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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구락부와 서서평 선교사의 사회장(社會葬)
이야기
1933년 계유년(癸酉年), 최원순과 최흥종은 뜻을 모아 계유구락부를 결성하였다. 이 모임은 민중 계몽과 빈민 구제를 목표로 한 지역 유지들의 결사였으며, 광주 사회의 새로운 연대 의식을 싹틔우는 장이 되었다. 같은 시기 서서평은 광주 제중병원에서 간호사로 봉사하며, 남장로회와 협력해 빈민과 여성, 그리고 한센병자를 돌보았다. 그녀는 조선간호협회의 창립에도 앞장서며 간호사들의 위상을 세워나갔다.
서서평의 봉사는 특히 한센병자 단독시설 건립으로 이어졌다. 이 시설은 훗날 소록도에 자리 잡게 되었고, 그녀의 참여는 한센병자 단독시설 설립 과정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1934년 6월 26일, 서서평이 세상을 떠나자 광주 시민들은 그녀의 삶을 기리기 위해 서서평 사회장을 열었다. 7월 7일까지 이어진 이 장례는 광주 최초의 시민 사회장으로 기록되었으며, 계유구락부가 주도하여 진행되었다. 장례 후 그녀는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 안장되었다.
오늘날 광주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서서평길은 그녀의 이름을 따 지어진 길로, 당시의 헌신을 기념한다. 서서평의 삶은 단순히 한 간호사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계유구락부의 사회운동, 의료 봉사, 간호 협회 창립, 나아가 한센병자 구호에까지 이어지며 광주 공동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