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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user (토론) 사용자의 2025년 10월 29일 (수) 09:4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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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천전리식 집자리는 강원도 영서 지역의 북한강 유역 하안 충적지에 분포하는 청동기 늦은 시기의 대표적인 집자리 형식이다. 화천 용암리 유적의 발굴 조사에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춘천 천전리 유적의 발굴 조사로 명확해졌다. 이후 춘천의 중도동 유적우두동 유적, 화천 거례리 유적 등에서 다수의 천전리식 집자리가 조사되었다. 주로 북한강 유역에 분포하지만 한강이나 남한강 유역, 멀리는 임진강 유역까지도 확인된다.

천전리식 집자리는 천전리 유형의 표지적인 집자리이다. 규모는 중·소형이며 평면 형태는 대체로 방형이나 장방형이다. 내부 주요 시설은 중심 기둥 구멍(中心柱穴), 화덕 자리, 이색 점토 구역(異色粘土區域)과 작업 구덩이, 저장 구덩이(貯藏孔) 등이 있다. 중심 기둥 구멍은 방형 집자리 장축 중앙에 1주(柱)와 2×3주의 안쪽 기둥, 장방형 집자리 장축 중앙에 2주와 2×4주의 내측 기둥을 설치하는 것이 많다. 화덕은 대체로 구덩식(竪穴式)이나 평지식(平地式)으로 방형 집자리는 1기, 장방형은 2기가 설치된다. 가장 특징적인 시설인 이색 점토 구역은 적색을 띠는 황갈색의 점토를 짧은 벽 부근에 1/3~1/4 정도를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화덕 자리를 제외한 전면을 포장하기도 한다. 이색 점토 구역에는 기본적으로 작업 구덩이가 설치되는데 평면 형태가 원형이다. 작업 구덩이의 수는 1~2기가 일반적이지만 3~4기까지 설치되기도 한다. 작업 구덩이의 바닥은 주변의 이색 점토 구역에 비해 매우 치밀하고 단단하게 다져져 있으며 각종 작업에 필요한 용수(用水)를 저장하는 간이 저수(貯水) 시설로 판단된다.

천전리식 집자리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구멍무늬 토기(孔列文土器), 골아가리 토기(口脣刻目文土器),붉은 간 토기, 항아리 모양 토기, 내만 구연 토기(內彎口緣土器)와 통 자루 간 돌검(一段柄式磨製石劍), 버들잎 모양 돌살촉(柳葉形石鏃), 통슴베 돌살촉(一段莖式石鏃), 홈자귀(有溝石斧), 반달 돌칼, 간 돌도끼, 가락바퀴 등이 대표적이다.

천전리식 집자리는 역삼동식 집자리의 바닥 빈 공간에 작업 구덩이가 먼저 설치되었다가 이후 이색 점토 구역을 포장하여 작업 구덩이를 설치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천전리식 집자리는 천전리 유형 단계의 일반적인 집자리이지만 늦은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데, 점차 소형의 방형으로 변화한다. 대표적인 유적은 화천 거례리 유적(5구간), 홍천 철정리유적, 남한강유역의 원주 문막리유 적 등이다. 한편 춘천의 거두2지구 유적 11호와 삼천동 유적 2호, 거례리 유적(5구간) 11호와 28호에서는 둥근 덧띠 토기(圓形粘土帶土器)와 관련된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새롭게 유입된 덧띠 토기 사용 집단이 재지(在地)의 주거 구조를 사용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천전리식 집자리에서 확인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치는 대체로 2700~2300 BP이며 보정한 절대 연대는 기원전 8~4세기 정도이다. 천전리식 집자리는 남한 서남부 지역에서 송국리식 집자리가 유행하는 시기에 비송국리 문화권인 경기 지역의 역삼동식 집자리, 동남해안지역의 검단리식 집자리와 함께 강원 영서 지역을 대표하는 집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