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마당:화단(화계)
내용
6) 화단(화계)
서재 남쪽과 북쪽 뜰의 담 아래에는 돌을 쌓고 단을 만들어서 화훼를 심거나 분경(盆景)[1]을 늘어놓아야 한다. 1단으로 만들지, 2단이나 3단으로 만들지는 땅의 높이에 따른다. 예전에 서울의 의정부(議政府)[2]뜰에서 돌화단을 본 적이 있는 데, 색이 옅은 누런 돌과 붉은 돌을 앞면만 평평 하고 반듯하게 갈고, 나머지 면은 뾰족하거나 기울거나 모나거나 각이 진 대로 두었다. 누런 돌과 붉은 돌을 서로 섞어 그 돌들의 기울고 모난 형세를 따라 촘촘하게 쌓고 끼워서 진정 가요문(哥窯紋)[3]을 만들었으니, 참으로 청아한 경관으로 적합하여 본받을 만하다.
화단 위는 대나무 난간으로 보호하는데, 반죽(斑竹)[4]을 사용하면 아름답다. 간혹 나무로 난간을 만들어 여기에 신회를 하얗게 칠해도 비바람을 견딜 수 있다. 만일 색을 내고 싶으면 석간주 (石間朱)[5]나 석록(石綠)[6]을 석회와 섞어 법제한 기름【민간에서는 ‘동유(冬油)’라 부른다.】을 먹여 문지르면 나무에서 빛이 난다.《금화경독기》[7][8]
각주
- ↑ 분경(盆景):단지에 돌이나 모래를 깔고, 나무나 화초를 심어 자연의 풍광을 관상할 수 있도록 꾸며 놓은 화분.
- ↑ 의정부(議政府):건물이 경복궁 전방에 있었는데, 바로 지금의 서울 광화문 앞 정부종합청사의 길 건너 편이다.
- ↑ 가요문(哥窯紋):‘가요’는 형[哥哥]의 가마라는 뜻으로, 가요문은 얼음이 깨지거나 금이 간 듯이 자잘하게 갈라져 있는 무늬이다. 송나라의 처주(處州)에 살았던 장생일(章生一)·장생이(章生二) 형제가 각기 자기를 구웠는데, 형의 가마[哥窯]에서 구운 자기가 아우의 가마[弟窯]에서 구운 자기보다 약간 더 희고 깨진 무늬가 많아서 이를 ‘가요문’이라 했다.
- ↑ 반죽(斑竹):줄기에 얼룩무늬가 있는 대나무.
- ↑ 석간주(石間朱):산화철이 많이 함유되어 검붉은색을 띠는 안료. 《섬용지》 권3 〈색을 내는 도구〉 “물감” ‘석간주’에 나온다.
- ↑ 석록(石綠):진한 초록색을 띠는 안료. 《섬용지》 권3 〈색을 내는 도구〉 “물감” ‘석록’에 나온다.
- ↑ 출전 확인 안 됨.
- ↑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1,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풍석문화재단, 2016), 165~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