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ᐧ༚̮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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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6월 21일 (토) 15:54 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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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개요

항목 내용
제목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작가 김수영
발표 연도 1974년
갈래 서정갈래
시대적 배경

전문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br/>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br/>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br/>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br/>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br/>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br/>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br/>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br/>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br/>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br/>
가로놓여 있다 <br/>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br/>
부산의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 병원에 있을 때 <br/>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br/>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br/>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br/>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br/>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br/>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br/>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br/>
떨어지는 은행나뭇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br/>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br/>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br/>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br/>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br/>
이발쟁이에게 <br/>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br/>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br/>
야경꾼에게 이십 원 때문에 십 원 때문에 일 원 때문에 <br/>
우습지 않느냐 일 원 때문에 <br/>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br/>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난 얼마큼 작으냐 <br/>
정말 얼마큼 작으냐...

주요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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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징/이미지:


작가

김수영 (金洙暎)
김수영.jpeg
이름 김수영 (金洙暎)
출생/사망 1921년 11월 27일 ~ 1968년 6월 16일
출생지 경기도 경성부 관철정
(現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철동)
활동 시기 1940년대 ~ 1960년대 (현대)
문학 사조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극복 추구
문학적 특징 정치에 대한 비판, 자아 성찰
대표작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