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광주의 기억"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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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역사적 비극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폭력의 기억을 인간의 언어와 감정으로 다시 길어 올리며 “역사 속 침묵한 자들의 증언”을 문학으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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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가 계엄군의 총탄 속에서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뒤, 시신 수습소에서 봉사하며 겪는 참혹한 경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시점이 이어지며,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고통과 기억의 무게가 교차한다. 한강은 이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절제된 문체로 엮어, “죽은 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창비는 이 작품을 “광주의 기억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다시 묻는 소설”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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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2014년 출간 이후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국판 『Human Acts』는 2016년 출간되어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세계문학의 언어로 번역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여러 유럽 언어로 번역되며 “한강의 문학 세계가 지닌 보편적 힘”을 보여주었다. 한국문학번역원 자료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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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작품 세계가 “인간의 고통을 시적 산문으로 보듬는 문학”이라 평가 받는다는 점에서 『소년이 온다』를 그 정점으로 꼽힌다. 작품 속에서 한강은 폭력에 의해 침묵 당한 목소리들을 문학의 언어로 되살리고,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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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은 강연에서 “내 모든 질문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는 그 질문이 구체화된 작품이다. 죽음과 상처의 기록을 넘어, 인간의 기억과 연민, 그리고 생명의 연속성을 증언하는 이 소설은 광주의 아픔을 넘어 인류 보편의 윤리적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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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5일 (수) 12:30 판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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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역사적 비극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폭력의 기억을 인간의 언어와 감정으로 다시 길어 올리며 “역사 속 침묵한 자들의 증언”을 문학으로 구현한다.

작품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가 계엄군의 총탄 속에서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뒤, 시신 수습소에서 봉사하며 겪는 참혹한 경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시점이 이어지며,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고통과 기억의 무게가 교차한다. 한강은 이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절제된 문체로 엮어, “죽은 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창비는 이 작품을 “광주의 기억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다시 묻는 소설”로 소개한다.

『소년이 온다』는 2014년 출간 이후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국판 『Human Acts』는 2016년 출간되어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세계문학의 언어로 번역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여러 유럽 언어로 번역되며 “한강의 문학 세계가 지닌 보편적 힘”을 보여주었다. 한국문학번역원 자료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했다.

한강의 작품 세계가 “인간의 고통을 시적 산문으로 보듬는 문학”이라 평가 받는다는 점에서 『소년이 온다』를 그 정점으로 꼽힌다. 작품 속에서 한강은 폭력에 의해 침묵 당한 목소리들을 문학의 언어로 되살리고,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탐구한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은 강연에서 “내 모든 질문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는 그 질문이 구체화된 작품이다. 죽음과 상처의 기록을 넘어, 인간의 기억과 연민, 그리고 생명의 연속성을 증언하는 이 소설은 광주의 아픔을 넘어 인류 보편의 윤리적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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