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아잉SWU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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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탐방 더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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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I. 설화 요약 241. 난자 시 1942년 7월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 김광용준 어떤 사람이 나랏돈을 함부로 써서 그 죄로 옥에 갇혀 죽게 됐다. 이 사람한테는 어린 아들이 있는데 아들이 아버지를 살리려고 원님을 찾아갔다. 원님은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구하겠다고 자신에게까지 찾아온 것이 기특하고, 아이의 기개를 살펴보고자 자기가 준 글자를 넣어 글을 지으라고 하였다. 그 아이는 원님이 준 글자인 ‘難’자를 넣어 그 자리에서 글을 지었다. 사또 가 보니 ‘어렵고 어려운 것은 나라 돈을 사사로이 쓴 것이 어렵도다’라고 되어 있었다. 또 지 어보라고 하니 아이는 ‘애비 없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하고 지었다. 또 지어보라고 하니 ‘서른 살 된 과부가 남편 없으면 살기 어렵다’라고 지었다. 원님은 글재주에 감탄하여 아버지의 죄 를 사해주었다. 242. 당찬 여자 1960년 5월 8일 / 경기도 양평군 용문역 앞, 조익현(60세, 남) 한 나그네가 산중길을 걷던 중 날이 저물어 한 여자의 집에 묵게 되었다. 나그네는 여자가 차 려준 저녁밥을 먹고 쉬고 있는데, 여자가 밖을 내다보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듯 여러 차례 중얼거렸다. 나그네가 누굴 기다리냐고 묻자 여자는 남편이 시어머니 제사에 쓸 제수를 가지 러 오기 위해 길을 떠났는데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자는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나그네에게 함께 남편을 찾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길을 나선 여자와 나그네 는 호랑이가 남편을 잡아먹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여자는 횃불과 낫을 휘두르며 호랑 이 앞으로 달려든다. 그리고 나그네에게 자신이 시체를 붙들고 호랑이를 막을 테니 지게를 가 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나그네는 두렵지만 할 수 없이지게를 가져왔다. 여자는 나그네와 함께 지게에 시체를 이고 집으로 돌아온다. 날이 밝고, 호랑이가 도망가자 여자는 나그네에게 남편 을 잃고 혼자가 된 몸이니 인연을 맺자고 제안한다. 나그네는 집에 처자식이 있다며 안된다고 전하자, 여자는 집에 불을 지르고 그 안으로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243. 성미 사나운 여자 1962년 5월 8일 / 경기도 양평군 용문역 앞, 조익현(60세, 남) 옛날에 한 마을에 성질이 사납기로 소문나 결혼하지 못한 여자가 있었다. 한 총각이 이를 듣 고 여자가 성질이 사납다고 한들 자신이 휘어잡지 못하겠나 싶어 소문의 여자에게 청혼해 혼 인에 성공한다. 혼인 첫날밤 신부가 곤히 자고 있을 때, 남자는똥을 퍼와 여자의 속옷 아래에 넣었다. 자다 깬 여자는 잠결에 자기도 모르게 똥을 싼 줄 알고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못했다. 남자는 방금 잠에서 깬 척, 똥 냄새가 난다며 여자를 구박하고 남이 보기 전에 빨리 치워야 한다며 뒷정리를 했다. 신부는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하여 이후 성질을 부리지 못하고 얌전 하게 시집살이를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남자는 환갑이 되었고 아내와 아들이 있는 자리에 서 이 이야기를 했다. 그제야 사실을 안 여자는 화가 나서 영감의 수염을 다 뽑아버렸다. 244. 사나운 여자 1942년 9월 / 경성부, 윤명로 옛날에 성질이 사나운 처자로 소문이 난 여자가 있었다. 이 여자는 스물이 넘도록 시집을 가 지 못했다. 한 총각이 처녀가 사나워봤자 얼마나 사납겠냐며 꼼짝 못하게 만들어 데리고 살겠 다고 청혼을 하였다. 남자는 혼인날 날콩물을 다섯 사발 먹고, 그날 밤 새색시가 잠든 사이에 신부 속옷 가래를 해치고 그곳에 똥을 잔뜩 쌌다. 남자는 똥을 싼 뒤에 냄새가 심하다며 큰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나갔다. 본인이 잠결에 똥을 싼 줄 안 여자는 결혼생활 동안 화나는 일 이 있어도 화를 내지 못했다. 화를 내려고 하면 남편이가 “첫날밤에 똥..”이라며 그때의 이야 기를 꺼내려 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남자는 환갑잔치 때 아들과 며느리 앞에서 자신이 지낸 이야기를 꺼낸다. 그제서야 진실을 안 여자는 그럼 그렇지 내가 어디 똥을 쌌겠냐며영감에게 달려들어 수염을 몽땅 뽑아버렸다. 245. 어대기 1942년 7월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김본창규 남의 말에 어대기잘 하는 사람이 있었다.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니벽에도 물이 고이네? 하고, 접시 밥도 담을 탓이라 하니 죽도 그래?하고, 손 가서 언짢은 것이 없지 하니 눈깔을 찔러도 언짢잖아?라고 한다. 246. 김삿갓의 언문시 1942년 7월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김본창규 김삿갓이라는자가 방랑을 하던 중 한 절에서 잠시 지내게 되었다. 그 절의 중이 김삿갓이글을 잘하는줄은 알고 있지만, 한문을 가지고서라면 몰라도, 언문으로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래서 중은 언문으로 글을 짓자며 ㅅ, ㄷ, ㄹ, ㅁ을 주고 김삿갓에게 글을 지으라 하였다. 김삿 갓은 이를 한자 人(사람 인),口(입 구),己(자기 기). 亡(망할 망)로 보고 ‘我看世上人(아춘세상 인)하니 但知有其口(단지유기구)라 歸家修身己(귀가수신기)하라 不然點彼ㄷ(불연점피ㄷ)이라’는 글을 지었다. 내용은 ‘내가 세상 사람을 보니까 다만 입만 있구나, 집에 돌아가서 잘 수련해야 지 그렇지 않으면 亡하니라’의 뜻이다. 247. 기생의 자탄시 1942년 7월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김본창규 옛날에 시를 잘 짓는 기생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기생은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러워 시를 한 편 지었다. 玉臂千人枕(옥비천인침)이요 丹唇萬客嘗(주순만객상)이라 多情雙合流(다정 쌍합통)요 有意兩脚開(유의량각개)라 하였는데,이는 ‘옥처럼 희고 부드러운 팔은 많은 사람이 비는 베개가 되고, 붉은 입술은 남자가 빤다. 다정해지면 만나고, 뜻이 있으면 두 다리를 벌리 게 된다’는 뜻이다. 248. 여우 잡는 작대기 1943년 9월 / 경성부 종로육정, 김송소응 옛날에 한 소금 장수가 산을 걷다쉬는 중에 어디선가 사람 웃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봤더니 여우가 사람 해골을 쓰고 세 번 재주를 넘더니 할머니로 변한 것이었다. 할 머니로 둔갑한 여우는 마을로 내려갔다. 여우는 어른 대접을 받으며 잔칫집 큰방에서 술과 떡 을 받아 먹고 있었다. 장수는 여우가 무슨 짓을 벌일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안방으로 뛰어 들 어가 소금짐작대기로 할머니를 때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꼬리가 아홉이나 되는 여우로 변하더 니 죽어버렸다. 그 집 사람들은 고맙다며 소금장수에게 돈과 쌀을 주었다. 잔칫집에 온 사람 중 한 사람이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장수는 이 작대기가 알아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그 사 람은 자신도 작대기로 돈을 벌 계획을 세워 작대기를 팔라고 했다. 소금 장수는 그 사람에게 비싼 돈을 받고 작대기를 팔았다. 작대기를 산 사람은 할머니로 둔갑한 여우를 찾기 위해 잔 칫집을 찾아다녔고 한 잔칫집 안방에서 할머니가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옳 다구나 하고 남자는안방으로 뛰어가 작대기로 할머니를 때려 죽였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그 잔칫집의 진짜 할머니였다. 이 집 사람들은 달라붙어 작대기를 든 사람을 죽도록 팼다. 249. 여우 잡는 작대기 1927년 2월 / 경기도 양주군 화도면 가곡리(남양주시 화도읍 가곡리), 이규목 황해 장시 하나가 산 고개를 넘다가 숲속에서 괴상한 소리를 들었다. 소리나는 곳을 찾아보니 흰 여우가 사람 해골을 쓰고 할머니로 변하고 있었다. 할머니로 둔갑한 여우는 마을로 내려가 한 잔칫집으로 들어갔고, 이 집 사람들은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하여 좋은 자리에 앉히고 큰 상을 가져다 주었다. 장시는 이를 보고 다짜고짜 뛰어 들어가 할머니를 작대기로 때려죽였다. 죽은 것을 보니 할머니가 아니라 흰 여우였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장시에게 어떻게 여우인 것을 알았냐고 묻자 장시는 이 작대기가 이런 것을 잘 알아내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사 람이 그 작대기를 팔라하였고, 그 사람은 돈을 많이 주고 작대기를 사갔다. 작대기를 산 사람 은 작대기를 들고 잔칫집만 찾아다녔다. 한 곳에 가보니 저번에 본 할머니와 비슷한 사람이 있어 다짜고짜 들어가 작대기로 할머니를 때려죽였다. 그러나 죽은 것은 여우가 아니고 그 집 할머니였다. 사람들은 이놈이 훌륭한 어르신을 죽였다며 살인으로 몰았다. 250. 여우 잡는 작대기 1942년 7월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김본창규 옛날에 한 사기 장수가 산길에서 잠시 쉬던 중, 어디선가 바각바각하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니 웬 여우가 해골바가지를 머리에 써보고 맞지 않으면 다시 벗어 해골을 갈 아 다시 쓰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여우가 해골 하나를 잘 갈아 머리에 맞게 쓰니 할머니로 변 했다. 여우는 지팡이를 짚고 산 아래로 내려갔고 사기 장수는 이를 따라갔다. 할머니로 변한 여우는 산 아래 있는 마을의 잔칫집으로 들어갔다. 그 집 사람들은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하고 후하게 대접했다. 장수도 그 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얻어먹었다. 여우가 해코지를 할까 걱정이 된 장수는 집주인에게 작대기 춤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장수는 작대기를 들고 춤을 추다가 대청마루로 뛰어 올라가 여우로 둔갑한 할머니를 때렸다. 그 집 사람들은 장수를 야단치려 하 는데, 할머니가 여우가 되어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자초지종을 묻자 장수는 여우가 할머니로 둔갑해 이 집을 해치려 했다고 답했다. 집안 사람들은 장수에게 고마워하며 그를 후하게 대접 했다. 잔칫집에 온 사람 중 한 명이 장수에게 어떻게 여우인지 알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수 는 이 작대기가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장수가 가진 작대기가 욕심이 나서 자신에게 팔라고 졸랐다. 장수는 비싼 값에 작대기를 팔았고, 그 사람은 작대기를 들고 여우로 둔갑한 할머니를 찾아 잔칫집을 돌아다녔다. 한 잔칫집에 가니 할머니가 대청마루에 앉아 큰 상을 받 고 있기에 그 사람은 작대기로 할머니를 때려죽였다. 하지만 그 할머니는 여우가 아니고 이 집 할머니였다. 이 사람은 애먼 할머니만 죽여서 그 집 사람에게 매만 실컷 얻어맞았다고 한 다. 251. 방귀 못 뀌는 며느리 1942년 7월 /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현암리, 국본종옥 옛날에 한 집에 며느리가 시집을 왔다. 며느리는 시집을 온 후로부터 얼굴에 오이꽃이 피고 화색이 없었다. 시어머니가 이유를 묻자 며느리는 시집 어른들이 어려워 방귀를 못 뀌고 있다 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편히 뀌라고 하였으나 며느리는 “지 방귀는 보통 방귀가 아닙니다.”라 고 했다. 시어머니는 아무리 보통 방귀가 아니어도 방귀가 뭐 그리 대단하겠냐며 편히 뀌라 했다. 그러자 며느리는 아버님은 문고리를, 어머니는 솥뚜껑을, 신랑은 기둥을 붙들고 계시라 고 하며 시동생과 시누에게도 무엇인가를 붙들고 있으라 하였다. 그러고 며느리가 방귀를 뀌 었는데 솥뚜껑이 솟아오르고 기둥이 흔들거리며 집이 무너질 듯이 흔들거렸다. 시부모는 이런 며느리를 두었다간 큰일이 나겠다 싶어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내기로 하였다. 시아버지와 신랑 이 며느리를 데리고 가다 쉬는 중, 커다란 감나무에 감이 많이 열린 것을 보았다. 둘은 그 감 을 먹고 싶었지만 너무 높이 달려있어 딸 수가 없었다. 며느리는 홍두깨를 자기 똥구멍에 대 고 감나무를 향해서 방귀를 뻥하고 뀌었더니 홍두깨가 그 감을 모두 떨어지게 했다. 그러자 시아버지가 “며느리 방귀는 못 쓸 방귀인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쓸 방귀구나”라고 하며 며느 리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다. 252. 혼쭐난 선생 1942년 7월/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 김광용준 옛날에 아이들을 서당에 보내 글을 배우게 하는 과댁이 있었다. 서당의 선생이 아이의 어머니 인 과부에게 마음이 있었는지 아이만 보기만 하면 “어머니가 내 말 하디?”하며 물어봤다. 아 이는 아무 말 없다고 전하며 지냈다. 하지만 선생이 아이에게 자꾸 물어보자, 아이가 어머니 께 이 사실을 전한다. 과댁은 선생이 괘씸하게 여겨져 혼쭐낼 계획을 세운다. 과댁집 이웃에 청년 몇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과댁은 청년들 보고 서당 선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선생을 혼 쭐내고 싶다며 몇 가지를 부탁하였고 청년들도 응낙했다. 하루는 과댁이 아들에게 선생이 또 물어보면 저녁에 와서 밥을 먹으러 가라고 전하라 일러두었다. 아이가 서당에 가고 선생이 과 댁에대해 물어보자 어머니가 일러둔그대로 이야기했다. 선생은 무척 좋아하며 저녁 때를 기다 리며 과댁의 집으로 갔다. 과댁은 반색하며 뛰어나와 선생의 손을 잡고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 가 요 위에 앉히고 날콩국물을 한 주발 가져다 주며 이것을 마시라 하였다. 선생은 좋다며 날 콩국을 쭉 들이켰다. 이후 잘 차린 저녁상이 들어왔고 선생은 과댁과 이야기하며 밥을 먹었 다. 과댁은 오늘 밤은 자고 가라고 하며 선생의 옷을 벗기고선 이불 속으로 들여보냈다. 그러 던 중 대문 밖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청년들이 심심하여 놀러 왔다고 말하자, 과댁 이 동네 총각들에게 들키면 선생님이 망신이라며 청년들을 잘 구슬려 돌려보낼 테니 잠시 나 가 있으라 하며 뒷문을 열고 선생을 내보냈다. 선생은 발가벗은 채로 다시 방에 들어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들은 갈 줄도 모르고 방에서 그저 이야기만 나누고 있었다. 때 는 동지섣달이라 날이 추웠고 발가벗은 채로 오래 앉아 있어 몸이 떨렸다. 선생은 날콩국물을 한 주발이나 마셔 속이 좋지 않았다. 선생은 ‘구라파 전쟁이 났네요’하며 할 수 없이 물똥을 바그르르 쌌다. 이렇게 해서 과수댁은 그 괘씸한 선생에게 혼쭐을 내주었다. II. 인상적인 설화

<성미 사나운 여자>, <사나운 여자>를 통해 당대 여성들이 남편과의 관계에서 겪었을 불평

등한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두 설화 속 여성 캐릭터는 성격이 드세서 남성들 에게 인기가 없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그 여자의 기를 눌러놓을 수 있다’와 같은 생각으로 어떻게든 여성과 결혼을 하려는 남성이 있다는 점과, 또 이러한 남성이라도 괜 찮으니 애써 딸을 결혼을 시키려 하는 집안이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설화 말미에 노인이 된 남편이 아들에게 자신이 아내를 다루는 데 활용한 구체적인 방 식을 전수해주는 장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여성을 억압하는 방식이 가부장제의 구 조 속에서 끊임없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을 은유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아내가 영감의 수염 을 뽑으며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 또한 수염으로 상징되는 남성, 즉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혀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러한 설화들은 마냥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로 웃어넘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오

늘날에도 <사나운 여자> 속 남편과 같이 행동하는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설 화를 읽으며 작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왜 남자친구가 저가 코를 곤다고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라는 사연이 떠올랐다. 사연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여성인 사연자는 코를 곤 적 이 없는데, 예비 남편은 꾸준히 '네가 코를 고른다고 제대로 자지 못하겠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반복되는 남자친구의 주장에 주인공은 수치심을 느낀다. 그러나 어느 날, 사연자는 차에 서 잠들지 않은 채 그저 쉬고 있었는데, 남자친구가 평소처럼 코골이가 너무 심해 잠을 못잤 다고 얘기한다. 이에 의심을 품은 사연자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잠을 자기 전 녹음기를 켜 두기로 결정한다. 이후 녹음 내용을 확인해본 결과, 사연자는 자신이 코를 골지 않는다는 것 을 깨닫는다. 사연자는 이후 이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알렸으나 오히려 남자친구는 당황하고, 사연자가 자신의 동의 없이 녹음을 한 점을 짚어 되려 화를 냈다.

<사나운 여자>와 위의 사연 속 남성은 모두 대변이나 코골이 등 개인의 의지로 쉽게 조절

할 수 없는 원초적인 요소를 건드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요소에 대한 공격은 당사자에게 수치심을 준다. 그리고 남성들은 이러한 수치심을 무기로 삼아 상대 여성을 쉽게 다루려는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을 자신의 입맛대로 길들이기 위해 모욕을 주려고 한다는 점은 오늘까지도 유효하게 활용되는 방식이다.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썼는지, 특히 일상에서 구

체적으로 어떠한 가스라이팅이 행해졌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설화는 마냥 재 미를 위해 지어진 허구의 이야기로만 생각해 왔는데, 당대 민중이 겪은 실제 상황을 크게 반 영되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설화를 통해 과거와 오늘날의 생활상과 젠더 의식 등을 비 교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