랐다.<ref>버선이라는……따랐다:버선을 뜻하는 한자 말(襪)은 원래 부수가 위(韋)였는데, 버선 재료가 가죽에서 베나 비단으로 변하면서 의(衣), 즉 ‘衤’로 부수가 바뀌었다는 뜻이다.</ref> 하지만 지금의 털버선은 옛날 제도와 비슷하다. 살쾡이나 고양이 가죽으로 안을 대고 무명으로 겉을 싸며, 띠 2개로 정강이를 둘러 교차시켜 묶는다.《금화경독기》<br/>
겨울철에는 무엇보다도 발을 잘 보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산추(疝墜)<ref>산추(疝墜):고환이나 음낭이 커지면서 아픈 증상. 편추산기(偏墜疝氣)라고도 한다. 《인제지》 권11 〈내외겸인〉 “산기” 참조.</ref>나 적가(積瘕)<ref>적가(積瘕):배 속에 기(氣)가 울체되어 생긴 덩어리. 적취(積聚)의 한 증상이다. 《인제지》 권3 〈내인〉 “적취” 참조.</ref> 증세는 발이 차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紬)를 겹으로 만들어 그 속에 솜을 쟁여 넣은 뒤 촘촘하게 줄지어 누벼【민간에서는 ‘잔누비[細縷飛]’라 부른다.】 버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맨발에 씌워 고정시킨 뒤에 비로소 털버선을 신으면 추운 계절에 발을 따뜻이 하는 데 이보다 나은 의복이 없다.《금화경독기》<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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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무엇보다도 발을 잘 보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산추(疝墜)<ref>산추(疝墜):고환이나 음낭이 커지면서 아픈 증상. 편추산기(偏墜疝氣)라고도 한다. 《인제지》 권11 〈내외겸인〉 “산기” 참조.</ref>나 적가(積瘕)<ref>적가(積瘕):배 속에 기(氣)가 울체되어 생긴 덩어리. 적취(積聚)의 한 증상이다. 《인제지》 권3 〈내인〉 “적취” 참조.</ref> 증세는 발이 차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紬)를 겹으로 만들어 그 속에 솜을 쟁여 넣은 뒤 촘촘하게 줄지어 누벼【민간에서는 ‘잔누비[細縷飛]’라 부른다.】 버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맨발에 씌워 고정시킨 뒤에 비로소 털버선을 신으면 추운 계절에 발을 따뜻이 하는 데 이보다 나은 의복이 없다.《금화경독기》<ref>《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116~117쪽. </ref><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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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3일 (월) 17:02 기준 최신판

내용

13) 털버선[毛韤]
《설문해자》에서 “말(韤, 버선)은 발에 신는 것이다. 위(韋)라는 의미를 따르고 멸(蔑)이라는 소리를 낸다.”라 했다. 대개 옛날 사람들은 가죽으로 버선을 만들었는데, 버선에는 반드시 띠가 있어 존경하는 사람을 뵐 때면 버선을 벗었다. 《좌전》 〈애공 25년〉조의 “대부인 저사성자(褚師聲子)[1]가 버선을 신고 자리에 올랐다.”는 구절에 대한 주석에서“예전에 임금을 뵐 때는 버선을 벗었다.”[2]라 하고, 《사기》 〈장석지전〉의 “왕생(王生)이 ‘나의 버선 끈이 풀어졌군.’이라 했다.”[3]는 대목들이 이것이다. 오나라 때에 이르러 하소(賀邵)[4]가 몸가짐이나 태도를 아름답게 꾸며서 앉을 때 늘 버선[襪]을 신었기 때문에 자기 발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그를 따라 했다.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직물로 버선을 만들고 버선이라는 글자[韤]도 다시 의(衣) 부수를 따랐다.[5] 하지만 지금의 털버선은 옛날 제도와 비슷하다. 살쾡이나 고양이 가죽으로 안을 대고 무명으로 겉을 싸며, 띠 2개로 정강이를 둘러 교차시켜 묶는다.《금화경독기》
겨울철에는 무엇보다도 발을 잘 보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산추(疝墜)[6]나 적가(積瘕)[7] 증세는 발이 차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紬)를 겹으로 만들어 그 속에 솜을 쟁여 넣은 뒤 촘촘하게 줄지어 누벼【민간에서는 ‘잔누비[細縷飛]’라 부른다.】 버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맨발에 씌워 고정시킨 뒤에 비로소 털버선을 신으면 추운 계절에 발을 따뜻이 하는 데 이보다 나은 의복이 없다.《금화경독기》[8]


각주

  1. 저사성자(褚師聲子):?~?. 춘추시대의 위(衛)나라 대부.
  2. 《春秋左傳注疏》 卷60 〈哀二十五年〉(《十三經注疏整理本》, 1967쪽).
  3. 《史記》 卷102 〈張釋之馮唐列傳〉 第42, 2756쪽.
  4. 하소(賀邵):?~?.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일화가 여러 군데에 보인다.
  5. 버선이라는……따랐다:버선을 뜻하는 한자 말(襪)은 원래 부수가 위(韋)였는데, 버선 재료가 가죽에서 베나 비단으로 변하면서 의(衣), 즉 ‘衤’로 부수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6. 산추(疝墜):고환이나 음낭이 커지면서 아픈 증상. 편추산기(偏墜疝氣)라고도 한다. 《인제지》 권11 〈내외겸인〉 “산기” 참조.
  7. 적가(積瘕):배 속에 기(氣)가 울체되어 생긴 덩어리. 적취(積聚)의 한 증상이다. 《인제지》 권3 〈내인〉 “적취” 참조.
  8.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116~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