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진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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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영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12월 7일 (목) 20:0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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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1949년 『주간서울』에 '작고 시인들의 미발표 유고집'으로 간행된 이육사 시인의 '잃어진 고향(故鄕)'이라는 작품을 설명하는 페이지이다.

본문

제비야
너도 고향(故鄕)이 있느냐

그래도 강남(江南)을 간다니
저노픈 재우에 힌 구름 한쪼각

제깃에 무드면
두날개가 촉촉이 젓겠구나

가다가 푸른숲우를 지나거든
홧홧한 네 가슴을 식혀나가렴

불행(不幸)이 사막(沙漠)에 떠러져 타죽어도
아이서려야 않겠지

그야 한떼 나라도 홀로 높고 빨라
어느때나 외로운 넋이였거니

그곳에 푸른하늘이 열리면
엇저면 네새고장도 될법하이.

주제

고향을 찾아 떠나는 제비와 대비되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드러내며,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새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힌다.

해설

  • 1연

화자가 고향이 있음을 묻는 대상인 제비는 시인이 자신의 처지를 부각시키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화자는 제비처럼 고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암울한 심정을 드러낸다. 여기서 고향은 화자의 개인적인 고향, 혹은 잃어버린 꿈, 조국과 민족으로 해석될 수 있다. 화자는 제비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고향을 찾아가는 그의 상황을 부러워 하고 있다.

  • 2연

위에서 고향을 찾아 떠나는 제비에게 부러운 심경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결국은 강남으로 간다는 표현을 통해 일제에게 빼앗긴 조국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희망찬 자세를 보인다.

  • 3연, 4연

고향으로 갈 수 없는 자신의 모습과 완전히 대비되는 제비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동시에 고향으로 나아가는 제비의 희망찬 모습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여 자신 역시 그러한 미래로 나아갈 것임을 나타낸다.

  • 5연, 6연

화자는 이 대목에서 자신을 제비에게 투영시킨다. 제비는 무리 지어 날아가지만 결국은 홀로 날아다니는 외로운 넋인데, 화자는 자신 역시도 그런 처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자신의 처지와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회한을 나타낸다.

  • 7연

빼앗긴 조국을 되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새롭게 다가올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는 대목이다. 이는 위에서 암울하게 여겼던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배경

작가가 해당 작품을 쓴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그의 생애 시기를 고려해 보았을 때 그는 일제의 강력한 탄압에 고향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의의

뒤늦게 발견된 해당 작품은 작품 속 심상이 선명하며, 시적 긴장감과 짜임새를 갖춘 훌륭한 시라고 평가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높은 가치를 지닌 해당 작품이 이육사 시인의 시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