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유형(可樂洞類型)

설명

가락동 유형은 돌 두름식 화덕 자리(圍石式爐址), 주춧돌(礎石)이 설치된 장방형 또는 세장방형 집자리, 겹아가리(二重口緣)에 짧은 빗금무늬(短斜線文)나 톱니무늬(鋸齒文) 등을 새긴 토기, 홈 자루 간 돌검(二段柄式磨製石劍), 삼각 오목 돌살촉(三角灣入石鏃), 턱 슴베 돌살촉(二段莖式石鏃), 반달 돌칼(半月形石刀), 돌대팻날(扁平片刃石斧), 양날 돌도끼(兩刃石斧) 등의 석기를 특징으로 하는 청동기 시대 이른 시기의 문화 유형으로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가락동 유형의 명칭은 1963년 발굴 조사된 서울 가락동 유적에서 비롯되었지만, 가락동 유적에 가락동식 토기를 제외하고 정작 돌 두름식 화덕 자리(圍石式爐址)와 주춧돌이 확인되지 않는다. 즉 가락동식 토기는 한반도 남부 전역에 분포하지만, 집자리·토기·석기 복합체로서의 가락동 유형은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가락동 유형을 '둔산 유형'으로 고쳐 부르기도 한다.

한편, 가락동 유형(토기)은 일찍이 한강 유역화한 흔암리 유형으로 분류되기도 하였으나, 흔암리 유형보다 이르다고 보는 견해가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도 이른 청동기 문화의 3유형 간의 출현 시점에 대한 논란이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절대 연대 측정 결과로 보면 가락동 유형은 기원전 12~9세기에 이르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흔암리 유형, 역삼동 유형 등과 함께 존속하였다.

한편, 가락동 유형은 겹아가리, 빗금무늬를 근거로 대동강 유역 팽이 토기 문화(角形土器文化)의 영향으로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일찍부터 제기되었다. 최근에는 토기의 기형과 문양 배치 양상, 집자리 구조 등을 통해 가락동 유형이 청천강 유역의 겹아가리 토기 문화(二重口緣土器文化)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락동 유형이 출현할 즈음을 전후하여 금강 유역 뿐만 아니라 대동강 유역, 청천강 유역, 압록강 유역, 나아가 랴오둥 반도 일대까지 돋을띠무늬(突帶文)와 함께 겹아가리 요소가 널리 분포한다. 따라서 가락동 유형은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청동기 시대 성립 과정과 전개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