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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 남은 약속: 노무현길의 이야기
이야기
무등산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한 걸음마다 약속의 기억이 겹쳐지는 길이 있다. 바로 노무현길이다. 2007년 5.18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오른 등산로였다. 그날의 발걸음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땅을 향한 경의의 행보였다.
노무현길은 장불재를 지나 문빈정사에 이른다. 이곳은 무등산의 품속에 자리한 고요한 절터이자,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모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남았다. 2016년 문빈정사 앞에는 노무현길 표지석이 세워져, 시민들이 그날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게 되었다.
무등산은 오래전부터 광주의 정신을 품은 산이었다. 1980년 5월의 함성이 이 산을 울렸고, 그 후에도 민주와 연대의 상징으로 남았다. 노무현길이 5·18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길로 지정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통령이 걸었던 그 길은 시민들의 발걸음과 함께 여전히 살아 있는 약속으로 이어진다.
하늘과 맞닿은 길 위에서, 노무현이 남긴 말처럼 사람들은 지금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임을 되새긴다. 무등산의 바람은 그 약속을 품고 오늘도 광주를 감싼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