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145
시대의 아픔과 공명해 온 광주영산재
이야기
광주의 광주영산재는 단순한 불교 의식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함께 울려온 위무의 의례다. 본래 천도재의 형식에서 비롯된 영산재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영혼을 위로하고, 산 자의 마음을 정화하기 위한 불교의 의식으로 전해진다. 광주에서는 이 의식이 지역의 역사와 맞물리며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광주전통불교영산회는 이러한 전통을 이어오며, 시대마다 새로운 상처를 품은 이들을 위한 영산재를 주관해왔다. 그중에서도 5.18추모_영산재는 광주의 현대사와 맞닿아 있다. 1980년 오월의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의식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슬픔과 저항의 기억을 불교의 자비와 명상의 언어로 승화시켰다.
또한 제5회_일본군_위안부_및_강제노역_피해_노동자_위령_영산재에서는 전쟁과 식민의 고통 속에 스러져간 이들을 기렸다. 이 행사는 법륜사_설법전에서 봉행되었으며, 법고와 범종의 울림 속에 시대의 상처를 위로하는 불심이 피어올랐다. 법륜사는 이처럼 영산재의 거점으로, 불교의 자비정신이 사회적 기억과 만나는 공간이 되었다.
광주에서 이어지는 영산재의 맥은 '죽은 자를 위한 의례'에서 '모든 생명을 위한 치유의 장'으로 확장되었다. 그것은 불교의 전통이 시민의 역사와 공명하며, 아픔을 품은 땅에 자비의 꽃을 다시 피워온 시간의 증언이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