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색을 내는 도구:채색:석청

pung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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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4) 석청(石靑)[1]
지금 화가들이 쓰는 연경에서 수입한 청색 물감에는 이청(二靑)이니 삼청(三靑)이니 하는 명칭이 있다. 이청은 짙은 벽색(碧色)으로 샛별처럼 찬란하고, 삼청은 이청에 비해 조금 옅다. 본초서를 보면, 일반적으로 구리광산에서 나는 청(靑)은 그 종류가 하나가 아니어서 공청(空靑), 층청(層靑), 석청(石靑), 백청(白靑)과 같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이청이나 삼청은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이시진은 “색이 진한 것이 석청, 옅은 것이 벽청이다.” [2]【 안 백청이 일명 ‘벽청’이다.】라 했으니, 아마도 이청은 석청이고, 삼청은 벽청이 아니겠는가?
또 이시진의 말을 살펴보니 “지금 팔리는 석청에는 천청(天靑), 대청(大靑), 서이회회청(西夷回回靑), 불두청(佛頭靑) 등이 있어 여러 가지로 다르지만 회청(回靑)이 더욱 귀하다.” [3]라 했다. 대개 대청이 바로 석청의 다른 이름이고, 불두청이 바로 회청 가운데 가장 품질이 뛰어난 것이다. 회청은 사기에 그림을 그릴 때 쓰는 물감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또한 많이 수입해 오는 것이다. 그러나 《천공개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기에 그리는 청색 물감은 모두 무명이(無名異)를 달구어 만드는데[4] 회청이라는 이름을 빌렸을 뿐이다. 서역의 좋은 제품인 대청 같은 물감은 일찍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적이 없다.《금화경독기》 [5]


각주

  1. 석청(石靑):푸른색 안료로, 염기성 탄산구리이고 적동광(赤銅鑛)에서 나온다. 탄산구리와 수산화구리로 이루어진 석록(石綠)과 거의 비슷하나 석록보다 탄산구리를 좀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2. 《本草綱目》 卷10 <金石部> “白靑”, 599쪽.
  3. 《本草綱目》 卷10 <金石部> “扁靑”, 598쪽.
  4. 《天工開物》 卷7 <陶埏> “白瓷”, 200쪽;“回靑”, 206쪽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
  5.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7), 294~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