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드라마
2000년대
과거에는 드라마가 시청자의 즐거움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권력의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사용되어 특정한 이념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부터는 이러한 과거로부터 벗어나 더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비현실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드라마 소재로는 사용할 수 없었던 소재 또한 드라마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상파 드라마는 리얼리티의 강박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내용만을 다루는 드라마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들이 많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판타지 장르가 급부상하며 기존 장르와 결합해 장르의 폭이 더욱 다양해졌다. 정통 사극, 근현대사, 농촌드라마 등의 현실적 장르가 쇠퇴하고, 판타지, SF, 액션 등이 급부상했다. 특히나 사극이 이러한 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2000년대의 연도별 최고 인기 드라마는 대체로 사극이 차지했는데 2000년대 초반에는 퓨전 사극이 유행했다가 2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판타지 사극으로 양상이 변화했다. 현재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막장 드라마'라는 단어 또한 20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했다. 네이버를 기준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표현이 포함된 기사는 2007년 6월 기사가 처음이다.
2000년대 직전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이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으며, 특히나 일본이나 중국 등의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크게 흥행했던 작품으로는 20002년에 KBS에서 방영한 겨울연가나 2003년부터 2004년까지 MBC에서 방영한 대장금 등이 있다.
2000년대 대표 드라마
• 태조 왕건(KBS1, 2000년)
• 가을동화(KBS2, 2000년)
• 파리의 연인(SBS, 2004년)
• 풀하우스(KBS2, 2004년)
• 꽃보다 남자(KBS2, 2009년)
2010년대
이 시기에 들어서면서 한국 드라마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기존 장르들이 결합하는 복합화를 넘어서 웹툰이나 웹소설이 드라마화 하는 등 드라마 원본 텍스트가 다변화하였다. 웹툰이나 웹소설뿐만 아니라 만화 혹은 일본 만화나 소설이 드라마화 된 경우도 많았고 기존 드라마의 리메이크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기존 드라마에 비해 전반적으로 참신하고 젊은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이 많았기에 인기를 얻게 되었다. 시리즈물의 수 또한 증가했는데, 대체로 이전에 흥행했던 드라마의 후속작을 만드는 식으로 제작되었다.
드라마 내에서의 여성 캐릭터의 역할에도 변화의 흐름이 생겨났다. 연극계에서 시작한 미투 운동이 방송계까지 번지며 여성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묘사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전까지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기만 한 캐릭터나 오지랖은 넓지만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민폐 캐릭터 등의 흔히 말하는 '납작한 캐릭터'가 대다수였으나 첨차 이러한 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나 여성 간의 연대, 여성 스스로가 본인의 구원자가 되는 등의 서사 구조가 증가했다.
다양화된 한국 드라마는 전세계적으로 이전보다 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2016년에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군인과 의사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서 방영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도깨비도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016년에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9년에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웨이브가 생겨나는 등 한국에도 OTT 서비스가 도입되었다.
2010년대 대표 드라마
• 시크릿 가든(SBS, 2010년)
• 해를 품은 달(MBC, 2012년)
• 별에서 온 그대(SBS, 2013년)
• 사랑의 불시착(tvN, 2019년)
• 동백꽃 필 무렵(KBS2, 2019년)
2020년대
코로나 19를 겪으며 OTT 드라마의 시대가 열렸다. 전통적인 TV드라마보다 OTT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고, 젊은 세대 중에서는 케이블TV를 가입하지 않고 OTT 서비스만 이용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OTT 서비스가 급부상하면서 드라마 형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의 16부작, 24부작의 형식에서 벗어나 8부작 등의 짧은 드라마도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형식이 자유로워지면서 신인 작가들이 활약할 기회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기존이라면 채택되지 못했을 아이디어가 드라마화 될 가능성이 생겨났다. 형식과 소재 그리고 표현의 영역에서 자율성이 증가되면서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OTT 서비스의 자체제작 드라마인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누구든지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이 더욱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태원 클라쓰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과 더 글로리 등이 있다.
2020년대 대표 드라마
• 부부의 세계(JTBC, 2020년)
• 재벌집 막내아들(JTBC, 2022년)
• 눈물의 여왕(tvN, 2024년)
• 정년이(tvN, 2024년)
참고문헌
정영희,「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 : 지상파, 케이블 · 종편의 장르 및 소재를 중심으로」, 『한국방송학보』, 제33권 제5호, 한국방송학회, 2019, 221-252쪽.
이용석 외,「2000년대 이후 방송 산업의 변화 : 드라마 규모와 기획 출처의 시기적 변화를 중심으로」,『방송통신연구』, 통권 117호, 한국방송학회, 2022, 105-142쪽.
안진용,「<10문10답>김순옥·임성한… 막장 드라마의 세계」, 『문화일보』, 2021.03.09.,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30901031612069001, 접속일 2024.12.20.