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헌법
민주주의의 암흑기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은 특별선언을 발표해 국회 해산, 정당 및 정치활동의 중지 등 헌법의 일부 기능을 정지시키고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어 10월 27일,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인 조국의 평화통일' 을 지향하는 새 헌법개정안을 공고했다.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 이른바 유신헌법(1972.12.27)에 의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의거한 통일주체국민회의 제1차 회의에서는 박정희가 제8대 대통령으로 재차 당선되었다. 이후 1979년 10월까지 근 7년간 이어진 유신체제는 민주주의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한국 민주주의의 최대 암흑기’로 평가된다.
국민투표의 모순: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권력
가장 비민주적인 민주주의
유신헌법의 내용
유신헌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대통령선거제도: 직선제 →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간선제
② 국회의원선거제도: 임기 4년의 소선거구제 → 임기 6년의 중선거구제
③ 대통령 선출, 유신정우회 후보자에 대한 찬반투표, 개헌안 의결권, 국가의 통일정책을 심의·결정하는 통일주체국민회의 신설
④ 긴급조치권, 국회해산권, 국회의원(국회의원 정수의 1/3인 유신정우회)·법관 임명권과 같이 대통령에게 초헌법적 권한 부여
⑤ 반대로 입법부의 경우 국정감사권이 박탈되고 연간회기가 제한(150일)되었으며 대통령 탄핵권이 부정되는 등 권한 약화
⑥ 사법부 독립 훼손
⑦ 기본권 유보(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법률에 의해 제약가능) 또는 제한(구속적부심제 폐지, 고문 등 자백에 근거한 처벌 불가조항 삭제)
유신헌법은 삼권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전면 부정한 헌법이었다. 대통령 1인에게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권력을 집중시켰고, 반대 세력의 비판은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했다. 특히 유신의 상징과도 같은 긴급조치[1]는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걸쳐 발동할 수 있는 권한으로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아니었고 국민의 기본권을 자의적으로 제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