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승할망본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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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구미호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2월 10일 (토) 00:55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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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진국따님애기가 심은 것은 사만 오천육백 가지의 번성꽃을 피우는데


정의

제주도 무당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이다. 아기의 점지 및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산육신(産育神)인 삼승할망에 관한 설화이다. 현재는 제주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속의례 중'불도맞이'등과 같이 큰굿 속의 일부로서 행해지고 있다.

삼승할망이라는 어휘의 사용

마고할미 페이지를 참조해도 알 수 있듯 국어에서  '할미'혹은 '할망'은 반드시 나이 많은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를 지칭하는 존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삼승할망은 본디 생불할망이라는 말로 쓰였다. 이를 토대로 어원을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다.
삼승할망 = 불을 생기게 하는 + 할망

      = 불을 생기게 하는 + 큰 신
  • 왜 '불'인가?
아기의 점지 및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신은 왜 생불할망이고 아기를 탄생시키는 꽃은 생불꽃인가? 이때의 '불'은 바로 아기 또는 인간을 뜻한다. 고대에 우리 민족은 인간이나 아기를 '불'이라 말했던 적이 있는데, 이러한 흔적은 바로 남성 신체어 중 '불알'이란 말에 남아 있다. 

또한 생불할망을 삼승할망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구전되어 음이 변했기 때문이다.

줄거리

삼승할망본풀이가 자주 연행되는 불도맞이라는 큰 굿에서는 산육신과 관련된 신화가 두 편 구송되고 있다. 하나는 명진국애기따님이 어떻게 '생불신'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할망본풀이>라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생불신이 마마를 앓게 하는 신, 즉 마누라신을 어떻게 제압해서 아이들을 지켰는지에 관한 <마누라본풀이>라는 신화다. 이 두 신화는 결국 생불할망이라는 하나의 신화 캐릭터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는 신화이기에 함께 다루어야 한다.

  • <생불할망본풀이>

명월각시 해당금과 궁산선비는 말을 붙여 본지 삼 년 만에 가난하게 혼례를 치르고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궁산이는 명월각시가 너무 예뻐서 잠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여 아무것도 벌지 못해 밥을 굶기까지 하였다. 명월각시는 궁산이에게 자신의 화상을 그려 주며 이것을 가지고 가서 나무를 해 오라고 한다. 궁산이가 화상을 나무에 걸어 놓고 쳐다보며 나무를 하는데, 광풍에 화상이 날아가 아랫녘 배 선비네 집에 가서 떨어졌다. 배 선비는 화상을 보고 명월각시의 미모를 탐하게 되고, 배에 생금을 실어 궁산이에게 가서 내기 장기를 두자고 한다. 궁산이는 명월각시를 걸고 배 선비는 생금 한 배를 걸고 내기 장기를 두었는데 궁산이가 세 판을 모두 지면서 명월각시를 배 선비에게 내어 주게 되었다. 명월각시를 빼앗기고 궁산이가 식음을 전폐한다는 소식을 들은 명월각시는 계집종을 자기 대신 변장시켜 놓고 자기는 종 노릇을 하여 헌 치마를 입고 한 다리를 절면서 물을 긷겠다고 한다. 배 선비는 명월각시가 종으로 변장한 것을 알고 물 긷는 종년을 달라고 하자, 할 수 없이 배 선비에게로 가게 된다. 명월각시는 닷새 말미를 얻어 소를 잡아 포육을 떠서 궁산이 바지와 저고리에 솜처럼 넣어 두고 바늘 한 쌈과 명주실 한 꾸러미를 옷 속에 넣어 놓는다. 그리고, 배 선비에게 부탁해서 궁산이를 데리고 가다가 어느 섬에 내려놓고 간다. 그곳에서 궁산이는 옷 속의 포육을 먹고 바늘로 낚시를 만들어 고기를 잡아 먹으며 살다가, 섬에서 만난 학의 새끼를 먹여 살리고 어미 학의 도움으로 학을 타고 섬에서 나와 거지가 되어 다닌다. 한편, 명월각시가 배 선비와 살면서 웃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자 배 선비가 소원을 묻는다. 명월각시는 배 선비에게 거지를 위한 잔치를 사흘만 열어 달라고 부탁한다. 궁산이는 거지를 위한 잔치에 참여하였지만 자리를 잘못 잡아 사흘을 못 얻어먹고 팔자 한탄을 하였다. 그런데, 명월각시가 이를 알고 따로 상을 차려 그를 먹인 후 구슬옷을 내어 놓으며 이 옷의 깃을 잡아 고들을 들추어 입으면 내 낭군이라고 말한다. 궁산이가 이 구슬옷을 입고 백운 중천에 높이 떴다가 내려오자, 배 선비도 따라서 구슬옷을 입고 백운 중천에 올라갔으나 벗는 재주를 배우지 못하여 내려오지 못하고 거기서 죽어 솔개가 된다. 궁산이와 명월각시는 다시 만나 살다가 죽은 뒤 그들의 혼령이 일월신이 된다.

분석

궁산선비와 명월각시가 부부로 결합하고 궁산이가 내기 장기에 져서 부인을 배 선비에게 빼앗겼다가 다시 만나 재결합한다는 내용은 <아내의 초상화>, <새신랑>, <우렁각시> 등 여러 가지 민담 유형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체 이야기의 틀은 아내 걸고 내기하기 유형의 설화로서,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예성강(禮成江) 조에 수록된 하두강(賀頭綱)의 이야기와 닮았다. 또한 아내가 정절을 지키고 남편과 재회한다는 내용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열전」 도미(都彌) 조의 <도미처설화>와도 상통한다. 부부의 결합, 시련과 분리, 시련의 극복과 부부 재결합으로 전개되는 <일월노리푸념>의 서사 전개는 가정의 탄생과 가정의 시련, 가정의 완성이라는 가정신화의 서사구조로서 국조(國祖)의 탄생과 시련, 그리고 시련을 극복하고 국가를 창건하거나 왕으로 즉위하고 신이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끝나는 건국신화의 서사구조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

<일월노리푸념>은 지상의 부부가 천상의 일신과 월신이 된다는 신화로 천상의 해와 달이 지상의 인간 남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천상의 태양과 태음이 지상의 물과 불, 인간의 여성과 남성과 연계된다는 음양사상론적 사고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일월신과 인간의 남녀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신화소는 고구려 『모두루묘지(牟頭婁墓誌)』에 기록된 <주몽신화>에서부터 신라의 일월신화인 <연오랑세오녀(燕烏郞細烏女)> 그리고 전래동화로 널리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 널리 전승된다.

의의와 평가

<일월노리푸념>은 가정신화이면서 동시에 무속서사시로서 관중의 흥미를 위하여 연행되는 여흥굿에서 구연된 무가이다. 남주인공 궁산이는 어리석고 무능하며 여주인공 명월각시는 현명하고 유능한 인물이다. 가정의 시련은 궁산이의 어리석음과 허욕에서 비롯되고 이를 극복하고 타개하는 것은 명월각시의 굳건한 정절의식과 지혜였다. 이러한 작품의 세계는 무속사회 여성층의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여성의 우월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서사무가는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고 가정을 비롯하여 국가에 이르기까지 공동체의 위기와 역경을 여성이 타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가부장제사회에서 부자 중심의 가족관과는 다른 모권사회의 부부 중심 가족관을 보여 주는 것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월노리푸념 발원지

참고문헌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일월노리푸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일월노리푸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