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복식 도구:바느질에 쓰는 여러 도구: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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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8)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砧杵][1]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는 옷감을 두드려 다듬는 도구이다. 《형주기(荊州記)》에서 “자귀현(秭歸縣)[2]에 굴평(屈平)[3]의 집과 누이 여수(女嬃)의 사당이 있는데, 옷을 두들기던 돌이 아직도 남아 있다.” [4]라 했다. 대개 옛날 여자들은 마주 서서 각자 방망이를 하나씩 들고 다듬잇돌을 위아래로 두드려 직물을 다듬었는데, 방망이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서로 응답했다. 지금은 눕힌 방망이[臥杵][5]로 바꿔 만들어서 마주 앉아 두드리니 또한 편하면서도 빠르다.[6]《왕정농서》[7]

다듬잇돌은 강화도에서 나는 쑥돌(애석)로 만든 것을 상급으로 친다. 돌을 갈아 광을 낸 다음 그대로 두꺼운 널빤지로 받침대를 만들고 여기에 돌을 안정되게 끼워 돌이 뒤뚱거리지 않게 한다. 또는 박달나무로 다듬잇나무[8]를 만들면 비단에 광이 나게 할 수 있다. 나무가 터져 갈라질까 우려되면 쇠테로 사방을 둘러 묶으면 된다. 다듬잇방망이는 배나무나 대추나무 등 단단한 나무로 만든다. 대패로 깨끗하고 매끈하게 깎고 옹이나 갈라진 금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따로 단단한 나무를 다듬어 굴대, 즉 홍두깨[9]를 만들고 여기에 직물을 감아 다듬잇돌 위에 가로로 놓고서 방망이로 두드린다. 그 홍두깨 또한 둥글고 고르며 깨끗하고 매끈하게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금화경독기》[10]

각주

  1.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砧杵]:다듬이질할 때 밑에 받치는 돌과 방망이. 다듬잇방망이는 2개가 한 쌍이며 나무로 만든다. 다듬을 옷감을 방망이로 두드리면 다림질을 했을 때보다 옷감이 더 매끈해지며 구김이 잘 생기지도 않는다.
    다듬잇돌(1930년대, 국립민속박물관)
  2. 자귀현(秭歸縣):지금의 중국 호북성((湖北省) 이창시(宜昌市, 의창시)에 있는 현.
  3. 굴평(屈平):BC 343?~BC 278?. 중국 전국시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이다. 초(楚)의 왕족과 동성(同姓)이며, 자가 원(原)이라 굴원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학식이 뛰어나 초나라 회왕(懷王)의 좌도(左徒, 좌상)라는 중책을 맡아, 내정과 외교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4. 《太平御覽》 卷762 〈器物部〉 7 “碪”.
  5. 눕힌 방망이[臥杵]:다듬이질을 하는 방망이는 처음에는 절굿공이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어 그 부분을 손으로 잡고 사람이 서서 사용했는데, 서 있는 불편함과 비효율을 줄이고자 현재의 모습으로 변했다.
    절굿공이(일제강점기, 국립민속박물관) 다듬잇방망이(일제강점기, 국립민속박물관)
  6. 서서 하는 다듬이질과 앉아서 하는 다듬이질의 모습이 《왕정농서》의 다음과 같은 그림에 나타난다.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王禎農書》)
  7. 《王禎農書》 卷21 〈農噐圖譜〉 “織絍門” ‘砧杵’, 410쪽;《農政全書》 卷34 〈蠶桑〉 “農噐圖譜” ‘砧杵’(《農政全書校注》 中, 950쪽).
  8. 다듬잇나무:박달나무로 만든 직육면체의 다듬이질 도구.
    다듬잇나무(국립민속박물관)
  9. 홍두깨:다듬잇감을 감아서 다듬이질할 때 쓰는, 단단한 나무로 만든 도구. 틀 안에 다듬잇돌을 놓고 그 위에 홍두깨를 올려 마주 앉아 직물을 다듬이질한다.
    홍두깨와 홍두깨틀(광복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홍두깨질하는 모습(국립민속박물관)
  10.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2,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162~1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