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용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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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과 화용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가 누구에게 언어를 사용하는가?
언제 언어를 사용하는가?
어디에서 언어를 사용하는가?
어떤 목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가?
  •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이 필요하다. 이 용어는 사회언어학자 Dell Hymes(1967, 1972)가 만든 용어인데, 이는 우리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 주며, 특정 상황 안에서 인간 상호간에 의미를 교환할 수 있게 해 주는 인간의 언어능력의 한 면을 말한다(Brown, 1994: 226-227). 즉 언어를 고립된 체계로 보지 않고 언어외적인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보려는 시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회언어학, 담화 분석, 민족방법론, 의사소통 민족지학과 같은 학문 영역과의 관련 속에 발전하였다. 이후 이러한 관점은 제2언어 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주어 의사소통적 접근법(communicative approach)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게 되었다.
  • 말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삶의 맥락 안에서의 그 말이 지닌 역할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이성범 2012: 32)
  • 의사소통 능력의 구성 개념
  1. Canale & Swain(1980)과 Swain(1983)의 경우는 의사소통 능력의 개념을 정의할 때 그 구성 개념으로 문법적 능력, 사회언어학 능력, 담화 능력, 전략적 능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화용적 능력’이라는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사회문화적 능력은 의미의 적절성과 형태의 적절성을 포함하는 ‘언어 사용’에 관한 규칙을 말하고, 담화 능력은 주어진 언어적 맥락에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개념들은 이미 맥락에 적절하게 발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화용적 능력’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한상미 2005: 35-36).
  2. 그 후에 Bachman(1990)은 언어능력을 조직적능력(organizational competence)과 화용적 능력(pragmatic competence)으로 구분하였다. 조직적능력은 문장 수준의 문법 규칙을 지닌 문법적 능력(grammatical competence)과 문장들을 상호 연결하는 방법을 지배하는 담화 규칙을 지닌 텍스트적 능력(textual competence)으로 구성된다. 반면 화용적 능력은 언표내적능력(illocutionary competence)과 사회언어적 능력(sociolinguistic competence)으로 구분하였다. 전자는 화자가 의도했던 의미를 전달하면 수신자가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관련되며, 후자는 공손성(politeness), 격식성(formality), 은유(metaphor), 언어 사용(register) 그리고 문화적 측면과 관련된 언어 양상들을 말한다(이해영, 2002: 58, 재인용)
  3. Thomas(1983)에서 언어적 차원의 의사소통 능력이 문법적 능력과 화용적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 여러 학자들은 화용적 능력을 의사소통 능력의 하나로 보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언어능력구성요소.jpg Bachman(1990)의 언어 능력 구성 요소

의사소통능력에서 화용적 능력의 중요성

  • 화용적 능력(pragmatic competence)의 정의
  1. 주어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 (Yu, 1999)
  2. 사회문화적 규범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응용하여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능력 (Ishihara · Cohen, 2018: 24).
  3.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맥락 안에서 언어를 표현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 (이해영(2002: 58)
  4. 맥락에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 (Thomas, 1983: 92)

→ 화자, 청자, 시간, 공간 따위로 구성되는 맥락이나 상황에 적합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 화용적 능력의 구성 능력
  1. 화용언어적 능력: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상황에 맞는 언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이다. 적절한 화용적 능력을 지니고 충분한 언어 자원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2. 사회화용적 능력:의사소통 참여자가 사회 문화적 지식과 맥락을 알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화자, 청자가 의사소통 행위의 수행과 해석에 근본이 되는 사회적인 인식을 알고, 상황에 따라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능력을 이른다.
  • 의사소통 능력에서 화용적 능력의 중요성
  1. 의사소통 능력에서 화용적 능력의 중요성은 의사소통의 목표가 구두 상호작용을 전제로 할 때 더욱 부각된다. 이는 제2언어 혹은 외국어 교육의 목표가 언어적 지식 습득의 차원에서 벗어나 이들을 기반으로 한 언어사용에 대한 지식의 습득으로 방향을 달리함으로써 더욱 강조된다. 이러한 화용적 능력을 개발시키지 않을 때 학습자들은 목표어를 맥락에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화용론과 화행이론

  • 화용론의 연구 내용
  1. 화용론은 직시(deixis), 함축 (implicature), 전제(presupposition), 화행(speech act) 그리고 담화 구조(discourse structure)에 대한 연구라고 하였다(Levinson 1983: 44-45).
  2. 화용론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언어를 연구하는 것,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언어를 사용할 때 그들이 마주치는 규칙이나 제약, 그리고 다른 대화 참여자에게 주는 영향의 측면에서 언어를 연구하는 것이다. 즉, 화용론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의사소통 행위에 관한 연구이다(David Crystal, 1985: 240; Kasper, 1997재인용).
  • 제2언어 교육에서의 화용
  1. 언어를 배우고 그 언어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 배운 언어를 의사소통 목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게 되는 것이 언어 학습의 최종적인 목표일 것이다(이정희, 2019: 222).
  2. 한국어 숙달도가 비교적 높은 한국어 학습자들도 한국어 모어 화자와의 대화에서 맥락에 적절한 발화를 하는 데 상당한 문제를 보이고 있고, 이러한 화용적인 문제가 의사소통에 결정적인 장애를 일으킨다(한상미 2005: 1)
  3. 학습자는 문법만을 정복하는 것은 말의 문자적인 의미만을 이해한 채, 이러한 말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사용되는 규칙을 모르게 하여 학습자로 하여금 매우 부적절한 발화를 생산하게 하거나 언어적으로 무능력하게 함으로써 대화에서 오해를 낳게 하고 심지어 화를 불러일으키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Rintell & Mitchell, 1989).
  4. 제2언어 교육을 위해 필요한 화용론은 학습자가 목표어를 사용할 때 관련되는 의사소통 행위의 측면에서 언어를 연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2언어 학습자들에게는 이론적 화용론자들에 의해 제공된 기술보다는 이들이 목표어를 습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2언어의 화용적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화용적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 화행이론
  1. 화용론은 직시(deixis), 함축 (implicature), 전제(presupposition), 화행(speech act) 그리고 담화 구조(discourse structure)에 대한 연구라고 하였다Levinson(1983: 44-45)
  • 화행(speech act): 발화의 행위
  1. 일상언어철학(ordinary language philosophy)자인 Austin(1962)은 화행론을 전개하여 화행이론(speech act theory)을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행위는 실질적 행위(physical act)와 고의적 행위(intentional acts) 두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2. 실질적 행위는 “I have three pencils.”또는“I run several miles everyday.”와 같은 문장처럼 화자가 자신이 물건의 주인임을 말하거나 자신이 발화한 내용처럼 행동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3. 고의적 행위는“I promise Iwill send you a letter every month.”와 같은 문장처럼 화자가 아무 실질적인 행동을 수행하지 않고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행위라고 볼 수 있다.
  4. 화용론 행위는 고의적 행위에 속하여 Austin(1962)에 따라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한다는 것은 곧 언어 사용의 목적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행위를 수행하기 위한 것도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다.
  5. Austin(1962)은 발화를 행위의 관점에서 화행(speech act)을 언표적행위, 언표내적행위, 언향적행위 세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Austin 의 화행
가. 언표적 행위(locutionary act)는 일정한 의미와 지시를 가진 문장을 발화하는 것을 뜻한다.
나. 언표내적 행위(illocutionary act)는 의사소통 효과를 통하여 어떤 수행력을 지닌 발화를 명시적으로 수행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화자의 의도로 하여금 청자 의 이해를 결정하는 데 발화 자체의 의미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 언향적 행위(perlocutionary act)는 화자의 발화가 청자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게 되는 행위를 뜻하며, 이 행위는 언표내적 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화행의 유형 중에 외국인 학습자들의 경우에는 발화의 의미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언표 내적 행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화행에서나 언어 교육에서 깊이 다루어지는 부분은 바로 발화의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는 언표 내적 행위이다.
  • 그 후에 Searle(1969: 16)은 화행을 의사소통의 기본 단위라고 주장하며 언어학적 이론으로까지 확대 ⋅ 통합시키고자 하였다. Searle은 Austin 의 화행 이론을 보다 더 체계화시켰고 무엇보다 화행 규칙을 언어적 능력의 일부로 주장함으로써 화행을 언어 및 의미 연구와 명백하게 연관 지었다. 또 그는 Austin(1962)이 다섯 가지로 분류한 언표내적 행위를 적정 조건에 입각하여 보다 추상적이고 체계화된 다섯 가지의 행위로 분류하였다.
  • Austin(1962)은 발화 수반력에 따라 발화 수반 행위(performative act)를 다섯 가지로 분

류하였는데, 즉 판단 발화(verdictive), 실행 발화(exercitive), 위임 발화(commisive), 설명 발화(expositive) 그리고 처신 발화(behabitive)이다.

  • Searle(1969)의 언표내적 행위(illocutionary act)
가. 단언(주장) 행위(representatives/assertives)는 화자가 발화를 표현된 명제의 진릿값에 위임하는 행위이다.
  예) 격언하기(saying), 진술하기(stating), 단언하기(asserting), 주장하기(insisting), 결론짓기(concluding), 보고하기(reporting)
나. 지시 행위(directives)는 화자가 청자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하도록 지시하는 행위이다.
  예) 명령하기(ordering), 요청하기(requesting), 기도하기(praying), 질문하기(questioning), 간청하기(begging), 제안하기(suggesting), 추천하기(recommending)
다. 언약(임무) 행위(commissives)는 화자에게 미래 행동에 어떠한 책임을 취하는 행위이다.
  예) 약속하기(promising), 맹세하기(vowing), 제의하기(offering), 보장하기(guaranteeing), 위협하기(threatening)
라. 정표(표현) 행위(expressives)는 화자가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행위이다.
  예) 인사하기(greeting), 환영하기(welcoming), 사과하기(apologizing), 감사하기(thanking), 칭찬하기(complimenting), 애도하기(expressing condolences), 축하하기(congratulating),
마. 선언 행위(declaration)는 사건의 제도적 상태 속에서의 즉각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정교한 언어 외적인 제도들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는 행위이다.
  예) 임명하기(appointing), 선임하기(nominating), 명명하기(christening), 해고하기(firing from employment), 선전포고(declaring war), 제명하기(excommunicating)
  • 화행이론에 대한 기본 가정은 언어는 단순히 세상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발화에 뒤따르는 일련의 다른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가 어떻게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어떤 행위를 수반하게 되는지를 살피는 것이 바로 화행이론의 연구 분야이다. 특정한 하나의 발화가 상황에 따라 여러 유형의 화행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Schiffrin, 1994)
  • 화행의 유형
① 요청
② 거절
③ 인사
④ 사과
⑤ 불평
⑥ 감사와 대답
⑦ 칭찬과 반응
  • 화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화자-청자의 사회적 관계
  2. 사회적, 심리적 거리(친소 관계)
  3. 행위의 강도(일의 중대함)
  • 직접 화행과 간접 화행
  1. 직접 화행: 의도하는 발화 수반 행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2. 간접 화행: 의도하는 발화 수반 행위와 관련된 다른 표현으로 돌려말함으로써 목적하는 발화 수반 행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예)

“저녁은 내가 할게”

가: 내일 영화 보러 갈래?
나: 
 ㄱ . 내일은 안 되는데
 ㄴ . 미안해. 선약이 있어
 ㄷ . 다음에 꼭 가자

학습자의 의사소통 문제(communication problems)

학습자의 의사소통 문제의 정의와 원인

  • 의사소통 문제의 정의
  1. 의사소통 문제 (화용적 실패/ 문제가 있는 의사소통/ 의사소통 불일치/ 의사소통 장애/ 비교 문화적 의사소통 불일치): 화자나 청자의 목표어 능력이 부족할 때 생기는 현상으로서 목표어의 산출과 이해 차원에서 발화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는 것이다(이정희, 2019)
  2. 넓은 의미의 의사소통문제란 모어 화자와 비모어 화자간의 대화에서 대화 참여자 양측의 담화 처리 과정에서 인지적, 수행적, 언어적, 전략적, 그리고 대화 의지적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 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한상미 2005: 18)
  3. 모어 화자와 비모어 화자 간의 대화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문제 중 특히 비모어 화자인 학습자에 의해서 유발되는 언어기반적인 의사소통 문제에 초점을 두고 정의하면 ‘의사소통 문제’란 모어 화자와 비모어 화자 간의 대화에서 비모어 화자의 목표어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발화나 이해의 측면에서 이상적인 모어 화자 집단의 언어 사용과 불일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한상미 2005: 18) → 의사소통 문제에 관한 용어와 정의는 모두 모어화자와 비모어 화자 간의 의사소통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다만 문제를 보는 관점이나 문제의 초점에 따라서 조금씩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
  4. 의사소통 문제는 대화 상황에 따라 화자의 측면에서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등 모호성을 유발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청자의 측면에서 화자의 의도를 오해하거나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 혹은 부적절한 반응이나 무례함을 유발할 수도 있다.
  • 학습자의 의사소통 문제의 원인
· 목표어에 대한 지식 (통사적, 의미적, 화용적 지식)의 부재나 부족
· 모국어의 간섭 현상
· 잘못된 학습 방법 및 내용
· 학습자의 인지적 문제 

→이처럼 모어 화자와 비모어 화자 간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 문제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다양해서 문장 내적 규칙, 즉 문법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극복할 수 없다.

학습자의 의사소통 문제 요인

  • 학습자의 의사소통 문제의 다양한 원인들 중 학습자의 목표어 사용 지식의 부재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먼저, 생산의 문제들은 학습자가 목표어를 사용하여 발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문제들로, 이는 문법적 오류와 화용적 실패로 나누어 질 수 있다.

문법적 오류란 문장 혹은 발화 내적 차원에서 제2언어 학습자가 이상적인 목표어 화자가 지니고 있는 문법 지식과 불일치를 보임으로써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예) 어휘 오류, 표현 오류, 조사 오류, 어미 오류, 어순의 오류, 철자 오류. 그리고 화용적 실패란 제2언어 학습자가 목표어의 언어 사용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맥락에 부적절한 발화나 이해를 함으로써 나타나는 담화 차원의 문제들이다.

  • 이해의 문제들은 학습자가 모어 화자와의 대화에서 대화 상대자의 발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이해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문법적 측면의 문제 요인들에 의해 유발되는 문법적 오해와 화용적 측면의 문제 요인들에 의해 유발되는 화용적 오해로 나누질 수 있다. 이해의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생산의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 못지않게 의사소통에 장애를 유발하여 대화를 실패로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 그러나 화용적 실패의 분석에 초점을 두면 어떤 문법적 오류를 담화 단위의 맥락을 전제했다고 판단되면 이를 화용적 실패에 처리할 수도 있다. 예) 선배- 후배 “지난 주에 받은 편지를 감사합니다(√고마워)

학습자의 화용적 실패

학습자의 화용적 실패의 정의와 원인

  • 화용적 실패의 개념을 주로 모어 화자인 ‘청자’의 인식의 측면에서 기술한다면 “청자가 화자의 발화를 화자가 의도한 의미로 이해할 수 없는 상태” (Thomas 1983)
  • 대화에서 ‘화자’ 혹은 ‘청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비모어 화자의 관점에서 기술한다면 모어-비모어 화자 간의 대화에서 비모어 화자가 목표어에 대한 화용적 측면의 언어 사용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발화를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전달하거나, 모어 화자의 발화를 발화 시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 (한상미 2005: 39)
  • 학습자의 화용적 실패의 원인: Thomas(1983)와 유사한 관점으로 Gumperz(1982)는 화용적 실패를 대화 참여자들의 맥락과 관습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았다. Tannen(1981, 1985)은 화용적 실패를 대화 참여자들의 대화 양식(style)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화용적 실패의 하위 범주

화용적실패의하위범주.jpg

  • 사회화용적 실패와 화용언어적 실패가 화용적 실패를 구성하는 하위 개념이다.
  • 화용언어적 실패(pragmalinguistic failure)는 발화가 지니는 화용적 힘을 언어로 부호화할 때 나타나는 차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로, 기본적으로 언어적인 문제를 말한다. 그러나 화용언어적 실패는 비모어 화자가 목표어의 맥락에 적절한 ‘언어 사용’에 관한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므로 목표 ‘언어 자체’에 대한 문장 내적 지식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문법적 오류와는 다르다.
  • 사회화용적 실패(sociopragmatic failure)는 목표어에 대한 사회문화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담화적 또는 상호작용적 실수를 말한다. 따라서 사회화용적 실패는 특정 상황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사회적, 사회언어적 행위에 대해 문화적 차이나 문화적 충돌이 발생할 때 생길 수 있다. Thomas(1983:99)는 사회화용적 실패는 적절한 언어 행위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비교 문화적으로 다른 인식으로부터 발생하고, 학습자의 언어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믿음 체계를 포함하기 때문에 화용언어적 실패에 비해 다루기가 훨씬 어렵다고 보았다.


화용적실패.jpg

화용적 실패논의의 주요 쟁점

  • 맥락과 적절성
  1. 맥락이란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의사소통 상황이다. 발화의 ‘맥락’은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상황적 맥락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화자와 청자, 공간과 시간이 부여된 장면, 그리고 발화의 흐름 등을 들 수 있다.
  2. 상황적 맥락(situational context)은 발화가 생산되는 상황을 말한다. 화용론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상황적 맥락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화자와 청자, 공간과 시간이 부여된 장면, 그리고 발화의 흐름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대화참여자인 화자와 청자 간에 형성되는 맥락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대화참여자의 지위, 친밀도, 그리고 성별 등이 있다(임지룡, 1993: 333).

  1. 언어적 맥락(linguistic context)은 생산된 발화의 언어적 환경을 말한다. 언어적 맥락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생산되는 화자의 발화 의도에 따라 형성되고, 화자가 자신의 발화 의도를 표현하는 방법은 이렇게 형성된 맥락에 의해 영향 받는다.

이 두 가지 유형의 맥락은 언어 형태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발화 생산에 영향을 준다(Ellis, 1994: 698).

  1. 적절성은 비모어 화자들이 문법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발화를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용언어적으로 혹은 사회화용적으로 실패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적절성은 화용 행위가 특정 사회 관습이나 가치에 종속되는 방식에 관련되는 의미의 적절성과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행위가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형태로 적절하게 실현되는 정도와 관련되는 ‘형태의 적절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 공손성
  1. 최근 들어 공손성의 문화 특정적인 측면에 관심을 둔다.
  2. 한국어에서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특수하게 공손성을 실현하는 방식이 있다. 공손성 양상이 언어적 공손성을 통해 실현되는 ‘분별적 공손성’과 간접성의 정도와 같은 언어 전략에 의해 실현되는 ‘의지적 공손성’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본다. 공손성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존대법, 호칭, 화계 등이라고 볼 수 있다.
  3. 간접성의 정도
                                      간접성        덜 공손함
전화 받아
전화 받으세요
전화 좀 받아 주시겠어요?
전화 좀 받아 주시길 바랍니다. 
전화 좀 받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전화 좀 받아 주시겠어요?
                                                      더 공손함
  • 이러한 현상이 모든 언어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많은 언어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견된다.

- 한국어에서 간접성이 화용언어적 차원과 사회화용적 차원에서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화용언어적 차원에서 실현되는 간접성의 정도는 통사적 완화장치나 어휘·구 완화장치, 그리고 보조 화행과 같은 언어적인 장치와의 관계 속에서, 사회화용적 차원에서 실현되는 간접성의 정도는 특정 문장 패턴에 관례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맥락 의존적인 차원에서 의지적 공손성을 구현하는, 언어 전략의 주요한 양상으로 볼 수 있다.

  • 보편성과 문화 특정성
  1. 보편성과 문화 특정성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학자마다 다르다. Searle(1975)은 화행은 의미론적으로 보편적이고 문화 의존적이지 않다는Austin(1962)의 주장에 동의하고, 언어와 문화에 따라 화행을 실현하고 공손성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반적인 규범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Brown & Levinson 1978, 1987), Leech(1983) 등이 화자와 청자의 의사소통 상호작용은 협력의 원리나 공손성과 같은 보편적인 원리에 의해서 대체로 지배되는 것이라고 본다.
  2. 한편 Wierzbicka(1985, 1991, 1997)는 이와 같이 보편성에 무게를 두는 입장에 반대한다. 그녀는 특정 화행을 수행하는 상황을 선택하는 것은 이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어느 보편적 원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문화적 규범과 가치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 Green(1975)과 BlumKulka, House & Kasper(1989)도 언어와 문화에 따라 화행의 개념과 실현이 다양하고, 이러한 화행의 수행 방식은 그 문화에 깊이 자리 잡은 문화적 관습과 가정에 의해 주로 동기화된다고 본다.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화용적 실패

연구 문제

  • 1. 학습자의 대화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를 일으키게 하는 요인들이 무엇이고 이들 중 특히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시키는 주요인이 무엇인가?
  • 2. 의사소통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인인 화용적 실패가 대화에 어떤 양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 3. 이러한 의사소통의 문제들이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와 모국어 습득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

연구 대상

Y 대학교 언어교육기관의 7개 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중급과 고급의 영어권 학습자 4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국적및한국어숙달도별학습자분포.jpg

   <국적 및 한국어 숙달도별 학습자 분포>



연구 방법

역할수행.jpg

연구 결과

  • 연구 문제 1
  1. 문법적 오류를 일으키는 문제 요인은 발음 억양 어휘 형태⋅ 통사 그리고 표현 오류가 발견되었다. 이 중 형태 통사 오류의 하위 범주로는 조사, 어미, 어순, 주어 생략 그리고 문장 오류가 발견되었다 한편 화용적 측면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은 화용언어적 실패와 사회화용적 실패의 두 범주로 나누어 분석되었다. 화용언어적 실패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호칭, 통사적 완화장치, 어휘⋅구 완화장치, 보조화행 존대법 화용적 관례어 담화표지 그리고 비언어적 요인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사회화용적 실패 를 일으키는 문제 요인으로는 사회적 거리 간접성의 정도 가치관 그리고 부담의 정도가 발견되었다.
  2. 의사소통의 문제를 일으킨 문법적 오류와 화용적 실패의 발생 빈도를 살펴본 결과, 문법적 오류는 총 1,253회, 화용적 실패는 총 359회 발생하여 문법적 오류가 화용적 실패에 비해 약 3.5배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 요인들이 대화에서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한 빈도를 살펴본 결과, 문법적 오류는 총 18회, 화용적 실패는 총 232회가 발견되어, 발생된 문법적 오류 중 의사소통 장애를 가져온 비율은 1.4%에 불과한 반면, 화용적 실패 중 의사소통 장애를 가져온 비율은 64.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또한, 의사소통 장애의 총 발생 빈도 250회 중 문법적 오류에 의해서 의사소통 장애가 발생한 비율은 7.2%, 화용적 실패에 의해서 의사소통 장애가 발생한 비율은 92,8%로, 화용적 실패가 문법적 오류에 비해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한 비율이 12.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의 대화에서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인은 문법적 오류가 아니라 화용적 실패이다.
  • 연구 문제 2
  1. 학습자의 발화 생산의 측면에서 발견된 화용적 실패의 양상은 모호성 유발 무례함 유발, 그리고 부적절함 유발의 세 가지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습자의 이해의 측면에서 나타난 화용적 실패의 양상은 의도 오해와 의도 몰이해의 두 가지로 나타났다.
  2. 이러한 화용적 실패의 다양한 양상 중 한국어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의 대화에서 가장 많은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한 것은 무례함 유발(207회, 57.7%)이었고, 다음으로 부적절함 유발(127회, 35.4%), 발화 의도 오해(18회, 5.0%), 모호성 유발(6회, 1.7%), 그리고 발화 의도 몰이해(1회, 0,3%)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난 무례함의 경우, 이를 유발하는 문제인들을 살펴본 결과, 화용언어적 측면에서는 존대법 통사적 완화장치 어휘ㆍ구 완화장치 호칭 화용적 관례어 그리고 보조 화행의 범주에서 발생하는 화용적 실패가 사회화용적 측면에서는 가치관 사회적 거리 그리고 간접성의 정도에서 발생하는 화용적 실패가 주로 무례함을 유발하는 의사소통 문제 요인이었다. - 이러한 결과를 통해 화용적 실패라는 현상이 다섯 가지의 양상으로 영어권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의 대화에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고 이들의 대화에서 의사소통 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주요인은 무례함을 유발하는 요인들이다.
  3. 무례함이 유발되는 경우에는 대화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화 상대자의 정의적인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대화 분위기에 문제를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의사소통 장애를 가져왔다.
  • 연구 문제 3
  1. 학습자 모국어 습득 환경에 따라 문제의 양상을 비교한 결과, 비교포 학습자 집단이 교포 학습자 집단에 비해 문법적 오류와 화용적 실패의 빈도면에서 각각 2.6배와 2.5배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비교포 학습자 집단이 교포집단에 비해 조사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화용적 측면에서는, 실패의 다섯 가지 양상 모두에서 비교포 학습자 집단이 교포 학습자 집단에 비해 화용적 실패를 유발하는 빈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 중 두 집단 간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무례함을 유발한 경우인데, 비교포 학습자 집단의 발생 빈도가 교포 학습자 집단에 비해서 무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 이러한 결과로 영어권 비교포 학습자 집단은 동일한 숙달도를 지닌 영어권 교포 학습자들에 비해 문법적 오류와 화용적 실패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도 특히 무례함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교육의 현장에서 이들에게 교포 학습자 집단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