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승할망본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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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구미호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2월 10일 (토) 01:37 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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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선생의 신화도서관 네이버 지식백과
멩진국따님애기가 심은 것은 사만 오천육백 가지의 번성꽃을 피우는데


정의

제주도 무당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이다. 아기의 점지 및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산육신(産育神)인 삼승할망에 관한 설화이다. 현재는 제주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속의례 중'불도맞이'등과 같이 큰굿 속의 일부로서 행해지고 있다.

삼승할망이라는 어휘의 사용

마고할미 페이지를 참조해도 알 수 있듯 국어에서 '할미'혹은 '할망'은 반드시 나이 많은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를 지칭하는 존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삼승할망은 본디 생불할망이라는 말로 쓰였다. 이를 토대로 어원을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다.

삼승할망 = 불을 생기게 하는 + 할망 
      = 불을 생기게 하는 + 큰 신
  • 왜 '불'인가?

아기의 점지 및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신은 왜 생불할망이고 아기를 탄생시키는 꽃은 생불꽃인가? 이때의 '불'은 바로 아기 또는 인간을 뜻한다. 고대에 우리 민족은 인간이나 아기를 '불'이라 말했던 적이 있는데, 이러한 흔적은 바로 남성 신체어 중 '불알'이란 말에 남아 있다. 또한 생불할망을 삼승할망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구전되어 음이 변했기 때문이다.

줄거리

삼승할망본풀이가 자주 연행되는 불도맞이라는 큰 굿에서는 산육신과 관련된 신화가 두 편 구송되고 있다. 하나는 명진국애기따님이 어떻게 '생불신'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할망본풀이>라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생불신이 마마를 앓게 하는 신, 즉 마누라신을 어떻게 제압해서 아이들을 지켰는지에 관한 <마누라본풀이>라는 신화다. 이 두 신화는 결국 생불할망이라는 하나의 신화 캐릭터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는 신화이기에 함께 다루어야 한다.

<생불할망본풀이>

동해용왕따님애기 vs 명진국따님애기

동해용왕따님애기는 부모에게 불효한 죄로 용왕이 이를 죽이려고 한다. 왕비는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왕에게 딸이 인간 세상에서 삼승할망으로 살아가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하여 왕비가 왕비가 급히 딸에게 아기를 잉태시키는 법을 알려주지만 해산시키는 법을 마저 가르쳐주기 전에 무쇠철갑 속에 넣어져 바다에 던져진다. 그러다가 임박사라는 신에게 구조되어 그의 부인에게 생불을 주지만(잉태시키지만) 정작 아이를 어디로 낳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 겨드랑이로 아기를 꺼내려 하니 아기와 어머니가 모두 죽게 될 판에 이른다. 이에, 임박사가 하늘에 호소하자 하늘에서는 지부사천왕에게 생불왕으로 들어설 만한 존재를 추천하도록 하고 여기에 명진국따님애기가 뽑혀 노각서자부줄을 타고 하늘에 오르니 하늘옥황은 여러 시험을 한다. 결국 명진국따님애기는 시험을 마치고 애기를 잉태시키는 법과 해복시키는 방법을 배운 후 지상으로 내려오다 처녀물가에서 울고 있는 동해용왕따님애기를 만난다. 두 여신은 서로 자신이 생불왕이라고 다투다가 옥황의 분부를 따르고자 하늘에 오른다.하늘에서는 두 여신에게 꽃씨를 주고 심게 하여 번성꽃을 피운 존재를 생불왕으로 삼기로 한다.삼승할망은 인간 세상에 가서 잉태를 주관하고 15세까지 아이를 키워주는 신이며 구삼승할망은 아기에게 병을 주고 잡아가서 저승에서 그 영혼을 차지하는 신이다.(꽃피우기 화소)

명진국따님애기가 심은 것은 사만 오천육백 가지의 번성꽃을 피우는데 동해용왕따님애기의 것은 다만 한 가지에 한 송이 시드는 꽃이 피었다. 이에 하늘에서는 명진국따님애기를 인간성불왕으로, 동해용왕따님애기는 저승할망으로 들어서게 한다. 이에 동해용왕따님애기는 화를 내고(인세 차지 경쟁 모티프)
명진국따님애기의 꽃을 꺽으면서 태어난 생불(아기)들로 하여금 백일 전에 여러 가지 질병을 앓게 하고 그것으로 얻어먹고 지내겠다고 한다.이리하여 명진국 따님애기는 삼승할망이 되어 하늘에서 내려올 때 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는 꽃씨를 받아 석해산에 와서는 여기에 꽃시를 심어 '서천꽃밭'을 만들고(서천꽃밭 화소)
이곳에서 핀 생불꽃을 따 가지고 부부 사이를 다니며 아이를 잉태시킨다.

아이의 운명이 정하는 삼승할망=

꽃의 색깔과 방향에 따라 아이의 운명이 달라진다.

  • 여자:서쪽의 흰 꽃
  • 남자:동쪽의 푸른 꽃
  • 단명:북쪽의 검은 꽃
  • 장명:남쪽의 붉은 꽃
  • 만과출세 : 중앙의 황색 꽃

<마누라본풀이>

  • 마누라:아이들에게 마마를 앓게 하는 신(=대별상신)

생불할망이 생불을 주기 위해 서천강다리를 건너 네거리 있는 곳에 이르니, 생불할망의 눈앞에 온갖 화려하게 꾸민 영기를 갖추고 삼만관속 속 육방하인을 거느린 대별상신이 인물도감책을 가슴에 앉고 아이들에게 호명을 주려고(마마를 앓게 하려고)길을 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생불할망이 그 앞에 가서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자기가 생불을 준 자손에게는 마마를 곱게 앓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비니, 대별상신은 눈을 부릅뜨며 여자가 앞길을 막는다고 호령한다. 그리고 생불할망이 생불을 준 자손들에게는 마마를 심하게 앓도록 하여 얼굴을 뒤웅박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에 화가 난 생불할망은 복수를 위해서 대별상신의 부인을 생불꽃으로 잉태시키고 해복을 시키지 않는다. 부인이 출산을 못하여 죽어가게 되자 대별상신은 할 수 없이 생불할망에게 와서 잘못을 빌고 그녀를 위해 서천강 연다리를 놓아주니, 생불할망은 이 다리를 밟고 대별상신의 집으로 가 아이를 낳게 해준다.

분석

궁산선비와 명월각시가 부부로 결합하고 궁산이가 내기 장기에 져서 부인을 배 선비에게 빼앗겼다가 다시 만나 재결합한다는 내용은 <아내의 초상화>, <새신랑>, <우렁각시> 등 여러 가지 민담 유형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체 이야기의 틀은 아내 걸고 내기하기 유형의 설화로서,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예성강(禮成江) 조에 수록된 하두강(賀頭綱)의 이야기와 닮았다. 또한 아내가 정절을 지키고 남편과 재회한다는 내용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열전」 도미(都彌) 조의 <도미처설화>와도 상통한다. 부부의 결합, 시련과 분리, 시련의 극복과 부부 재결합으로 전개되는 <일월노리푸념>의 서사 전개는 가정의 탄생과 가정의 시련, 가정의 완성이라는 가정신화의 서사구조로서 국조(國祖)의 탄생과 시련, 그리고 시련을 극복하고 국가를 창건하거나 왕으로 즉위하고 신이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끝나는 건국신화의 서사구조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

<일월노리푸념>은 지상의 부부가 천상의 일신과 월신이 된다는 신화로 천상의 해와 달이 지상의 인간 남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천상의 태양과 태음이 지상의 물과 불, 인간의 여성과 남성과 연계된다는 음양사상론적 사고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일월신과 인간의 남녀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신화소는 고구려 『모두루묘지(牟頭婁墓誌)』에 기록된 <주몽신화>에서부터 신라의 일월신화인 <연오랑세오녀(燕烏郞細烏女)> 그리고 전래동화로 널리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 널리 전승된다.

의의와 평가

<일월노리푸념>은 가정신화이면서 동시에 무속서사시로서 관중의 흥미를 위하여 연행되는 여흥굿에서 구연된 무가이다. 남주인공 궁산이는 어리석고 무능하며 여주인공 명월각시는 현명하고 유능한 인물이다. 가정의 시련은 궁산이의 어리석음과 허욕에서 비롯되고 이를 극복하고 타개하는 것은 명월각시의 굳건한 정절의식과 지혜였다. 이러한 작품의 세계는 무속사회 여성층의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여성의 우월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서사무가는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고 가정을 비롯하여 국가에 이르기까지 공동체의 위기와 역경을 여성이 타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가부장제사회에서 부자 중심의 가족관과는 다른 모권사회의 부부 중심 가족관을 보여 주는 것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월노리푸념 발원지

참고문헌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일월노리푸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일월노리푸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