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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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이_사진작가가_된_동기

아마추어 화가였던 아버지에게서 구도에 관한 예술성을 배운 것이 사진을 찍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아버지의 아사히 펜탁스 카메라를 시작으로 서강대학교 신입생시절 사진동아리에 들어가 니콘 FM을 사용했으며, 지금은 라이카카메라 애호가이다. 스스로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디자인해서 영화를 만든다."라고 했을만큼 영화 촬영과정에서는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박찬욱이지만 사진 촬영은 영화보다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어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어 촬영한다고한다.

인터뷰

  1. 박찬욱에게 사진이란


-"영화 일을 할 때보다 더 좋다고는 못하겠지만, 그 못지않은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에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평생 할 일이고. 영화 투자를 받지 못할 때가 오면, 사진이 메인 직업이 되는 거죠.”


-"제가 어마어마한 대작을 찍진 않지만, 그렇다고 저예산 영화는 아니죠. 큰돈이 들어간 작품,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모여 협업하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보니 책임감이 크고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항상 미리 계획하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구하고 고치고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진 작업은 오롯이 혼자 하는 일이죠. 홀가분하면서 자유롭고 좀 더 창조적입니다. 사진이야말로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예술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에 내러티브가 있다, 스토리가 있다고도 하지만 나는 그런 걸 바라지는 않아 요. 이야기를 상상 혹은 발전시키게끔 자극하는 단초를 제공할 순 있겠으나,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죠. 나는 단일한 이미지 그 자체로 완결되는 게 좋아요. 찰나의 고착된 순간, 그때 마주친 존재, 나를 숙연하게 만들거나 기념하고픈 욕심이 들게끔 한 어떤 사물이나 피사체의 힘이랄까. 사진이란 어떤 대상이 특정 계절, 시간대의 특정한 광선과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내일 같은 곳에 간다 해도 같은 걸 만나리라는 법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순간적이죠. 특히 나 같은 사람에게는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가 더 새롭게 다가올 뿐 아니라 꼭 필요한 작업 같아요. 내 영화는 자연스러운 것조차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모든 걸 인공적으로 꾸며낸 결과물이지만, 내 사진은 의도적으로 미장센을 만든 듯해도 실은 우연히 그대로를 마주친 것뿐이에요. 그러니까, 반대죠.”


-“어떤 건 멋진 풍경일 수도 있지만, 어떤 건 하찮은 사물인데… 그런 것들이 아주 잘 발견되고, 잘 디자인되고, 보살핌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사진을 통해 만들고 싶어요. 내가 그런 느낌과 만나고 싶은 거죠. 하나의 단어로 규정할 수 있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누구는 그로테스크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또 누구는 유머러스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다른 누구는 쓸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내 사진을 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각기 다르기를 바랍니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죠. 복잡한 인물로 복합적인 감정을 만들 수는 있지만, 한순간 포착된 정지 이미지에서도 그런 복잡한 감정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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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찬욱의 영화와 사진 사이 공통점

-“익숙한 존재를 낯설게 본다, 낯설게 만든다, 아름다운 것, 그로테스크한 것, 유머러스한 것 등이 분리되지 않고 한 몸에 있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피사체와 작가(나)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게 영화감독 박찬욱과 사진작가 박찬욱의 공통점이에요. 그 순간에 최적의 거리가 얼마인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둘 것이냐의 문제. 영화를 만들 때나, 사진을 찍을 때나 그걸 찾으려는 고민에 아주 많은 시간을 쓴다는 것이 같은 점이에요. 나는 사진을 찍을 때도 대충 찍고는 후반 작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확대도, 트리밍도 거의 안 해요. 어떤 렌즈를 사용하고, 얼마나 거리를 둘 것인가의 조합이 중요하고, 그걸 결정하는 데 애초에 시간을 많이 써요.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에서나, 사진에서나.”


  1. 박찬욱의 멘토들, 윌리엄 이글스턴,다이앤 아버스, 외젠 아제

-“당연히 색감이 아름답다는 사실 때문에 그를 좋아하죠. 예술사진이든, 다큐멘터리 사진이든, 흑백이 더 품위 있고 격조 있을뿐더러, 거리 사진에서도 더 스트레이트한 날것의 느낌을 성취할 수 있다 여겼던 당시의 고정관념이 이글스턴을 비롯, 컬러사진을 주창한 이들에 의해 깨졌어요. 몇 년 전 그분 작업실에서 직접 프린트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손수 만든 프린트의 색감은 충격적이었어요. 물론 일상의 하찮은 사물에 대한 관심도 좋지요. 성애가 잔뜩 낀 냉동실 안 모습이나 세발자전거를 숭고한 대상처럼 포착한 사진처럼, 아무것도 아닌 데서 뭔가를 발견해내는 시선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내가 워낙 인물을 찍지 않아 드러나진 않겠지만, 다이앤 아버스의 세계에도 못지않게 영향 받았고요. 또 외젠 아제는 사진작가로서는 나의 첫사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