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하안거
내용
16) 4월 보름의 결하(結夏, 하안거 시행)
4월 15일은 승려들이 사찰에 가서 괘탑(挂塔, 방에 들어가 머무름)하는데, 이를 ‘결하(結夏)’라 한다. 대개 이때는 초목이 자라고 양육되는 여름의 절기에 해
당하니, 나다니며 밖에 있으면 초목과 곤충 따위를 다치게 할까 염려해서이다. 우리 속인들이 비록 계율을 지키지는 못할지라도 살생을 경계하는 일 또한 해롭지 않다.
이날에 죽순을 굽고 창포를 절여 놓는다. 그리고 마음 맞는 벗들과 함께 모여 주불(麈佛)[1]을 휘날리며 청담(淸談)을 나누고, 승려들의 소박한 음식[伊蒲]을 조금 차려서 별식으로 맛본다. 《금화경독기》[2][3]
28) 7월 보름의 하안거 풀기
《세화기려(歲華紀麗)[4]》에 ‘해하(解夏)’[5]라는 말이 있고, 그 주석에 “4월 초파일에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가[結夏] 7월 15일에 하안거를 푼다. 만물이 생장하는 여름철에 승려들이 밖에서 수행하면 초목과
곤충 따위를 다치게 할까 염려스러우므로 90일 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절에 머문다.”[6]라 했다.
또 “대장경(大藏經)에 ‘4월 초파일에 나무 아래에 앉아 7월 15일까지 이르는 것을 1년으로 삼는다.’”라 했다.[7] 이 때문에 승려들이 이날 여름 결재를 푼다. 정우문(程羽文)[8]이 정리한 월별 행사를 살펴보면 4월에 결하(結夏)는 있으나 7월에 해하(解夏, 하안거를 푸는 일)는 없다.[9] 이는 금성(金聲)인 종소리로 시작함은 있고 옥성(玉聲)인 경쇠로 거두어들임은 없는 격이다.[10] 《금화경독기》[11][12]
각주
- ↑ 주불(麈佛):먼지떨이처럼 생긴 불가의 도구. 설법이나 외출 시에 승려가 소지하는 물건 중 하나이며, 불진(拂塵)이라고도 한다.
- ↑ 출전 확인 안 됨.
- ↑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38~539쪽.
- ↑ 세화기려(歲華紀麗):중국 당(唐)나라의 농학가 한악(韓鄂, 840~923)이 지은 풍속기.
- ↑ 해하(解夏):여름 결재(結齋)인 하안거(夏安居)를 푸는 것.
- ↑ 4월……머문다:《荊楚歲時記》 〈四月十五日〉(《文淵閣四庫全書》589, 21~22쪽).
- ↑ 대장경(大藏經)에……했다:《荊楚歲時記》 “〈四月十五日〉”(《文淵閣四庫全書》589, 22쪽).
- ↑ 정우문(程羽文):1644~1722. 중국 명(明)나라의 문인. 자는 탄신(荩臣). 저서로 《청한공(淸閑供)》·《일세방화(一歲芳華)》·《석교(石交)》등이 있다.
- ↑ 정우문(程羽文)이……없다:위의 “세시 풍속의 총 목록”, ‘월별 행사’에서 소개한 부분에 관한 설명이다.
- ↑ 금성(金聲)인……격이다:《맹자(孟子)》 〈만장(萬章)〉하편에서 공자를 집대성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집대성이란 금속의 소리로 퍼지게 하고, 옥의 소리로 퍼진 음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다. 금속의 소리는 시작하는 조리이고, 옥의 소리는 거두는 조리이다.(集大成也者, 金聲而玉振之也. 金聲也者, 始條理也, 玉振之也者, 終條理也.)"라 한 데에서 원용한 것으로, 여기에서는 정우문의 여름 결재에 대한 설명이 시작만 있고끝이 없는 격임을 지적한 것이다.
- ↑ 출전 확인 안 됨.
- ↑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52~5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