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실학적 교육서 송남잡지"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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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類書)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개별적 지식들에범주를 부여해 분류하고 평가하려는 능동적인 지식 재배치의 결과물이다. 당연히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사회의 변화나 지적 조건의 변화는 지식의 정렬과 재배치, 위상이나 범주의 변경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런 맥락에서 유서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시대, 한 사회 지식장의 표현형으로서, 이를 통해 시대의지적 조건과 지적 지향이 바뀌는 분기를 확인할 수 있다. | 유서(類書)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개별적 지식들에범주를 부여해 분류하고 평가하려는 능동적인 지식 재배치의 결과물이다. 당연히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사회의 변화나 지적 조건의 변화는 지식의 정렬과 재배치, 위상이나 범주의 변경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런 맥락에서 유서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시대, 한 사회 지식장의 표현형으로서, 이를 통해 시대의지적 조건과 지적 지향이 바뀌는 분기를 확인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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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059710 조선 후기 類書의 전통과 『松南雜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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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松南雜識』는 1855년(哲宗 6), 趙在三(1808~1866)에 의해 편찬된 백과전서적 성격의 類書이다. 이 책은 총 14권 7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권마다 5~6부류로 나누어져 33類를 이루고, 각 부류의 세부항목은 총 4,432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항목들은 천문・세시・지리・관혼상제・과거・농경・의식주・음악・종교・사상・언어・동식물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인문학과 관련된 지식뿐만 아니라 민속학이나 종교학, 천문・지리학에서 농학・병학・한의학・복식사・음악사・과학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다. 18세기 이후 조선의 학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여 이념적 학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실체를 드러낸 실증적 학문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 학문적인 방법으로 名物度數之學을 표방한 많은 지식인들이 博學과 考證學을 전범으로 삼아 박물학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송남잡지』의 학문적 연원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유서라는 형태의 저술이 오래전부터 그 명맥을 유지하며 이어져왔고, 고려 이래 끊임없이 전래된 중국 유서의 영향하에 조선에서는 필기적 특성을 담아낸 고유한 유서문화를 형성해왔다. 『송남잡지』는 중국 유서의 체계적 형식을 유지하고, 전대의 필기류 전통을 계승하면서 조선의 박물학적 지식을 총괄하고 있는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송남잡지』는 지식을 활용하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藝文類聚(예문유취)』와 같은 중국 유서의 전형적인 방식을 충실히 계승하고, 국내외의 문헌 자료를 다각적으로 선별하여 폭넓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조선 후기 유서의 지형도 안에서 그 위상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 ||
====교육서 송남잡지: 분류, 어원, ‘아하! 순간’, 정체성==== | ====교육서 송남잡지: 분류, 어원, ‘아하! 순간’, 정체성==== | ||
====참고서 송남잡지==== | ====참고서 송남잡지==== | ||
====박물학==== | ====박물학==== |
2022년 12월 15일 (목) 07:58 판
목차
가학(家學)
임천(林川) 조(趙) 가학(家學): 졸수재 조성기부터
백탑파(白塔波)
교육의 실학
유서(類書)
조선 후기 유서(類書)와 서학(西學)―『성호사설』과 『오주연문장전산고』를 중심으로―
유서(類書)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개별적 지식들에범주를 부여해 분류하고 평가하려는 능동적인 지식 재배치의 결과물이다. 당연히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사회의 변화나 지적 조건의 변화는 지식의 정렬과 재배치, 위상이나 범주의 변경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런 맥락에서 유서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시대, 한 사회 지식장의 표현형으로서, 이를 통해 시대의지적 조건과 지적 지향이 바뀌는 분기를 확인할 수 있다.
『松南雜識』는 1855년(哲宗 6), 趙在三(1808~1866)에 의해 편찬된 백과전서적 성격의 類書이다. 이 책은 총 14권 7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권마다 5~6부류로 나누어져 33類를 이루고, 각 부류의 세부항목은 총 4,432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항목들은 천문・세시・지리・관혼상제・과거・농경・의식주・음악・종교・사상・언어・동식물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인문학과 관련된 지식뿐만 아니라 민속학이나 종교학, 천문・지리학에서 농학・병학・한의학・복식사・음악사・과학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다. 18세기 이후 조선의 학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여 이념적 학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실체를 드러낸 실증적 학문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 학문적인 방법으로 名物度數之學을 표방한 많은 지식인들이 博學과 考證學을 전범으로 삼아 박물학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송남잡지』의 학문적 연원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유서라는 형태의 저술이 오래전부터 그 명맥을 유지하며 이어져왔고, 고려 이래 끊임없이 전래된 중국 유서의 영향하에 조선에서는 필기적 특성을 담아낸 고유한 유서문화를 형성해왔다. 『송남잡지』는 중국 유서의 체계적 형식을 유지하고, 전대의 필기류 전통을 계승하면서 조선의 박물학적 지식을 총괄하고 있는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송남잡지』는 지식을 활용하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藝文類聚(예문유취)』와 같은 중국 유서의 전형적인 방식을 충실히 계승하고, 국내외의 문헌 자료를 다각적으로 선별하여 폭넓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조선 후기 유서의 지형도 안에서 그 위상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