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개요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 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씌어 있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1964년, 김승옥이 발표한 소설이다.
줄거리
주인공 윤희중은 고향 무진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무진은 조그마한 항구 도시로 안개가 유명하다. 윤희중의 고향 방문은 아내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그는 장인과 아내의 계획에 따라 처가 소유의 제약회사의 전무로 승진할 예정이다. 윤희중은 무진에서 중학교 동창으로 세무서장으로 근무하는 '조'와, 모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후배 박 선생과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 선생인 하인숙과 술자리를 같이 한다. 이 술자리에서 하 선생은 세무서장의 요청으로 유행가 목포의 눈물을 부르게 되는데, 윤희중은 하 선생에게 연민을 느낀다. 술자리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 윤희중은 후배 박 선생이 하 선생을 좋아하며 세무서장으로 출세한 '조'가 하 선생을 결혼 대상자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 선생과 함께 밤길을 걷게 된 윤희중은 자신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는 하 선생의 부탁을 받게 되고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한다.
다음날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 윤희중은 어머니 묘를 찾는다. 성묘를 마치고 다시 이모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윤희중은 자살한 술집 여자의 시체를 보게 된다. 윤희중은 시체를 보며 연민을 느낀다. 오후가 되자 윤희중은 '조'를 찾아간다. 흰 커버를 씌운 회전의자 위에 자랑스레 앉아 있는 '조'에게 윤희중은 하 선생과 결혼할 거냐고 묻는다. 이에 조는 하 선생은 집안이 허술한 자신의 출세에 도움이 안된다는 듯 말한다. 그리고 조는 하 선생이 박 선생에게 받은 편지를 자신에게 보여준다고도 말한다. 이에 윤희중은 이 사실을 모르고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후배 박 선생이 불쌍하기만 하다.
세무서를 나온 윤희중은 하 선생과 약속한 바닷가 방죽으로 나간다. 하 선생과 방죽을 걷던 윤희중은 예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며 그 집에서 하 선생과 머문다. 하 선생은 윤희중에게 서울로 데려가 줄 것을 애원한다. 그는 하 선생에게 반드시 서울로 데려가 준다고 약속한다. 이튿날 아침, 윤희중은 상경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윤희중은 하 선생에게 전해주고자 한 편지를 찢어버리며 무진을 떠나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1]
해석
소설 속에서 서울은 일상적 공간이고 무진은 일상을 벗어난 공간이다. 이러한 몽환적인 공간은 아름답지만 사람은 몽환 속에서 살 수 없다. 결국 윤희중은 무진을 버리고 서울을 택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심히 부끄러움을 느낀다. 산업화 시대의 인물이 생존을 위하여 순수와 이상을 버리고 세속적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물 관계도
- ↑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무진기행 [霧津紀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