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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부들자리 [香蒲席] <ref>부들자리[香蒲席]:창포의 일종인 부들의 줄기를 쪼개 엮어 만든 자리이다.</ref><br> | 10) 부들자리 [香蒲席] <ref>부들자리[香蒲席]:창포의 일종인 부들의 줄기를 쪼개 엮어 만든 자리이다.</ref><br> | ||
부들은 물풀로, 창포의 종류이다. 부들을 베어다가 햇볕에 말린 다음 엮어서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칡덩굴을 가져다 껍질을 벗기고 덩굴의 흰 속을 잘게 쪼개 이를 꼬아서 가는 끈을 만든다. 5~6척 되는 나무 막대로 자리틀[織機]을 만들고, 양 끝머리를 짧은 다리로 받친다. 모양은 저울대 같지만 높이가 1척 남짓을 넘지 않는다. 틀 위에 가로로 가지런하게 가는 홈을 새기고 홈마다 1가닥의 칡끈을 붙이며, 끈 끝에는 돌로 만든 추인 고드랫돌<ref>38 고드랫돌:발이나 돗자리 따위를 엮을 때에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조그마한 돌.</ref>을 단다.【고드랫돌은 고석(膏石), 즉 곱돌로 만든다. 곱돌의 모양은 허리 부분은 가늘고 양 머리 부분은 풍만하다. 돌이 없으면 흙을 개어 빚어 만든 다음 종이를 발라 준다.】<ref>자리를 만드는 베틀과 부속품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그림 삽입 예정.</ref> | 부들은 물풀로, 창포의 종류이다. 부들을 베어다가 햇볕에 말린 다음 엮어서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칡덩굴을 가져다 껍질을 벗기고 덩굴의 흰 속을 잘게 쪼개 이를 꼬아서 가는 끈을 만든다. 5~6척 되는 나무 막대로 자리틀[織機]을 만들고, 양 끝머리를 짧은 다리로 받친다. 모양은 저울대 같지만 높이가 1척 남짓을 넘지 않는다. 틀 위에 가로로 가지런하게 가는 홈을 새기고 홈마다 1가닥의 칡끈을 붙이며, 끈 끝에는 돌로 만든 추인 고드랫돌<ref>38 고드랫돌:발이나 돗자리 따위를 엮을 때에 날을 감아 매어 늘어뜨리는 조그마한 돌.</ref>을 단다.【고드랫돌은 고석(膏石), 즉 곱돌로 만든다. 곱돌의 모양은 허리 부분은 가늘고 양 머리 부분은 풍만하다. 돌이 없으면 흙을 개어 빚어 만든 다음 종이를 발라 준다.】<ref>자리를 만드는 베틀과 부속품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그림 삽입 예정.</ref> | ||
− | <br>부들을 틀에 끼울 때마다 좌우로 추를 넘겨가며 짠다. 비늘처럼 빽빽하게 짠 길이가 10척 남짓 되면 자리 1개가 만들어진다. 자리 1개에 50~60줄을 배열한 것을 상급으로 치고, 30~40줄을 놓은 것을 하급으로 친다. 요즘 농가에서는 집마다 틀을 1대씩 두고, 늙고 병들거나 또는 문 약하여 노동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들자리 짜기를 일거리로 삼는다. 강화와 교동 등의 지역에서 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숭양(嵩陽)<ref>숭양(嵩陽):낙양(洛陽) 남쪽 숭양(嵩陽) 지역으로 보인다.</ref> 사람들 또한 잘 만든다. 연안 사람들은 창포를 가져다가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혀 은처럼 희게 한 뒤 50~60줄의 자리 를 엮어 만드는데, 하얗고 깨끗해 사랑스럽다. 북관(北關, 함경도) 사람들은 귀리짚으로 자리를 짜는데 색이 황금 같으니, 모두 좋은 제품이다. 매자기자리(형삼릉석) 같은 것은 곳곳에 있는데, 부들에 비해 상당히 질기지만, 따뜻함과 부드러움은 부들보다 뒤떨어진다.《금화경독기》 | + | <br>부들을 틀에 끼울 때마다 좌우로 추를 넘겨가며 짠다. 비늘처럼 빽빽하게 짠 길이가 10척 남짓 되면 자리 1개가 만들어진다. 자리 1개에 50~60줄을 배열한 것을 상급으로 치고, 30~40줄을 놓은 것을 하급으로 친다. 요즘 농가에서는 집마다 틀을 1대씩 두고, 늙고 병들거나 또는 문 약하여 노동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들자리 짜기를 일거리로 삼는다. 강화와 교동 등의 지역에서 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숭양(嵩陽)<ref>숭양(嵩陽):낙양(洛陽) 남쪽 숭양(嵩陽) 지역으로 보인다.</ref> 사람들 또한 잘 만든다. 연안 사람들은 창포를 가져다가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혀 은처럼 희게 한 뒤 50~60줄의 자리 를 엮어 만드는데, 하얗고 깨끗해 사랑스럽다. 북관(北關, 함경도) 사람들은 귀리짚으로 자리를 짜는데 색이 황금 같으니, 모두 좋은 제품이다. 매자기자리(형삼릉석) 같은 것은 곳곳에 있는데, 부들에 비해 상당히 질기지만, 따뜻함과 부드러움은 부들보다 뒤떨어진다.《금화경독기》<ref>《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25~227쪽.</r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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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3일 (금) 16:37 기준 최신판
내용
10) 부들자리 [香蒲席] [1]
부들은 물풀로, 창포의 종류이다. 부들을 베어다가 햇볕에 말린 다음 엮어서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칡덩굴을 가져다 껍질을 벗기고 덩굴의 흰 속을 잘게 쪼개 이를 꼬아서 가는 끈을 만든다. 5~6척 되는 나무 막대로 자리틀[織機]을 만들고, 양 끝머리를 짧은 다리로 받친다. 모양은 저울대 같지만 높이가 1척 남짓을 넘지 않는다. 틀 위에 가로로 가지런하게 가는 홈을 새기고 홈마다 1가닥의 칡끈을 붙이며, 끈 끝에는 돌로 만든 추인 고드랫돌[2]을 단다.【고드랫돌은 고석(膏石), 즉 곱돌로 만든다. 곱돌의 모양은 허리 부분은 가늘고 양 머리 부분은 풍만하다. 돌이 없으면 흙을 개어 빚어 만든 다음 종이를 발라 준다.】[3]
부들을 틀에 끼울 때마다 좌우로 추를 넘겨가며 짠다. 비늘처럼 빽빽하게 짠 길이가 10척 남짓 되면 자리 1개가 만들어진다. 자리 1개에 50~60줄을 배열한 것을 상급으로 치고, 30~40줄을 놓은 것을 하급으로 친다. 요즘 농가에서는 집마다 틀을 1대씩 두고, 늙고 병들거나 또는 문 약하여 노동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들자리 짜기를 일거리로 삼는다. 강화와 교동 등의 지역에서 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숭양(嵩陽)[4] 사람들 또한 잘 만든다. 연안 사람들은 창포를 가져다가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혀 은처럼 희게 한 뒤 50~60줄의 자리 를 엮어 만드는데, 하얗고 깨끗해 사랑스럽다. 북관(北關, 함경도) 사람들은 귀리짚으로 자리를 짜는데 색이 황금 같으니, 모두 좋은 제품이다. 매자기자리(형삼릉석) 같은 것은 곳곳에 있는데, 부들에 비해 상당히 질기지만, 따뜻함과 부드러움은 부들보다 뒤떨어진다.《금화경독기》[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